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뮤지컬

과거 혹은 천재성에 갇힌 김선경·김선영, 김환희·김수하가 전하는 감동선율 ‘포미니츠’

뮤지컬 ‘포미니츠’ 제니 역의 김환희(사진제공=정동극장)실화를 바탕으로 한 크리스 크라우스(Chris Kraus) 감독의 2006년작 ‘포미니츠’가 동명 뮤지컬로 창작 초연된다. ‘영웅’ ‘레미제라블’ ‘웃는 남자’ 등의 배우 양준모가 예술감독으로 나서 크리스 크라우스 감독을 통해 저작권을 획득해 기획·개발한 작품이다.뮤지컬 ‘포미니츠’(4월 7~5월 23일 정동극장)는 살인죄로 복역 중인 천재적인 피아니스트 제니와 60여년간 여성 재소자들에게 피아노 레슨을 해온 크뤼거의 연대와 우정을 그린 힐링극이다.뮤지컬 ‘포미니츠’ 제니 역의 김수하(사진제공=정동극장)친구를 저버렸다는 죄책감을 안고 평생을 과거에 갇혀 살고 있는 크뤼거와 천재성으로 인해 상처받고 세상에 대한 분노, 사람에 대한 불신을 키우며 루카우 교도소의 골칫거리가 된 제니. 전혀 다르지만 피아노가 인생의 전부라는 교집합을 가진 두 사람이 마음을 나누고 교류하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받는 과정을 따른다.‘베르나르다 알바’ ‘킹키부츠’ ‘브로드웨이 42번가’ 등의 김환희와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렌트’ 등의 김수하가 300 대 1 경쟁률의 오디션에서 ‘제니’로 캐스팅됐다. 과거의 상처에 갇힌 채 살아가는 크뤼거는 드라마 ‘부부의 세계’, 영화 ‘써니’, 뮤지컬 ‘메노포즈’ ‘브로드웨이 42번가’ 등의 김선경과 ‘호프’ ‘제이미’ ‘보디가드’ 등의 김선영이 번갈아 연기한다.뮤지컬 ‘포미니츠’ 크뤼거 역의 김선영(사진제공=정동극장)피아노 연주로 크뤼거에게 인정받고 싶어하지만 두각을 나타내는 제니의 재능을 질투하고 농간을 부리는 간수 뮈체는 ‘붉은 정원’ ‘머더발라드’ ‘로빈’ ‘랭보’ 등의 정상윤과 ‘썸씽로튼’ ‘지구를 지켜라’ ‘환상동화’ ‘아마데우스’ 등의 육현욱이 더블캐스팅됐다. 이 외에 임현수, 김늘봄, 박란주·홍지희, 노지연, 김하연, 안현아, 이동수 등이 출연하며 ‘미드나잇: 액터 뮤지션’ ‘오디너리데이즈’의 피아니스트 조재철과 영화 ‘출국’ 유리정원‘ 등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오은철이 함께 한다. 박소영 연출에 따르면 “피아니스트는 제니의 심정을 대변한다.”뮤지컬 ‘포미니츠’ 크뤼거 약의 김선경(왼쪽)과 제니 김환희(사진제공=정동극장)한국 초연은 예술감독 양준모를 필두로 ‘펀홈’ ‘차미’ ‘여신님이 보고 계셔’ ‘태일’ ‘섬’ ‘오만과 편견’ 등의 박소영 연출, ‘호프’ ‘검은 사제들’ 등의 강남 작가, 오페라 ‘리타’, 뮤지컬 ‘워치’ 등의 맹성연 작곡가, ‘제이미’ ‘더 그레이트 코멧’ ‘웃는 남자’ ‘영웅’ 등의 박재현 음악감독 등이 꾸린다.박소영 연출은 ‘포미니츠’의 메시지에 대해 “짐을 조금 덜어도 된다. 누구나 실수는 하니까”라며 “자기를 옭아매는 삶을 살고 있는 이들에게 크뤼거를 통해 자기를 용서해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전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3-09 23:21 허미선 기자

샤이니 온유, 갓세븐 영재, 러블리즈 케이 등이 부르는 생애 가장 빛나는 ‘태양의 노래’

뮤지컬 ‘태양의 노래’ 출연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하람 역의 샤이니 온유·갓세븐 영재·조훈·데이식스 원필, 해나 강혜인·러블리즈 케이·이아진(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써브라임아티스트에이전시, 벨라뮤즈, JYP엔테테인먼트, 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울림엔터테인먼트,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희귀병 색소성건피증(Xeroderma Pigmentosum)으로 달빛 아래서만 노래하는 소녀 서해나와 서핑에 빠져 늘 태양을 마주는 하는 소년 정하람. 극과 극에서 존재하는 소년·소녀의 기적 같은 첫사랑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태양의 노래’(5월 1~7월 25일 광림아트센터)가 캐스팅을 공개했다.뜨거운 태양 아래 서핑을 즐기는 소년 하람은 리딩 공연을 함께 했던 ‘안녕, 여름’ ‘배니싱’ ‘비스티’ ‘어나더 컨트리’ ‘마리 퀴리’ 등의 조훈과 샤이니의 멤버이자 뮤지컬 ‘귀환’ ‘신흥무관학교’ ‘형제는 용감했다’ 등에 출연했던 온유, 갓세븐(GOT7)의 영재, 데이식스(DAY6) 원필이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어느날 갑자기 고백해 하람을 설레게 하는 해나 역에는 러블리즈 케이(Kei)와 ‘어쩌면 해피엔딩’ ‘블랙메리포핀스’ ‘웃는 남자’ ‘너를 위한 글자’ ‘더 캐슬’ 등의 강혜인, ‘작은 아씨들’ 그날들’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차미’ ‘키다리 아저씨’ 등의 이아진이 트리플 캐스팅됐다.‘태양의 노래’는 일본작가 덴카와 아야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로 2010년 소녀시대 태연 등과 서울시뮤지컬단원들이 무대에 오른 바 있다. ‘태양의 노래’는 일본 TBS드라마, 영화로 만들어졌으며 2018년에는 ‘미드나잇 선’이라는 제목으로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되기도 했다.2021년 한국 프로덕션에는 ‘광염소나타’ ‘미드나잇’ ‘비프’ ‘엘리펀트 송’ ‘올드위키드 송’ ‘데스트랩’ 등의 김지호 연출, ‘인사이드 윌리엄’ ‘너를 위한 글자’ ‘빠리빵집’ 등의 김한솔 작가, 한보람 작곡가 등이 의기투합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3-09 22:3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만나요’ 세종시즌 발표한 김성규 사장 “늘 문 열린 공연장을 바라며”

세종문화회관이 ‘2021 세종시즌’을 발표했다(사진=허미선 기자)“지난해에는 돌발적인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감영증)로 공연들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어요. 공연시장이 정상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세종시즌을 발표합니다.”25일 개막하는 프랑스 낭만주의 작곡가 샤를 구노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3월 25~2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로 시작될 ‘2021 세종시즌’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세종문화회관 김성규 사장은 “마지막까지 문이 열려 있고, 제일 먼저 문 여는 공연장”에 대한 바람을 털어놓았다. “세종문화회관은 중대본이 폐쇄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는 공연장 문을 열어 두고 폐쇄됐더라도 제일 먼저 연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자리 띄기든, 두 자리 띄기든 관객들이 들어올 수 있는 여건이면 문을 열 생각이죠.” 이어 김 사장은 “2020년에도 ‘모차르트!’도, ‘머더발라드’도 끝까지 버티면서 공연했다. 정부와의 소통을 통해 공연장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던 것 같다”며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밀집·밀접을 최소화한 방법을 찾아 한분의 관객이라도 더 안전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게 하고 예술가가 무대에 오르게 계획하고자 합니다. 이에 현재는 스피드 게이트, 모바일 티켓 등 비대면 시스템을 도입하는 중이죠. 올해는 취소나 연기되는 공연이 하나도 없기를 바랍니다.”◇6년차 세종시즌 #새로운콘텐츠 #융복합 #포지셔닝강화 #예술단레퍼토리 #홍콩위크 ‘2021 세종시즌’을 발표 중인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지난해까지 세종시즌 패키지를 판매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연 취소, 변경, 연기를 거듭하면서 관객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어요. 이같은 2020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2021년에는 패키지 판매를 하지 않습니다.”그리곤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지면 별도의 패키지를 판매할 계획으로 준비 중”이라고 귀띔한 김성규 사장은 2021 세종시즌 특징에 대해 “국내 초연 및 창작 작품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콘텐츠, 타 장르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융복합 프로그램, 포지셔닝 강화를 위한 그레이트 시리즈, 제작극장의 정체성을 강화할 예술단 레퍼토리, 해외문화교류전 ‘2021 홍콩위크’ 등 56개 작품이 393회 공연되는가 하면 7개 전시도 시즌에 포함시켰다”고 정리했다.‘만나요’를 콘셉트로 공공극장으로서 예술지향, 미래지향, 관객지향에 중점을 두고 변화를 꾀할 ‘세종 시즌’에서는 팀 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를 무대화한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국내 초연되는 ‘비틀쥬스’(6월 16~8월 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동명의 이탈리아 영화를 무대에 옮긴 연극 ‘완벽한 타인’(5월 18~8월 1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파스킬 키냐르의 동명 신작을 바탕으로 한 이미시브 사운드 콘텐츠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6월 22~7월 4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를 새로운 콘텐츠로 선보인다.세종문화회관이 ‘2021 세종시즌’을 발표했다(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김 사장은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에 대해 “발레리나 김주원의 ‘탱고발레’, 김설진의 ‘자파리’에 이은 컨템포러리 S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라며 “공연장에서 정원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을 토대로 세종문화회관 고유의 향기를 개발 중”이라고 특이점을 설명했다 융복합 프로그램으로는 ‘리그 오브 레전드 라이브: 디 오케스트라’(4월 2, 3일, 이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와 ‘필름콘서트: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10월 15~17일)를 마련했다. 지난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엄중해진 코로나19 상황으로 순연된 프로그램들이다. 김성규 사장 설명에 따르면 ‘리그 오브 레전드 라이브: 디 오케스트라’는 “게임유저들이 가장 사랑하는 ‘롤’의 OST를 KBS교향악단이 연주한다. 젊은 세대들에 맞는 인터랙티브 기능 등 전혀 새로운 공연 포맷이 될” 전망이다. 2019년 1, 2편에 이은 세 번째 ‘필름콘서트’는 10월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를 선보이는 데 이어 8편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더불어 지난해 무산됐던 ‘빈 필하모닉과 리카르도 무티’(11월 14일)와 JTBC ‘팬텀싱어’ 시즌3의 우승·준우승팀인 라포엠(박기훈·유채훈·정민성·최성훈, 이하 가나다 순)과 라비던스(고영열·김바울·존 노·황건하) 콘서트 ‘라포엠라비던스’(11월 12, 13일),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11월 17~12월 5일) 등으로 브랜드를 확고히 할 예정이다. 11월에는 지난해 무산됐던 ‘빈 필하모닉과 리카르도 무티’가 공연된다(사진=허미선 기자)세종문화회관 산하의 9개 예술단체는 각 단체의 특성을 살린 대표 레퍼토리와 시대성을 반영한 창작 콘텐츠로 무장한다. 2019년 ‘극장 앞 독립군’으로 첫 발을 뗀 9개 서울시예술단 통합공연을 ‘Art-9 세종’으로 브랜드화하고 ‘조선삼총사’(9월17~19일)를 선보인다. 김성규 사장은 통합공연 ‘조선삼총사’에 대해 “봉이 김선달과 홍경래의 난을 모티프로 한 작품”이라며 “향후 ‘Art-9 세종’이라는 브랜드로 통합공연을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서울시무용단의 ‘감괘’(4월 16~17일)를 시작으로 창단 60주년을 맞은 서울시뮤지컬단의 ‘지붕 위의 바이올린’(4월 28~5월 16일)과 ‘작은아씨들’(12월 7~26일, 이하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서울시극단 ‘정의의 사람들’(4월 23~5월 9일), ‘천만 개의 도시’(가제, 9월 3~19일),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첫선음악회’(10월 1일) 등을 무대에 올린다.  ‘감괘’에 대해 정혜진 서울시무용단장은 “건곤감리 중 물을 의미하는 ‘감’에 대한 작품”이라며 “어려운 하늘의 은택과 험난함이라는 두 가지 뜻을 가진다. 험난한 코로나 시대를 해쳐가기 위한 인화, 협력을 주제로 장면들을 꾸린다”고 설명했다.세종문화회관이 ‘2021 세종시즌’을 발표했다(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미래세대 관객 개발을 위한 프로그램도 신설 혹은 운영한다. 24개월 미만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베이비 드라마 ‘다섯, 하나’(10월 6~10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셰익스피어 ‘한여름밤의 꿈’(5월 21~6월 13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유니버설발레단과 손잡고 선보이는 ‘호두까지 인형’(12월 18~3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등이 가족 관객을 만난다. 해외문화 교류로는 홍콩 예술단체 초청 프로젝트 ‘홍콩위크 2021@서울’(8월 27~9월 5일)을 진행한다.세종문화회관과 홍콩특별행정구정부 강락급문화사무서가 공동주최하고 홍콩특별행정구정부 홍콩경제무역대표부가 후원하는 프로젝트는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선정한 2019년 올해의 오케스트라 ‘홍콩 필하모닉 오케스트라’(8월 2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가 문을 연다. 이들은 얍 판 츠베덴 지휘로 ‘말러 교향곡 1번’을, 한국의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와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5번’을 연주한다. 중국 고전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조씨고아’를 단원들의 신체 움직임만으로 재해석한 녹엽극단의 ‘고아’(9월 3~4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첫 내한공연을 펼칠 홍콩발레단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9월 4~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등이 라인업됐다.공연과 더불어 홍콩의 작가들이 한국 풍수를 그림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전시(8월 28~9월 19일 미술관 1, 2관)도 진행된다. 공연 뿐 아니라 전시 프로그램도 ‘세종시즌’에 처음 포함된다. 김성규 사장은 “그간은 대관전시로 브랜드화를 하지 못했다. 2021년에는 대관 없이 기획이나 협업 전시로 구성한다”며 “그렇게 정체성을 확립하고 대중 친화적인 미술관으로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는가 하면 작가들의 창작활동 지원을 통해 미술 생태계 활성화에 대한 고민을 담아낸 전시들로 꾸린다”고 밝혔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3-01 18:15 허미선 기자

