논란많은 사모펀드, 순자산 작년보다 10% 늘었다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0-06-30 14:01 수정일 2020-06-30 16:08 발행일 2020-07-0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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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서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했던 지난해 이후에도 사모펀드를 찾는 자금이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팝펀딩, 옵티머스 펀드에 이어 각종 사모펀드에서 잇따라 잡음이 발생하면서 금융당국은 사모펀드 전수조사에 나섰으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비난을 피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사모펀드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진입장벽을 높이고 당국의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까지 집계된 사모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432조1804억원으로 올해 초(416조679억원) 대비 1.71% 늘었으나 지난해 6월 말(383조8877억원)과 비교했을 땐 10.24% 늘었다. 상품 개수는 1만282개에 달한다. 금융투자협회가 제공하는 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전체 운용자금에서 부채, 보수, 매매수수료가 빠지고 자산가치가 반영된 금액이다.

사모펀드의 순자산은 올 초 424조원 가까이 올랐으나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자산가치가 하락하면서 413조원대까지 줄었다. 이후 다시 늘기 시작한 뒤 최근 열흘 사이엔 사모펀드 부실 논란이 커지면서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사모펀드는 49인의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운용하는 펀드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015년 사모펀드 운용사를 인가가 아닌 등록제로 전환하고, 사모펀드의 투자 한도를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추는 등 진입장벽을 대폭 완화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라임자산운용에서 1조6000억원 규모의 환매 중단이 발생한데 이어 올해는 ‘제2의 라임사태’라 불리는 5000억원 규모의 옵티머스 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이어 팝펀딩, 디스커버리 펀드,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독일 헤리티지 펀드, 호주 부동산 펀드 등 주요 사모펀드에서 잇따라 환매 중단 또는 부실 논란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사모펀드 전수조사 작업에 돌입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르면 이번 주에 한국거래소, 예금보험공사 등 증권 유관 기관과 합동점검회의를 열어 사모펀드 전수조사 계획을 확정한다. 당국은 조사 과정에서 운용사와, 판매사, 수탁회사, 사무관리회사 등이 각자가 보유한 자산 내역과 서류 내용이 일치하는 지 서로 확인하는 ‘4자 교차 점검’ 방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사모펀드의 개수가 1만여개에 육박한 만큼 단기간에 결과가 나올 수 없고, 그 사이에 다른 상품에서 또 다른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금감원 노동조합은 “금감원 자산운용검사국에는 5개의 팀과 32명의 팀원밖에 없다”며 “이들이 1만개가 넘는 펀드를 정밀검사하려면 수십년은 걸릴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