[비바100] 뮤지컬 ‘위키드’의 초록마녀 엘파바 옥주현과 글린다 그 자체 정선아의 “자부심 그리고 여전한 설렘”

뮤지컬 '위키드' 엘파바 역의 옥주현(왼쪽)과 글린다 정선아(사진제공=에스앤코)“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세계에서 처음 올라가는 ‘위키드’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이 컸어요. 닭살이 돋는, 감동적인 조우였죠.”  초록마녀 엘파바로 출연 중인 옥주현은 뮤지컬 ‘위키드’(5월 1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를 “자부심”이라고 표현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팬데믹 속 전세계 유일의 ‘위키드’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을 표한 옥주현은 “더불어 한국은 ‘정선아 글린다 보유국’이라는 자부심”을 전하기도 했다. 옥주현의 극찬에 2013년 초연부터 2016년 재연에 이어 세 번째 시즌에서도 글린다로 분하고 있는 정선아는 “예전엔 하루 3회도 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요즘은 2회도 힘들다”고 토로했다.뮤지컬 '위키드' 엘파바 역의 옥주현(사진제공=에스앤코)“코로나19로 한자리 띄어앉기를 하다 보니 빈 좌석까지 채워야 한다는 강박증이 생기는 것 같아요. 이전 보다 에너지를 더 써서인지 1막만 끝나도 배가 고파요. 체력이 예전 같지 않은 건가…고민에 빠지게 되죠. 체력을 길러서라도 더 큰 에너지와 희망을 드려야 겠다 싶어요.”체력에 대한 걱정을 털어놓는 정선아에게 옥주현은 “(정)선아씨는 계속 글린다를 해야 한다”며 “저도 사실 체력 소모 때문에 걱정했다”고 동의를 표했다.“더 드릴 수 있는 걸 체력 때문에 덜 드릴까봐 무서웠고 지치지 말아야 한다고 다독였어요. 하지만 함께 호흡하는 선아씨가 더 좋아지고 훌륭해진 걸 느끼면서 감사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상대가 완벽하면 더 준비하게 되거든요. (정선아가) ‘위키드’의 글린다로 존재해주는 자체가 힘이 되고 선장 역할을 잘 해주고 있어요. 선아씨는 글린다를 위해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죠. 정선아는 계속 글린다를 해야 합니다.”옥주현의 말에 정선아는 “초연 때는 이 멋진 작품을 한다는 데 마냥 기쁘고 떨렸다. 재연 때도 떨렸지만 여유는 있었다”며 “그런데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떨린다”고 털어놓았다.“이 마음이 뭔지 모르겠어요. 지난해 오디션을 보면서 2월쯤이면 안정이 되겠지, 공연을 편하게 하고 볼 수도 있겠지 했는데 여전히 (코로나19 정국이) 끝나지 않아서 마음이 아파요. 이전과는 다른 시대 속에서 배우들도, 스태프들도, 관객들도 어떻게 공연을 즐겨야하는지…새 역사를 쓰고 있는 것 같아요.”‘위키드’는 라이먼 프랭크 바움의 판타지 명작 ‘오즈의 마법사’를 비튼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다. 전세계에서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한 단 세편(위키드, 라이언킹, 오페라의 유령) 중 하나로 6개 언어로 6000만명 이상의 관객들을 만난 작품이다. 뮤지컬 ‘위키드’ 중 ‘단 하루’의 엘파바 옥주현(오른쪽)과 글린다 정선아(사진제공=에스앤코)‘오즈의 마법사’에서는 이름도 없이 사악하기만 한 서쪽마녀 엘파바(옥주현·손승연, 이하 관람배우), 허영과 귀여운(?) 욕망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엘파바와의 우정으로 진정한 에메랄드 시티의 리더로 성장하는 남쪽의 착한마녀 글린다(정선아·나하나)를 중심으로 마법 같은 이야기들이 펼쳐진다.더불어 이들과의 로맨스를 책임지는 피에로(서경수·진태화), 허풍쟁이 마법사(남경주·이상준), 동쪽마녀의 죽음과 마법구두, 심장이 필요한 양철나무꾼·겁쟁이사자·똑똑해지고 싶은 허수아비 등의 탄생 비화(?), 도로시를 에메랄드 시티로 날린 토네이도의 정체, 오즈의 마법사와 엘파바의 반전 비밀 등을 통해 사랑과 우정, 다름을 인정하는 마음, 정의 등의 메시지를 던진다.◇‘손발 척척’ 옥주현와 정선아, 새로운 얼굴들 손승연·나하나 그리고 깊어진 메시지뮤지컬 '위키드' 글린다 정선아(사진제공=에스앤코)“(옥)주현 언니는 공연을 이것저것 같이 많이 했어요. 초연 이후 ‘위키드’로는 오랜만에 만났는데도 쿵짝이 잘 맞아요. 말하지 않아도 손발이 척척 맞는 것 같아요.”이렇게 전한 정선아는 새로 합류한 엘파바 손승연에 대해 “뮤지컬 ‘보디가드’(2016)에서 같은 역할(레이첼 마론)을 한 적이 있다”며 “그때는 가수라고만 알고 있던 승연이의 에너지가 너무 좋았다”고 덧붙였다.“좋은 에너지 뿐 아니라 폭발적으로 노래도 잘해서 좋은 작품으로 만나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어린 친구인데도 배려심이며 선배, 동료 등을 챙기는 모습이 무대 위에 고스란히 잘 나와요. 배울 게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엘파바도) 옹골지게 잘하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친구죠.”글린다로 새로 합류한 나하나에 대해서는 “좋은 에너지가 느껴지는 배우”라며 “같은 무대 서보고 싶고 계속 보고 싶은 배우”라고 털어놓았다. 정선아의 말에 나하나는 “제가 감히 선아 언니와 더블하는 날이 돌까 싶을 정도로 저의 스타셨다”며 “연습실에서 언니가 런(처음부터 끝까지 해보는 연습) 도는 걸 볼 때마다 혼자 감격하곤 했다”고 화답했다. 초연에 이어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옥주현은 깊어진 메시지를 “더 잘 전달하고 싶은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초연을 하기 전 브로드웨이에서 본 ‘위키드’는 못알아 들어도 마냥 좋았어요. 음악이 너무 황홀했거든요. 더불어 배우를 많이 꾸며주는 작품이 ‘위키드’예요. 한번의 암전도 없이 눈요기도 많고 화려하죠. 그런 만큼 배우들도 퀵체인지로 바쁜 두 시간 반을 보내야 하지만요. 하지만 한국 초연을 준비하면서 ‘이런 깊은 뜻이 있구나’를 깨닫고 ‘위키드’를 본 걸 자랑했던 제가 부끄러워진 순간들이 있었어요. ‘위키드’는 꼭 우리나라 말로 봐야 해요. 수많은 인생에 대한 질문들이 겹겹이 레이어드돼 있고 역할마다 주는 메시지가 깊고도 특별하거든요.” 이어 “초연 때는 엘파바에만 집중했다면 올해는 다른 역할을 더 깊게 들여다보게 됐다”며 “그러면서 관객분들께 전달할 메시지가 더 많다는 데 또 다른 설렘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그리곤 염소인 딜라몬드 교수(이우승)를 예로 들었다.뮤지컬 '위키드' 엘파바 역의 옥주현(왼쪽)과 글린다 정선아(사진제공=에스앤코)“동물들이 말을 한다는 설정이 표면적으로는 재밌고 동화 같지만 그 안에는 철학적 메시지가 들었어요. 이 세상에는 드물지만 밝음,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 옮음과 진실, 선을 알려주는 존재들이 있어요. 그런 존재가 딜라몬드 교수님이죠. 그런 존재들이 말을 잃어가는 것, 그런 존재들을 몰살하려는 정치적 움직임들에 대한 무거운 메시지가 담겼어요.”이어 “엘파바의 선택과 책임이 더 깊어졌다”며 “저 역시 많은 선택의 지점에 서고 그 선택에 따르는 책임에 집중해 열심히 달려가는 삶을 살고 있다. 딜라몬드 교수님처럼 너무 당연하고 옳은 이야기를 하는 이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생각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고 덧붙였다.“관객분들은 공연을 보기 위해 굉장히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해요. ‘조심해야 하는 시기에 공연장에 가도 될까’라는 갈등을 이기고 오는 걸 선택하시고 치열한 티켓팅, 마스크 착용, 발열체크, 문진표 작성 등. 어려운 과정을 거쳐 좌석에 앉더라도 맘껏 환호성을 지를 수도 없죠. 많은 것을 자제하면서도 ‘위키드’의 소중함을 크게 느끼고 있음을, 우리가 서로 같은 걸 보고 느끼고 있음을 더 진하게 실감하고 있어요. 화려함 속에 겹겹이 중첩(레이어드)된 메시지들을 보다 깊이 드릴 수 있어 기쁘고 한회 한회가 소중합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3-01 18:00 허미선 기자

여전한 호모포비아, 그 뿌리까지 파고드는 서이숙·전국향, 이주승·강승호의 연극 ‘빈센트 리버’

연극 ‘빈센트 리버’ 아니타 역의 서이숙(왼쪽)과 전국향(사진제공=엠피앤컴퍼니)호모포비아, 그로 인해 살해된 소년과 그의 어머니 그리고 그 어머니에게 손을 내미는 또 다른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빈센트 리버’(4월 27~7월 11일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가 캐스팅을 공개했다.연극 ‘빈센트 리버’는 영국 동부 베스날 그린을 배경으로 호모포비아 범죄로 아들 빈센트를 잃은 아니타와 빈센트 살인 사건의 첫 목격자라 주장하는 소년 데이비의 연대와 교류를 그린다.빈센트가 죽은 후에야 아들의 성 정체성과 그가 겪었을 세상의 편견을 알게 된 엄마 아니타는 TV드라마, 영화, 무대를 오가며 활동 중인 ‘스타트업’ ‘도도솔솔라라솔’ ‘부부의 세계’ ‘대신목자’ ‘인형의 집, 파트2’ ‘엘렉트라’ ‘로미오와 줄리엣’ 등의 서이숙과 ‘꼰대 인턴’ ‘동백꽃 필 무렵’ ‘82년생 김지영’ ‘리틀 포레스트’ ‘화전가’ ‘하나코’ ‘단편소설집’ 등의 전국향이 더블캐스팅됐다.연극 ‘빈센트 리버’ 데이비 역의 이주승(왼쪽)과 강승호(사진제공=엠피앤컴퍼니)아니타 주변을 맴돌며 빈센트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17세 소년 데이비는 연극 ‘아들’ ‘킬롤로지’,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 ‘보이스’ 등의 이주승과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엘리펀트 송’ ‘히스토리 보이즈’ ‘나쁜자석’ ‘벙커 트릴로지’ ‘알앤제이’ ‘네버 더 시너’ 등의 강승호가 번갈아 연기한다.2021년 현재까지도 여전히 편견과 혐오의 대상인 동성애를 소재로 한 연극 ‘빈센트 리버’는 희곡·시나리오 작가이자 소설가이며 작곡가, 시인, 사진작가, 미술작가이기도 한 필립 리들리(Philip Ridley) 작품으로 2000년 런던의 햄스테드 극장에서 초연됐다.2007년 웨스트엔드, 2008년 오프브로드웨이에 입성했고 2005년 TV영화, 2014년 영화로 만들어져 관객들을 만났다. 아들과 연인을 잃는 여자와 소년의 연대와 교류 다룬 ‘빈센트 리버’의 한국 초연은 연극 ‘와이프’ ‘그을린 사랑’ ‘궁극의 맛’ 등으로 주목받는 신유청 연출이 함께 한다. 그는 연극 ‘빈센트 리버’에 대해 “(동성애 혐오) 살인 사건을 두고 열매가 아닌, 뿌리까지 접근하는 작업”이라고 소개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2-28 14:00 허미선 기자

[컬처스케이프] 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② 큰 숙제이자 정동극장의 미래 “예술단, 청춘만발 그리고 소춘대유희”

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사진=이철준 기자)“정체성 변화, 운영하는 프로그램의 다양화 등에 나선 지금 정동극장의 큰 숙제 중 하나가 예술단이에요.”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는 ‘정동극장 예술단’에 대해 “큰 숙제”라고 표현했다. 2019년 8월 부임부터 ‘사람’을 중심으로 외국인들만이 아닌 국민들 모두가 콘텐츠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 자체제작 및 2차 제작극장으로의 ‘정체성’ 전환을 꾀하는 중인 정동극장은 전통을 기반으로 한 상설공연을 10년 넘게 책임져온 예술단을 운영하고 있다.그 존재 자체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는가 하면 마땅한 이름조차 없었던 그들은 지난해에야 창단식을 계획하고 ‘예술단’으로서 첫 발을 내딛을 채비 중이었다. 사내 공모를 거쳐 ‘이름’도 얻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장기화로 2020년 5월 예정이던 창단식은 미루고 미뤄 올 3월에야 진행될 예정이다.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사진=이철준 기자)“정체성 변화는 오래 해온 상설공연을 벗어난다는 의미예요. 예술단과 단원들의 역할을 굉장히 크게 변화시켜야 하죠. 지난해에야 예술단의 신분을 정규단원으로 정리하면서 이들의 역할과 앞으로 가야할 방향, 동기 유발을 위한 제반 규정 및 직제 등을 새롭게 만들기 시작했고 현재도 고민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어요.”◇3월 지각 창단식 ‘정동극장 예술단’“10년 이상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상설공연을 한다는 건 배우나 창작자, 연주자들에게 안정적이기도 하지만 루틴이 돼버리기도 하죠. 저희 예술단 역시 다양한 욕구 충족과 새로운 시도에 목말라 있었더라고요.”이렇게 전한 김 대표는 “예술단의 변화는 단원들 뿐 아니라 정동극장 구성원들까지도 지금까지와는 달라져야 한다는 의미”라며 “처음 적응할 때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변화 2년차를 맞으니 상당부분 적응해 다들 잘 하고 있다”고 말을 보탰다.“지금까지는 예술단도 직원들과 똑같은 운영 규정을 따랐어요. 하지만 이제 정동극장 예술단은 국립극장 정동극장에 속한 국립예술단체예요. 그에 맞는 운영 규정을 작년에야 만들었죠. 이 부분을 정리하는 데 혼동을 겪으며 시간도 오래 걸렸지만 우리 직원들도, 예술단도 ‘차별’이 아닌 ‘차이’를 상호 존중하고 인정한 끝에 공감대를 이뤄냈습니다. 오디션을 통한 수부석제도 구축, 정식 지도위원 지정을 비롯한 관리 규정을 마련하고 예술단 중장기 발전방안을 고민하며 구체화하고 있죠.”국공립, 시립 등 공연장의 전속·상주 예술단체 등은 정년이 보장되는 시스템으로 창작자들의 안정적 예술 활동, 용이한 공연장 프로그램 수급 등 순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안주와 경쟁력 약화, 방만한 경영 등의 역기능을 지적하는 목소리 또한 높다.10여년만에 올 3월에야 창단식을 가질 정동극장 예술단’(사진제공=정동극장)“배우든, 무용수든, 연주자든 무대에 오르는 사람은 최상의 자기관리, 끊임없는 자기개발이 필수예요. 하지만 누구나 안정된 포지션을 갖추게 되면 안주하게 되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도태되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그런 사람들이 안주하지 않고 경쟁력을 다질 수 있도록 하고 역할을 재배치하는 것이 중요하죠.”이에 정동극장 예술단은 “기량, 연습 참여, 공연에 대한 기여도 등에 대한 냉정하고 공정한 평가 시스템 구축을 비롯해 스스로 끊임없이 자기개발을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교육 프로그램 마련 등에 한창”이라는 김 대표의 전언이다.정동극장 예술단의 첫 정기공연 ‘시나위, 夢’(사진제공=정동극장)“늘 변화하고 성장하는 예술단에 맞는 운영시스템을 끊임없이 연결시키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저의 숙제죠. 더불어 나이가 들면서 예술단 안에서의 역할, 무대 위 롤은 달라질 수밖에 없어요. 그런 예술단원들에게 별도의 롤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동극장 예술단은 ‘전통’에 포커싱된 집단이니 전통을 공부하고 싶어 하는 대중들이나 외국인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해 적극 투입하는 방식이죠.”◇정동극장의 미래가 될 ‘바운스’와 첫 정기공연 ‘시나위, 夢’ “정동극장은 지금까지 ‘장녹수’ ‘춘향’ 등 전통연희극에 현대적 감각과 생각들을 담은 작품을 주로 공연해 왔어요. 이를 수행하는 예술단원들은 무용수이자 연주자들이면서 연기력도 뛰어난 배우들이기도 하죠. 우리가 가진 특화된 정서를 살리는 것이 우리 예술단의 핵심 가치가 아닐까 생합니다.”이어 “정동극장이 잘 할 수 있는 롤에 대해 고민 중”이라는 김희철 대표는 “전통연희극”으로 그 가닥을 잡았다. 그렇게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바운스’다. 지난해 론칭했지만 코로나19로 첫회에는 내부 쇼케이스만을 진행한 ‘바운스’는 15명으로 꾸린 소주정예 정동극장 예술단원들이 기획·연출·안무하는가 하면 다양한 이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작품을 개발·지원·정기공연화하는 프로그램이다.“꼭 전통이 아니어도 좋아요. 전통을 응용한 크로스오버도 좋습니다. 그 어떤 제한 없이 단원들이 표현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할 수 있는 장(場)을 만들어 주고자 합니다. 더불어 단원들의 발전을 위한 정기적인 평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등 시스템도 구축 중이죠. 개인의 역량이 예술단의 역량이고 정동극장의 정체성이거든요.”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사진=이철준 기자)김 대표의 표현처럼 “도전과 실험 등을 적극 장려하며 예산까지 지원하는” ‘바운스’를 통해 단원들은 그동안 목말랐던 창작욕, 실험, 새로운 도전 등의 해갈을 위해 “무용수가 음악, 작곡, 연기를 공부하는가 하면 기획, 연출 등에 나서는 등 저마다 다른 장르에 도전 중”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단원들의 작품들을 ‘바운스’를 통해 쇼케이스 형식으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2~3년 단위로 ‘바운스’를 통해 선보인 것들 중 좋은 작품을 추려 정기공연화하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합니다. 그렇게 예술단원들이 자신이 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 변화와 도전의 동기를 부여 받으며 아주 우수한 안무자 겸 댄서, 창작자로 거듭나면 좋겠어요.”김희철 대표가 전한 정동극장의 변화 의지와 예술단 창단 이유가 첫 정기공연인 ‘시나위, 夢’(3월 23~28일 정동극장)에 담긴다. 전통 굿거리 음악이자 기악곡으로 ‘한국의 재즈’에 비유되기도 하는 시나위의 ‘즉흥 합주’(잼) 개념을 가져온 ‘시나위, 夢’은 김 대표의 설명처럼 “미래가 보이지 않는 젊은 친구들에게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고 치유와 위로를 전하는 작품”이다.30세 이하의 젊은 국악인을 지원하는 정동극장의 ‘청춘만발’. 위부터 지난해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된 첼로가야금, ‘우수 아티스트’ The 세로와 리마이더스(사진제공=정동극장)“10여년만의 창단 공연인 만큼 맘껏 표현해보는 무대예요. 지난해 초부터 준비해 5월부터 공연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로 밀리고 밀려 3월에야 겨우 선보이게 됐습니다. 한해 동안의 에너지가 응축돼 폭발적으로 표현되지 않을까 싶어요.”◇전통예술의 대중화와 해외진출을 목표로 ‘청춘만발’“정동극장의 원래 설립 목적은 두 가지였어요. ‘문화예술창달’과 ‘전통예술의 보전과 발달’ 중 지금까지는 후자에 편중됐다면 이제는 전후자를 모두 수행하겠다는 출사표입니다.”이어 “정동극장 변화의 바탕에는 늘 해왔던 것들 중 핵심인 전통 강화도 깔려 있다”고 덧붙인 김 대표는 올해로 5번째를 맞는‘청춘만발’에 대해 “출사표”라고 표현했다.“전통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그를 기반으로 대중에게 좀 더 가까이 갈 수 있고 더 나아가 세계화할 수 있는 콘텐츠를 탄생시키는 것이 ‘청춘만발’의 정체성이면 어떨까 싶어요.”‘청춘만발’은 30세 이하 젊은 전통예술가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으로 2014년 밴드 두번째달과 소리꾼 이봉근이 ‘춘향가’를 모티프로 한 창작 프로젝트 역시 ‘청춘만발’ 전신인 ‘전통ing’에서 싹을 틔웠다.“30세 이하 젊은 국악 창작인들, 연주자들이 설 무대가 별로 없어요. ‘청춘만발’은 젊은 국악 창작인들, 연주자들을 상대로 한 공모를 통해 선발된 기획들이 멘토 매칭을 통해 50분~1시간가량의 쇼케이스용 작품으로 제작돼 선보이고 우수한 콘텐츠들이 더 큰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하는 개념으로 설계됐죠. 정동극장이 ‘청춘만발’을 통해 그들이 설 무대를 마련하는 동시에 그들의 레퍼토리를 만들어준다는 의미도 커요.”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사진=이철준 기자)◇정동극장의 새로운 시작! 5G로 구현될 ‘소춘대유희’“올 하반기 정동극장 예술단의 두 번째 정기공연으로 ‘소춘대유희’(笑春臺遊戱)를 무대에 올릴 계획입니다. 정동극장으로서는 매우 의미가 큰 작품이죠.”김 대표는 ‘소춘대유희’에 대해 “정동극장은 한국 최초의 서양식 사설극장인 원각사를 복원하는 개념으로 지어졌다”며 “그 원각사의 전신인 한국 최초의 국립극장 협률사가 선보인 첫 유료공연인 ‘소춘대유희’를 모티프로 한다”고 설명했다.“이번 ‘소춘대유희’는 5G 기술을 접목해 실감형 콘텐츠로 만들려고 합니다. 현재 실무자들이 IT기술자들, 영화감독 등을 만나면서 가능성을 가늠 중이죠. 실감형 기법을 본격적으로 공연장에 도입한 사례가 별로 없어서 맨땅에 헤딩하듯 고민하고 공부하며 하나씩 그림을 그려가고 있습니다.”그렇게 하반기에 선보일 예술단의 두 번째 정기공연 ‘소춘대유희’는 김 대표의 전언대로 “꾸준히 발전을 거듭해 재건축이 마무리되는 2024년 정동극장 재재관 작품으로 무대에 오르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만드는 작품”이다.“그렇게 강한 의지를 담은 ‘소춘대유희’로 변화하는 정동극장의 정체성과 의미를 완성시키면 좋겠습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2-27 18:15 허미선 기자

[비바100] 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① 공공극장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서 “결국 사람”

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사진=이철준 기자)“극장은 사람들이 협업하는 곳이에요.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사람’이죠. 제작자들이 배우, 아티스트, 창작진들, 스태프들 등 협업체계를 가진 사람들과 공연을 만들어 언론, 각종 프로모션 관계자 등 사람들을 통해 관객이라는 사람들이 극장으로 오게 하잖아요.” 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는 ‘극장’이라는 공간에 대해 “사람이 모든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대극장 뮤지컬 하나를 제작하려면 250여명에 달하는 종사자들이 모여든다. 그렇게 모여든 인력과 전문가들의 열정과 에너지가 합쳐지는 공간이 극장”이라며 “극장은 그런 사람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곳”이라고 부연했다.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사진=이철준 기자)KBS, 삼성영상사업단, 충무아트센터, 세종문화회관 등에서 예술경영인, 극장경영인의 길을 걸어온 김희철 대표는 서울뮤지컬 페스티벌, 충무로국제뮤지컬영화제, 예그린뮤지컬어워즈 등을 출범시켰고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등을 비롯한 다수의 뮤지컬을 제작하기도 했다. ◇공공극장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서! “극장도 하나의 생명체라고 생각해요. 생명력을 가지고 끊임없이 성장해야하죠. 그러기 위해서는 성장원이 필요해요. 그 성장원을 통해 우리 극장과 함께 일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이 우리와 같은 생각을, 작업을, 행보를 해줘야 하거든요. 성장원은 결국 우리 스스로이고 극장의 정체성이죠.”그리곤 “사람들이 모이지 않고, 사람들이 경시하는 공간이라면 그 공연장의 생명력은 끝난 것”이라며 “이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관객들이 ‘우리 공간’이라고 인식하게끔 해주는 것이 극장경영의 처음이자 끝인 셈”이라고 말을 보탰다. 이에 김 대표는 2021년을 사람들을 모여들게 하고 살아 숨 쉴 수 있게 하는 정동극장의 정체성 다지기의 원년으로 삼았다.“극장은 지리, 공공성 등 제반적 요소를 고려한 정체성이 매우 중요해요. 정동극장도 시작할 때는 명확한 정체성이 있었어요. 외국인들을 위한 ‘전통’ 기반의 상설공연 등으로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공연관광의 시초이기도 했죠. 하지만 공연관광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예요. 시대의 변화와 함께 공공극장으로서 정동극장의 역할이 바뀔 수밖에 없죠. 앞으로 정동극장은 국민들이 다양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역할해야 한다고 생각해요.”‘다양한 욕구 충족을 위한 국립극장 본연의 포지셔닝’을 위해 변화된 비전, 정체성에 대한 논의와 공유를 위해 김 대표는 2019년 8월 부임과 동시에 직원들, 예술단원들과 일대일 면담을 진행했다. 꼬박 두달 동안의 면담에 이은 관련 정부부처 장관 및 공무원들, 주변 유관단체들 등과의 만남을 통해 정동극장 역할과 정체성의 변화, 그에 따른 새로운 운영시스템의 도입, 프로그램 변경 등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공을 들였다.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사진=이철준 기자)그 후 추진한 것이 극장 재건축이다. 6, 700석 규모의 중극장과 300석 이상의 소극장, 2개의 작지 않은 연습실과 교육 프로그램을 위한 아카데미 공간 그리고 사무공간까지를 갖춘 공간으로 재건축된다. 현재 정동극장 내에는 연습실, 사무실 등의 공간이 여의치 않아 여기저기 산재하고 있는 상태로 연간 임대료만도 2억 5000여만원에 달한다. “두개의 극장에서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공연되고 연습실에서는 또 다른 단체들이 공연 준비를 위해 한두달 이상 머물게 될 거예요. 공연 뿐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것이 개발되고 만들어지는가 하면 실험되고 현실화되고…공연의 모든 과정이 진행되죠. 그러면서 정동극장에 정말 많은 제작자들, 창작진들, 스태프들, 배우들이 오가고 관객들이 모여들 겁니다. 정동극장이 공연제반 과정이 진행되고 그에 필요한 모든 구성원들이 모이는 마을회관이나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하면 좋겠어요.”span style="font-weight: normal;"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사진=이철준 기자)◇사람이 곧 정체성 “정동극장은 지금도 대관 없이 자체제작을 하고 있어요. 그간 ‘전통’에 힘을 실었다면 이제는 다양한 장르를 제작·공연하고 있죠. 정동극장 자체 기획도 있지만 공동제작 형태의 작품도 있어요. 결국 정동극장의 새로운 정체성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는 사람이에요. 1차 고객인 제작자, 창작진, 스태프, 배우들 등과 2차 고객인 관객들을 어떻게 매칭시키는지가 극장의 정체성이거든요.”배우 정영주, 양준모, 송승환, 발레리나 김주원 등과 손잡고 선보였거나 선보일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포미니츠’, 연극 ‘더 드레서’, 총체극 ‘사군자: 생의 계절’ 등의 라인업들도 변화된 정동극장 정체성을 반영한 행보다.“1차 고객이라는 사람들과 새로운 작업을 만들어가는 극장으로서 새롭게 포지셔닝하고 있어요. 정동극장이 투자하고 지속성을 가질 수 있는 작업을 좋은 고객들과 해나갈 예정입니다. 그로 인해 만들어진 작품들은 정동극장의 레퍼토리가 되죠.”그리곤 “내년에도 ‘최고’라고 평가받고 있는 크리에이터들과 두편의 창작뮤지컬을 개발 중”이라며 “상하반기에 한편씩 선보일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더불어 지난해 공연됐던 ‘더 드레서’로 시작된 ‘명배우 시리즈’도 계속될 예정이다.“이슈가 되거나 스스로 터닝포인트가 절실한 배우를 중심으로 한 맞춤 제작 작품이에요. ‘더 드레서’의 송승환처럼 중심이 되는 배우가 작품 선정부터 함께 할 배우, 스태프, 창작진 등을 직접 꾸리죠. 이 프로그램의 활성화 역시 사람에 달렸어요. 1차 고객이 정동극장에 어떤 믿음을 가지고 끊임없이 어프로치할 것인지, 2차 고객인 관객들이 얼마나 찾아줄지에 달렸으니까요. 옥석을 가려 잘 제작하고 지원할 수 있는 내부 역량을 갖춘다면 자체제작극장으로서의 정체성은 확실히 가져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사진=이철준 기자)이렇게 밝힌 김희철 대표는 “재건축 후에는 ‘2차 제작 혹은 리프로덕션 극장’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한 조직 구성, 예산 확보 등에 대한 고민들을 체계적으로 만들고 있는 단계”라고 말을 보탰다.“한국에는 공연 창작 개발 및 지원 프로그램이 많아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렇게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창작·개발된 작품들 대부분이 사장되고 말죠. 그래서 저희는 그 개발지원된 작품들 중 가능성있는 것들을 추려 본격적으로 발전시켜 사업화·상업화시키는 극장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합니다.”현재 정동극장의 레퍼토리로 자리매김한 ‘적벽’ ‘판’ 등과 한창 공연 중인 ‘베르나르다 알바’가 2차 제작된 작품들이다. ‘적벽’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주관한 ‘H-스타 페스티벌’ 금상수상작을 확장·재창작했고 ‘판’은 CJ문화재단, ‘베르나르다 알바’는 우란문화재단의 지원으로 발굴된 작품이다.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사진=이철준 기자)“정동극장의 예산과 기획력으로로 창작그룹들을 적극 서포팅하고 사업화해 정동극장의 레퍼토리화는 물론 외부 제작사와의 매칭 등 원스톱 형태의 운영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이는 국민들의 다양한 문화 향유권과 더불어 공연계 생태계를 건전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공연장이 되고자 합니다. 창작자와 제작자, 스태프, 배우들이 자유롭게 작업하고 무대화·사업화할 수 있도록요.”정동극장의 변화된 정체성은 한결같이 1차 고객인 제작사, 기획사, 창작진, 배우, 스태프 등과 가능성 있는 옥석을 가려내는 혜안을 가진 직원 및 조직구성, 2차 고객 관객 등 ‘사람’이 중심이다.“결국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니즈 파악이 가장 중요하죠. 사람이 곧 정동극장의 정체성이거든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2-26 18:15 허미선 기자

[비바100] 공연계 코로나 쇼크, 그럼에도 선전한 BTS

미국 MTV 언플러그드 무대에서 콜드플레이의 ‘픽스유’를 부른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그야말로 ‘저주’에 가깝다. 한해를 고스란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 멱살을 잡히다시피 한 공연계는 ‘코로나 쇼크’로 바닥을 경험했다. 공연 예매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인터파크가 발표한 2020년 공연계 결산 결과는 예상보다 처참했다.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티켓 판매량(초대권 제외)을 기준으로 한 결산에 따르면 대중가요(389억1600만원) 등의 콘서트를 비롯해 뮤지컬(765억6300만원), 연극(93억5100만원), 클래식/오페라(43억2400만원), 무용/전통예술(12억200만원) 등이 전반적으로 큰폭으로 하락했다.공연 티켓 총 매출은 1303여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5276억6480만원) 대비 75.3%나 폭락한 수치로 지난해 콘서트(2474억700만원), 뮤지컬(2137만4000만원) 매출의 절반 수준이다. 매출 뿐 아니다. 제작편수도 콘서트 532편, 뮤지컬 715편, 연극 1025편, 클래식/오페라 1794편, 무용/전통예술 244편으로 총 4310편으로 지난해(1만3305편) 보다 현저히 줄었다.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사진제공=에스앤코)공연계의 처참함은 2019년 본격화된 예술경영지원센터의 공연예술통합전산망 결산에서도 목도할 수 있다. 2019년의 데이터가 완전하지 않아 비교가 어렵지만 2020년 공연계 총매출은 1732억원, 개막편수는 5275편이다. 이 통계들은 누락되거나 예매처에 등록되지 않은 작품들이 제외됐으니 “체감상으로는 70%가 아닌 99% 감소”라는 공연계의 아우성도 괜한 것이 아니다.그나마 감소폭이 적은 장르는 뮤지컬로 765만63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마저도 지난해 대비 30% 수준이다. 코로나19 확산에도 공연장을 가장 많이 찾은 20~40대 여성 관객들이 N차 관람하는 장르 특성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뮤지컬 ‘모차르트!’(사진제공=EMK뮤지컬)인터파크 통계에서 뮤지컬과 연극을 통틀어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작품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서울(The Phantom of the Opera),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서는 김준수·박은석·박강현 등이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로 분한 ‘모차르트!’다. 연극 역시 지난해의 296억8800만원의 30% 가량에 해당하는 93억5100만의 매출을 기록했다.거의 전무하다시피했던 K팝 콘서트의 매출은 389억1600만원으로 지난해의 20%에도 못미치 수치다. K팝 콘서트가 거의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도 빌보드, 아이튠즈를 비롯한 해외 각종 차트와 시상식을 휩쓴 방탄소년단을 보유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는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해 주목받고 있다. 빅히트의 영업이익은 1424억원으로 전년대비 44.2% 상승했다.BTS 역시 공연 부문 매출(34억원)은 전년(1091억원) 대비 98% 감소했지만 그 외 부문의 매출은 대폭 증가했다. 앨범 매출액이 196% 증가한 3206억원(2019년 183억원, 이하 괄호 안 2019년 매출), 공식 상품(MD) 및 라이선싱 매출이 53% 증가한 2591억원(1699억원), 온라인 콘서트 등 콘텐츠 매출은 71% 상승한 1335억원, 팬클럽 관련 매출은 66% 늘어난 329억원이다.코로나19로 뉴노멀로 자리 잡은 온라인 공연도 매출 및 제작편수(인터파크 집계)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총 58편 중 콘서트가 36편, 뮤지컬 12편, 클래식 8편, 연극 2편으로 총매출은 66억6000만원에 이른다. 이는 2020년 전체 공연 티켓 판매금액의 5.1%에 해당한다.정동극장의 김희철 대표이사는 “올해까지는 힘들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관객들도, 제작진 및 창작진, 배우들도 문화예술, 감성을 즐기는 데 목말라 있다. 대관이나 제작 상황을 보면 내년부터는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공연계 뿐 아니라 모든 산업과 시장들이 목마름을 해갈하기 위해 일찌감치 내년을 준비하며 스탠바이 중”이라며 “코로나19로 환경이 달라진 공연계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가늠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2-25 19: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괴테의 소설, 동명영화의 '인간' 중심 변주…연극 ‘파우스트 엔딩’과 뮤지컬 ‘검은사제들’

연극 ‘파우스트 엔딩’ 훌륭하면서도 매력적인 문학작품, 영화, 시, 웹툰 등은 연극, 뮤지컬 등 무대예술에 영감을 주거나 바탕이 되곤 한다. 원작과의 비교라는 부담감이 도사리고 있지만 탄탄한 서사, 보장된 인지도 및 완성도, 고유의 매력과 강렬함 등이 다양한 변주, 무대적 언어, 다채로운 캐릭터성, 음악과 동선, 춤 등 복합적인 요소들을 만나 매력적인 무대작품으로 재탄생되곤 한다.2월 마지막 주에도 문학작품과 영화를 원작으로 한 연극 ‘파우스트 엔딩’(2월 26~3월 28일 명동예술극장)과 뮤지컬 ‘검은사제들’(2월 25~5월 30일 유니플렉스 1관)이 관객들을 만난다. 두 작품은 원작의 탄탄한 이야기와 메시지를 바탕으로 강렬한 음악과 캐릭터라이징, 관계성의 변화 등 다양한 변주로 선택과 책임, 선과 악, 정의의 정의 등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연극 ‘파우스트 엔딩’(사진제공=국립극단)연극 ‘파우스트 엔딩’은 지난해 국립극단의 시즌 레퍼토리로 창작 초연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확산세와 주연배우 김성녀의 부상으로 순연된 작품이다. 인간의 욕망과 이상, 선과 악, 신앙과 인간 본연의 의지에 대해 탐구했던 독일의 문학가이자 시인·극작가·정치가·과학자·자연연구가였던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의 ‘파우스트’를 파격 변주한다.‘남자충동’ ‘모래시계’ ‘서편제’ 등의 조광화 작·연출과 김성녀가 의기투합한 변주의 핵심은 여자 파우스트와 달라진 ‘엔딩’이다. 악마 메피스토(박완규)의 계약으로 방황하고 휘청거리는 파우스트를 여자로 변주한 데 대해 ‘파우스트 엔딩’ 관계자는 “지금까지 무대 위에서 재현된 남성 파우스트는 전형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역설적으로 여성으로 바꾸어 보면 ‘인간 파우스트’를 다시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장치가 되지 않을까 했다”고 설명했다.  파우스트가 여성으로 변주되면서 그레첸(신사랑)과의 관계도 변화를 맞는다. 그레첸은 “부부가 아닌 인간 대 인간으로 파우스트가 교감하고 연민을 갖는 존재”이며 “임신한 그레첸과 모성을 공유하고 생명에 대한 경외심으로 아이를 지키고자 하는 사이”라는 관계자의 전언이다. 자칫 ‘여성 파우스트’에 여성 서사, 여성이 주체되는 이야기를 기대하기도 하지만 결국 여성이어도 파우스트의 고민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렇게 ‘파우스트 엔딩’은 여성과 남성이 아닌 ‘인간의 문제’라는 데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연극 ‘파우스트 엔딩’ 파우스트 역의 김성녀(사진제공=국립극단)‘파우스트 엔딩’ 변주의 양축 중 또 다른 하나는 결말이다. 원작 ‘파우스트’가 ‘구원’으로 악마의 유혹, 인간의 방황 등을 신의 영역으로 끌어들인다면 ‘파우스트 엔딩’에서의 파우스트는 신의 구원을 거부하고 죄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지옥행을 택한다. 엔딩에 대해 조광화 작·연출과 파우스트 역의 김성녀는 “자신이 한 일에 책임지지 않는 현대 사회에 비일비재한 인간상에 대한 경종”이라고 입을 모았다.‘파우스트 엔딩’의 또 다른 재미는 다채로운 음악과 춤 그리고 대형 퍼펫의 등장이다. 체코에서 유학한 문수호 인형작가가 제작한 개, 아기, 실험용 인간(호문클루스) 등의 퍼펫을 12명의 배우들이 조작해 표현한다. 국립극단 관계자는 “퍼펫이 무대 미장센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음악 역시 ‘파우스트’ 특유의 기묘하고 신비한 분위기를 더한다. 더불어 잠깐이지만 김성녀 배우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장면도 배치된다”고 귀띔했다.뮤지컬 ‘검은 사제들’ 김신부 역의 이건명(왼쪽부터), 박유덕, 송용진(사진제공=알앤디웍스)뮤지컬 ‘검은 사제들’은 김윤석, 강동원, 박소담 주연으로 554만여명(영화통합전산망 기준)의 관객들 동원한 한국형 엑소시즘 영화를 바탕으로 한다. 뮤지컬 ‘호프: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에서 호흡을 맞췄던 오루피나 연출과 김효은 작곡가, 강남 작가, 신은경 음악감독, 채현원 안무가 등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장재현 감독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작인 단편영화 ‘12번째 보조사제’를 장편화한 작품으로 종교가 추구하는 방향에 의문을 품은 김신부와 신앙보다는 동생에 대한 속죄로 신학생이 된 최부제가 악귀에 씌였지만 굴복하지 않는 소녀 이영신을 구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신실한 믿음의 소유자이지만 잦은 돌출행동으로 교단의 눈밖에 난 김신부 역에는 ‘그날들’ ‘귀환’ ‘머더발라드’ ‘아이언마스크’ ‘드라큘라’ 등의 이건명, ‘샤이닝’ ‘셜록홈즈’ ‘록키호러쇼’ ‘안녕, 여름’ 등의 송용진, ‘빈센트 반 고흐’ ‘세종, 1446’ ‘블루레인’ ‘라흐마니노프’ 등의 박유덕이 트리플 캐스팅됐다. 뮤지컬 ‘검은 사제들’ 최부제 역의 김경수(왼쪽부터), 조형균, 김찬호, 장지후(사진제공=알앤디웍스)밝은 모습 뒤에 깊은 상처를 가지고 있는 최부제는 ‘스모크’ ‘호프’ ‘머더발라드’ ‘팬레터’ ‘사의찬미’ 등의 김경수와 ‘광주’ ‘미드나잇’ ‘마리 퀴리’ ‘어나더 컨트리’ 등의 김찬호, ‘빈센트 반 고흐’ ‘그날들’ ‘안녕, 여름’ 등의 조형균, ‘환상동화’ 세종, 1446‘ ’렌트‘ 등의 장지후가 번갈아 연기한다. 악령에 지지 않으려 고군분투하는, 두 사제가 구원하고 보호해야하면서도 맞서야 하는 소녀 이영신은 치열한 오디션을 거쳐 발탁된 김수진·박가은·장민제가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오루피나 연출은 ‘브릿지경제’에 “원작의 스토리는 유지하되 뮤지컬만의 표현 방식을 사용해 작업했다”며 “영화에서는 컴퓨터그래픽이나 클로즈업, 여러 가지 효과들로 정확한 상황 설정들을 보여줄 수 있지만 공연은 그럴 수 없어 무대적 상상력과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적합한 방법을 찾아야 했다. 부가적인 효과보다는 각 캐릭터와 그들의 관계성을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항상 작품마다 캐릭터를 잘 살리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하는데 이번 작품은 실존하지 않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라며 “단순히 마귀뿐 아니라 마귀에 사로잡힌 부마자 영신과 영신의 얼굴을 한 마귀를 대하는 김신부, 동생의 얼굴을 한 마귀를 대하는 최부제 등 각 캐릭터를 연결시키고 있는 마귀의 존재를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서 가장 많은 고민을 했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검은 사제들’ 김영신 역의 김수진(왼쪽부터), 장민제, 박가은 (사진제공=알앤디웍스)김효은 작곡가는 “각색된 대본을 기반으로 각 신마다 악기 편성과 장르를 다채롭게 구성하고 편곡으로 톤을 맞췄다”며 “팝, 가요, 포크,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들이 사용됐고 음악 사이즈 또한 다양하게 만들었다”고 넘버와 음악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3-4인조의 작은 편성부터 풍성한 합창 녹음과 미디 사운드를 추가한 큰 편성의 음악까지 다양하게 들어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효과음들을 통해 오컬트의 기괴함과 공간의 변화를 살리려고 했다”고 덧붙였다.오루피나 연출은 “구마를 단순히 악귀를 쫓아내는 ‘일’이 아니라 부마자와 두 구마 사제의 ‘관계’로 음악과 함께 표현하려고 고민했다”며 “인간적인 감정을 확장시키는 것이 이 작품만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을 보탰다.“소재가 독특하기 때문에 오히려 산만하게 표현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뮤지컬 ‘검은 사제들’이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 지금 이 사회에 따뜻하고 단단한 매력의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2-24 18:30 허미선 기자

톨스토이 ‘전쟁과 평화’에서 시작된 ‘인간’ 탐구…뮤지컬 ‘그레이트 코멧’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 출연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피에르 역의 홍광호, 나타샤 정은지·이해나, 피에르 케이윌, 아나톨 고은성·박강현·이충주(사진제공=쇼노트)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개막을 미뤘던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Natasha, Pierre the Great Comet of 1812, 3월 12~5월 30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이 마침내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애초 지난해 9월 15일 개막 예정으로 홍광호·케이윌, 정은지·이해나, 이충주·박강현·고은성 등으로 꾸린 출연진을 발표했던 ‘그레이트 코멧’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개막을 미룬 바 있다.‘그레이트 코멧’은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Lev Nikolayevich Tolstoy)의 장편소설 ‘전쟁과 평화’(Voina i mir, War and Peace) 중 2편 5부의 극히 일부인 70쪽 분량에서 영감을 받아 무대화한 작품이다. 작곡가 겸 극작가인 데이브 말로이와 연출가 레이첼 챠브킨이 2012년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첫 선을 보인 후 2016년 브로드웨이에 입성했다. 세계적인 팝페라 가수 조쉬 그로반이 피에르를 연기해 주목받았던 작품이다.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사진제공=쇼노트)‘그레이트 코멧’의 한국 초연은 ‘어쩌면 해피엔딩’ ‘환상동화’ ‘귀환’ ‘신흥무관학교’ ‘알앤제이’ 등의 김동연 연출, ‘모차르트!’ ‘웃는 남자’ ‘레베카’ 등의 김문정 음악감독, ‘잃어버린 얼굴 1895’ ‘개와 고양이의 시간’ ‘베어더뮤지컬’ ‘웃는 남자’ ‘빅 피쉬’ 등의 오필영 무대디자이너, ‘알렉산더’ ‘그림자를 판 사나이’ ‘록키호러쇼’ 등의 채현원 안무가 등이 꾸린다.나폴레옹 숭배자로 프랑스 유학 후 러시아로 돌아와 세상을 바꾸겠다는 꿈을 꾸는 이상주의자 피에르(홍광호·케이윌), 향락과 유흥에 빠진 젊은 군인 아나톨(이충주·박강현·고은성) 그리고 피에르가 진정으로 사랑한 여자로 전쟁에 참여한 약혼자 안드레이(강정우)를 기다리다 아나톨에 빠져드는 나타샤(정은지·이해나)를 중심으로 엮어가는 폭풍 같은 로맨스, 이념과 사상 그리고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이들과 더불어 몰락한 귀족이지만 땅을 중시하는 러시아에서 농장주로 인정받는 니콜라이 등 이념과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들의 감정과 서사에 집중하며 인간의 본질, 정신적 고뇌, 멜로, 가정불화, 활력과 아름다움 등에 대해 풀어낸다.오페레타를 비롯해 팝, 일렉트로닉, 록, 힙합 등 다양한 음악들로 꾸린 27곡의 넘버로 무장한 성스루(Sung-through, 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루어진) 뮤지컬로 무대와 무대가 이어지는 독특한 형태의 이머시브 공연이다.배우들은 기존 극장의 객석 형태를 유지하는 동시에 객석으로도 이어지는 무대를 돌며 연기와 노래 뿐 아니라 아코디언, 바이올린, 클라리넷 등의 클래식 악기를 비롯해 기타, 드럼, 신시사이저 등을 연주하고 왈츠를 포함한 사교춤부터 러시아 민속 점프 춤 등까지를 선사한다.피에르 역의 홍광호와 케이윌은 피아노와 아코디언을, 아나톨 이충주·박강현·고은성은 바이올린을 무대 위에서 직접 연주할 예정이다. “피에르가 아나톨에게 상처 받은 나타샤를 구원한 후 밤하늘에서 떨어지는 대혜성들을 바라보며 맞는 엔딩이 인상적인 볼거리”라는 관계자의 전언이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2-19 18:39 허미선 기자

테이·윤형렬·양지원, 김산호·임정모 등 새로 합류한 뮤지컬 ‘블루레인’

뮤지컬 ‘블루레인’ 출연진. 위 왼쪽부터 테오 역의 테이·윤형렬·양지원, 루크 김산호·임강성·임정모, 가운데 왼쪽부터 사일러스 역의 김태오·조환지·이진우·박준형, 헤이든 로즈 고은영·허혜진, 아래 엠마 김명희·한유란, 존 루키페르 최민철·박시원·최수형(사진제공=씨워너원)표도르 도스토옙스키(Fyodor Mikhailovich Dostoevskii)의 유작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Bratya karamazovy)을 1990년대 후반의 미국 유타주 스프링데일로 배경을 옮겨 변주한 뮤지컬 ‘블루레인’(3월 16~6월 6일 드림아트센터 1관)이 새 출연진을 꾸려 돌아온다. 방탕하고 폭력적이며 탐욕스러운 스프링데일 지역의 유지 존 루키페르 살해사건으로 시작해 가장 유력한 용의자인 장남 테오, 그를 변호하기 위해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둘째 아들 루크, 형제를 돌봐온 엠마, 두 형제와 더불어 존의 죽음에 얽혀든 테오의 연인 헤이든 로즈, 고아원 출신의 새 하인 사일러스 등이 선과 악의 경계를 넘나든다.뮤지컬 ‘블루레인’(사진제공=씨워너원)뮤지컬 ‘스모크’ ‘인터뷰’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은밀하게 위대하게’ ‘원스어폰어타임 인 해운대’ 등의 추정화 연출·허수현 작곡가·김병진 안무감독 콤비작으로 제12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딤프) 창작지원작에 선정돼 다음해인 2019년 초청공연 후 서울에서 초연됐다.두 번째 시즌을 맞는 ‘블루레인’은 존 루키페르 역의 박시원, 엠마 한유란, 사일러스 조환지 그리고 루크로 역할을 바꿔 돌아오는 임강성을 제외한 대부분의 출연진을 새로 꾸렸다.술과 도박 중독에 감정기복이 심한 사고뭉치 테오 역에는 가수 테이와 ‘노트르담 드 파리’ ‘명성황후’ ‘바넘’ 등의 윤형렬, ‘세자전’ ‘아킬레스’ ‘쓰릴미’ 등의 양지원이 새로 합류했다.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나 잘나가는 뉴욕 변호사로 성장한 루크는 2019년 사일러스로 새로 합류했다 역할을 바꿔 돌아오는 임강성을 비롯해 ‘그날들’ ‘모래시계’ 등의 김산호, ‘렌트’ ‘드라큘라’ ‘그리스’ ‘영웅’ 등의 임정모가 트리플 캐스팅됐다.클럽가수 헤이든 로즈는 ‘킹키부츠’ ‘또 오해영’ 등의 고은영과 ‘스모크’ ‘머더 발라드’ ‘베어더뮤지컬’ 등의 허혜진이, 루키페르 가의 형제들을 어려서부터 돌봐온 엠마는 2019년 딤프 초청공연부터 함께 한 한유란, ‘백범’ ‘뉴시즈’ 등의 김명희가 더블캐스팅됐다.형제들의 살해 당한 아버지 존 루키페르는 초연에 이어 다시 돌아온 박시원과 ‘명성황후’ ‘스웨그에이지’ ‘레베카’ ‘몬테크리스토’ 등의 최민철, ‘위윌락유’ ‘오이디푸스’ ‘안나 카레니나’ 등의 최수형이 번갈아 연기한다.사건의 열쇠를 쥔 사일러스는 딤프 초청공연부터 함께 했던 조환지와 ‘스모크’ ‘어나더 컨트리’ ‘그리스’ ‘오! 캐롤’ 등의 김태오, ‘그라피티’ ‘은밀하게 위대하게: The Last’의 이진우 그리고 ‘블루레인’으로 데뷔하는 신예 박준형이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2-17 22:04 허미선 기자

[비바100] 초록마녀와 권번기생, 편견에 맞선 여자들…뮤지컬 ‘위키드’, 창작가무극 ‘향화’

2013년 초연 이후 7년만에 재회하는 엘파바 역의 옥주현(왼쪽)과 글린다 정선아(사진제공=에스앤코)라이먼 프랭크 바움의 판타지 명작 ‘오즈의 마법사’에서 날개 달린 황금원숭이를 부리는가 하면 양철 나무꾼, 겁쟁이 사자, 허수아비를 만드는 등 악행을 일삼던 서쪽마녀는 ‘약점’이었던 물을 뒤집어쓰고 죽음을 맞았다.나라를 잃은 일제강점기, 정기적으로 치욕적인 위생검사를 받으며 웃음을 팔고 춤을 추며 노래를 불렀던 권번기생들은 여전히 가장 밑바닥의 평가를 받고 있다.악행을 일삼던 초록마녀와 일제강점기의 기생들. 사회적 ‘편견’에 맞섰던 여자들의 이야기 뮤지컬 ‘위키드’(5월 1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와 창작가무극 ‘향화’(2월 19~21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가 무대에 오른다.‘위키드’는 원작 소설을 비튼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다. ‘오즈의 마법사’ 속 사악하기만 한 서쪽마녀와 남쪽의 착한마녀를 중심으로 허풍쟁이 마법사, 동쪽마녀의 죽음과 마법구두, 심장이 필요한 양철나무꾼·겁쟁이사자·똑똑해지고 싶은 허수아비 등의 탄생, 도로시를 에메랄드 시티로 날린 토네이도의 정체, 오즈의 마법사와 엘파바의 반전 비밀 등이 마법처럼 펼쳐진다.뮤지컬 ‘위키드’에 새로 합류한 엘파바 역의 손승연(왼쪽)과 글린다 나하나(사진제공=에스앤코)원작에서는 이름도 없던 서쪽마녀 엘파바(옥주현·손승연,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와 착한 남쪽마녀 글린다(정선아·나하나) 그리고 두 사람과의 로맨스를 책임지는 피에로(서경수·진태화) 등이 엮어가는 우정과 사랑 그리고 ‘나다움’에 대한 이야기다.엘파바는 탄생부터 먼치킨랜드 영주인 아버지에게 외면 받았고 마법사로서의 능력이 출중함에도 초록색 피부로 차별과 오해를 독차지하고 있는 인물이다. 탄생부터 혐오의 대상이었고 차별과 오해로 점철된 상황에서도 ‘나다움’과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 그리고 ‘다름’을 인정하고 동물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진 인물이다.어쩌다보니 그와 룸메이트가 되고 ‘엘피’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친구가 돼버린, 원래는 ‘겔린다’였지만 염소인 딜라몬드 교수(이우승) 사건 후 이름을 바꾼 글린다는 허영과 귀여운(?) 욕망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엘파바와의 우정으로 진정한 에메랄드 시티의 리더로 성장한다.2013년 한국 초연에서 호흡을 맞췄던 엘파바 옥주현과 글린다 정선아가 다시 돌아오며 ‘보이스코리아’ 출신의 손승연과 ‘리지’ ‘시라노’ ‘비아 에어 메일’ ‘시데레우스’ 등의 나하나가 각각 엘파바와 글린다로 새로 합류했다. 두 사람 사이에서 로맨스를 책임지는 피에로에는 ‘썸씽로튼’ ‘브로드웨이 42번가’ ‘차미’ ‘여신님이 보고 계셔’ ‘이블데드’ 등의 서경수와 ‘호프’ ‘드라큘라’ ‘록키호러쇼’ ‘왕복서간’ 등의 진태화가 더블캐스팅됐다.내년 1월 선보일 창작가무극 ‘향화’. 김향화 역의 김나니(왼쪽)와 송문선(사진제공=서울예술단)‘향화’는 서대문형무소 8번방, 유관순 열사와 함께 옥고를 치른 수원권번 소속 일패기생 김향화의 일생을 다룬 서울예술단의 새로운 창작가무극이다. ‘윤동주, 달을 쏘다’의 서울예술단 예술감독 권호성 작·연출이 오래 전부터 무대화를 고민하던 소재로 김향화를 비롯한 수원권번 소속 기생들의 알려지지 않았던 행보들이 무대에 펼쳐진다.일제강점기 어려운 집안을 위해 일찌감치 수원으로 시집을 간 순이(김나니·송문선)의 삶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하다. 시댁의 냉대로 꽃다운 나이 18세에 이혼녀가 된 데다 야반도주해 수원으로 온 친정식구들까지 부양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순이는 다소 늦은 나이에 수원권번의 일패기생 ‘향화’가 된다.삼일학교 설립자이자 3.1운동을 이끈 독립운동가 48명 중 한 사람인 김세환 선생을 만나면서 독립을 꿈꾸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향화는 고종 승하 소식에 권번 기생들을 이끌고 소복차림에 나무 비녀를 꽂고 망곡례를 하는가 하면 치욕적인 위생검사일인 3월 29일 수원 경찰서와 화성 봉두상과에서 조선 독립을 외쳤다.여전히 가장 천한 계급으로 폄훼되고 있는 기생들의 삶은 나이든 향화를 화자로 무대 위에 펼쳐진다. 예인으로 그리고 ‘대한 독립 만세’를 외쳤던 열사로 성장하는 과정에 주목한 ‘향화’는 꼼꼼한 고증, 전통무용에 특화된 서울예술단의 색을 한껏 살린 무대적 화려함, 우리 전통 가락에 클래식 선율을 얹은 30곡 남짓의 음악 등으로 무장했다.서울예술단 관계자는 “신분, 여성 등에 대한 차별이 극심했던 당시 천대 받던 기생들도 ‘대한 독립 만세’를 불렀다는 사실을 환기시키고자 했다”며 “극의 마지막에 무대 위에서 33명의 기생, 잘 알려지지 않은 그들의 독립 의지를 담아 이름을 부른다. 극 시작과 동시에 거기까지 가기 위해 달려간다”고 전했다.천대받던 기생들을 이끌고 거리로 나와 만세를 불렀던 향화는 서울예술단원 송문선과 소리꾼 김나니가 번갈아 연기한다.마녀와 기생, 특수 신분 혹은 시대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뮤지컬 ‘위키드’와 창작가무극 ‘향화’는 2021년에도 여전히 달라지지 않고 현재진행형인 누군가에 대한 편견을 반영하고 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2-17 18:30 허미선 기자

‘개근’ 최정원과 ‘차근차근’ 윤공주, ‘다섯 번째’ 아이비와 ‘새 얼굴’ 티파니, 민경아…뮤지컬 ‘시카고’ 벨마와 록시!

뮤지컬 ‘시카고’ 공연장면(사진제공=신시컴퍼니)찰랑이는 드럼 비트와 흥겨운 브라스 연주, 흐느적거리는 색소폰 소리, 콤플렉스였던 안짱다리를 활용해 뼈마디를 따로 움직이며 그루브를 타는 춤사위, 매혹적으로 튕겨대는 손가락…. 그 이름 자체로 스타일이 되는 밥 포시(Bob Fosse)의 대표작 뮤지컬 ‘시카고’(4월 2~7월 18일 디큐브아트센터)가 캐스팅을 공개했다. 환락과 갱단, 물질만능이 판치던 1920년대 격동기의 미국 시카고, 어두운 뒷골목을 배경으로 애증과 배신, 유혹과 살인, 남성 중심의 도덕관, 외모지상주의 등으로 얼룩진 사회를 경쾌하고 농염하게 풍자한다.뮤지컬 ‘시카고’ 포스터(사진제공=신시컴퍼니)불륜을 저지른 남편과 여동생을 살해하고 시카고 쿡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된 클럽 배우 출신의 벨마 켈리, 정부를 살해하고 수감된 록시 하트, 두 여자를 중심으로 변호사 빌리 플린, 교도소 간수 마마 모튼 등이 엮어가는 애증과 배신의 향연이다.2000년 초연부터 록시 하트, 2007년부터 벨마 켈리로 함께 했던 최정원과 2012년부터 다섯 번째 록시 하트로 분하는 아이비가 다시 함께 한다. 초연부터 ‘개근’ 중인 최정원과 더불어 성실하게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아이다’ ‘맨오브라만차’ ‘지킬앤하이드’ 등의 윤공주가 벨마 켈리로 새로 합류했다.교도소 내 최고인 벨마 켈리를 위협하는 젊고 아름다운 록시 하트는 아이비와 소녀시대 티파니 영 그리고 ‘렌트’ ‘레베카’ ‘엑스칼리버’ ‘웃는 남자’ 등의 민경아가 트리플캐스팅됐다.‘시카고’ 제작사 신시컴퍼니 관계자에 따르면 티파니는 “직접 오디션에 지원했다.” 관계자는 “배역에 어울릴만한 배우들에게 오디션 참가를 권유하기도 하는데 티파니 영 배우는 스스로 오디션을 지원했다. 그 사실을 나중에야 알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며 “지원 당시 미국에 머물던 티파니는 자가격리 기간을 거쳐 한국에서 오디션을 봤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에 새로 참여하는 배우들은 미리 연습에 들어갔는데 적극적이고 태도도 좋아서 스태프들이 즐거워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벨마와 록시를 오가며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변호사 빌리 플린은 ‘바넘’ ‘아트’ ‘썸씽로튼’ ‘듀엣’ 등의 박건형과 ‘아이다’ ‘젠틀맨스 가리드’ ‘킹키부츠’ ‘렌트’ ‘에어포트베이비’ ‘마틸다’ 등의 최재림이 새로 캐스팅됐다. 교소도 간수 마마 모튼에는 초연부터 개근 중인 김경선과 ‘몬테크리스토’ ‘모차르트!’ ‘마리 앙투아네트’ ‘맘마미아’ 등의 김영주가 번갈아 연기한다.뮤지컬 ‘시카고’는 ‘시카고 트리뷴’ 기자이자 희곡작가 모린 달라스 왓킨스가 1926년 쿡카운티에서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한 연극(원제 A Brave Little Woman)을 원작으로 한다. 무성영화로도 선보였던 작품은 1975년 뮤지컬영화 ‘캬바레’(1972),‘달콤한 자선’(1966), ‘피핀’(1972) 그리고 1980년 제33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올 댓 재즈’(1979) 등으로 유명한 밥 포시에 의해 뮤지컬로 변주돼 무대에 올랐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2-16 18:15 허미선 기자

[문화공작소]“내가 조선의 국모다!” 무대로, 스크린으로! ‘명성황후’ ‘잃어버린 얼굴 1895’

무대에서,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명성황후들. 왼쪽부터 뮤지컬 ‘명성황후’의 김소현·신영숙, 창작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 차지연(사진제공=에이콤, 서울예술단)“내가 조선의 국모다.”죽음의 순간까지도 서슬 퍼런 카리스마를 잃지 않았던 조선왕실의 여인. 명성황후이자 여인 민자영은 2001년 방송된 최명길 주연의 드라마 ‘명성황후’를 비롯해 뮤지컬, 창작가무극, 창작발레 등 무대, 드라마, 영화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소재가 되곤 했다.2월 역시 명성황후 민자영은 뮤지컬 ‘명성황후’(3월 7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그리고 창작가무극을 영상화해 극장에서 개봉할 ‘잃어버린 얼굴 1895’(2월 24일 개봉)로 관객들을 만나는 중이거나 만날 예정이다.◇극장에서 만나는 창작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창작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가 24일 극장에서 개봉한다(사진제공=서울예술단)24일부터 극장에서 만나게 될 ‘잃어버린 얼굴 1895’는 민자영(차지연)이 조선의 왕비로 남편 고종(김용한), 시아버지 대원군(금승훈), 갑신정변을 일으킨 김옥균(강상준) 등과의 갈등, 외세 침략 등을 겪는 내면을 아우른다.더불어 어려서부터 조력해온 친정조카 민영익(최정수)과 명성황후로 인해 가족과 연인 선화(김견혜)를 잃은 궁중 촉탁 사진사의 조수 휘(신상언)를 화자로 내세워 시각을 달리 한다.‘잃어버린 얼굴 1895’는 “그가 왜 그랬을까? 그의 내면은 어땠을까?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됐을까?” 등의 질문에서 시작해 인간 민자영에 무게중심을 둔 작품이다. 서울예술단의 김아형 과장은 ‘브릿지경제’에 “명성황후가 아닌 역사의 격동기,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투쟁했던 한 사람에 주목한 셈”이라며 “거기에 어디에도 사진이 남아 있지 않다, 사진을 찾는다는 미스터리 요소가 더해져 스토리가 보다 입체적이 됐다”고 ‘잃어버린 얼굴 1895’의 차별점을 들었다. 이어 “관객들에게 명성황후가 지닌 한 인간으로서의 아픔과 슬픔, 욕망 등을 마주하게 한다는 게 포인트”라고 덧붙였다.이번 ‘잃어버린 얼굴 1895’ 극장 개봉은 무대 위 공연, 온라인 유로 스트리밍에 이은 행보이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팬데믹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연계가 시도하는 새로운 실험 중 하나이기도 하다.김아형 과장은 “공연→영상촬영→온라인스트리밍→극장개봉→DVD발매를 하나의 사이클로 영상화 사업 과정을 진행 중이다. ‘잃어버린 얼굴 1895’가 테스트베드인 셈”이라며 “웰메이드 콘텐츠 하나가 무대공연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혹은 다양한 플랫폼에서 계속 관객들과 만나는 방법을 실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후 서울예술단은 각 단계마다의 피드백을 거쳐 ‘나빌레라’(5월 13~30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다윈영의 악의 기원’(10월 2~17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등에도 적용할 예정이다.◇25년 동안 꾸준히 변화 시도한 뮤지컬 ‘명성황후’ 뮤지컬 ‘명성황후’ 중 명성황후 신영숙(오른쪽)과 고종 강필석(사진제공=에이콤)1896년 명성황후(신영숙·김소현, 이하 관람배우·가나다 순) 시해사건의 재판이 진행 중인 히로시마 법정에서 시작해 고종(강필석·손준호)과의 결혼, 개화정책에 따른 당쟁의 심화, 일본의 계략으로 높아만 가는 원성, 시아버지 대원군(서범석·이정열)과의 갈등, 무사 홍계훈(이창섭·박민성·윤형렬)과의 인연, 군대 내 신구 갈등으로 발생한 임오군란, ‘여우사냥’이라는 작전명으로 일본이 행한 왕비 암살계략 등 역사적 순간들이 순차적으로 펼쳐진다. ‘명성황후’ 제작사 에이콤의 윤홍선 대표는 ‘브릿지경제’에 “우리가 겪은, 우리의 아픈 역사를 소재로, 우리가 만든 공연”이라며 “뮤지컬 ‘명성황후’는 1995년 초연 이후 25년이라는 기간 동안 꾸준히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임에도 부족한 부분을 끊임없이 수정하며 다듬어왔다”고 전했다.뮤지컬 ‘명성황후’ 중 명성황후 김소현(오른쪽)과 고종 손준호(사진제공=에이콤)이어 “이번 25주년 기념 공연에서는 의상, 무대, 음악 등을 대대적으로 변화를 주기도 했다”며 “만족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이 관객분들에게도 느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윤 대표의 전언처럼 25주년을 맞은 ‘명성황후’는 대대적인 변화를 진행했다. 기존 성스루(Sung-through 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루어진) 형식에서 탈피해 스토리와 음악, 안무를 삭제·추가하는가 하면 LED 패널을 이용한 다채로운 영상 효과 등을 활용한다. 더불어 세계적인 아티스트 양방언이 새로 합류해 뮤지컬 넘버를 새롭게 편곡하고 의상 역시 새로워졌다. ◇극과 극 평가, 명성황후가 사랑받는 이유이자 논란거리명성황후가 무대 혹은 극 콘텐츠의 소재로 사랑받는 데 대해 서울예술단 김아형 과장은 “잘 알려진 인물, 흔치 않은 여성 캐릭터, 극과 극 평가에 의한 해석의 다양성”이라고 정리했다. 이어 “누구나 아는 인물이면서도 극명하게 엇갈리는 평가로 논란이 많아 해석의 여지가 다양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결국 이는 실존인물이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콘텐츠가 짊어져야할 ‘역사왜곡’ 논란으로 이어지곤 한다. 14일 막을 내린 tvN 드라마 ‘철인황후’ 역시 실존하는 김소용(신혜선), 철종(김정현), 순원왕후(배종옥), 김좌근(김태우) 등 실존 인물과 역사를 다룸에 왜곡 논란을 피해가지 못했다.영상화돼 24일 극장에서 개봉하는 창작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사진제공=서울예술단)이에 대해 에이콤의 윤홍선 대표는 “실존 인물인 명성황후와 고종, 대원군은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평가가 엇갈리기 때문에 어떤 해석이 옳다고 할 수 없다”며 “특히 명성황후에 대한 평가는 지금껏 많이 바뀌어 왔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다른 평가가 나올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뮤지컬 ‘명성황후’는 무대 위에 등장하는 실제인물에 대한 해석을 관객들이 균형잡힌 시각에서 바라보고 수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화예술은 재연물이 아닌 창작물입니다. 물론 ‘명성황후’는 역사고증을 거쳐 만들어진 공연이죠. 하지만 당시의 모든 것들을 재연하는 것이 아닌, 역사적 사실에 크리에이티브들의 긍정적인 해석과 상상력이 더해져 만들어진 작품이에요. 공연이 가진 메시지에 좀 더 집중해 주셨으면 합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2-15 18:15 허미선 기자

[컬처스케이프] 35주년 유희성 서울예술단 이사장 ② “분주해질 2021년, 필수불가결한 변화”

서울예술단 유희성 이사장(사진=이철준 기자)35주년을 맞은 서울예술단과 유희성 이사장은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한 2021년을 보낼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플랫폼에서 선보이는 ‘공연-자발적 후원-유료 온라인 스트리밍-극장 개봉-DVD출시’ 사이클 실험과 더불어 그 사이클의 두 번째 단계(자발적 후원)에서 모인 ‘잃어버린 얼굴 1985’와 ‘서울예술단 갈라 콘서트’ 후원금 300여만원은 민간 공연제작단체의 영상화 지원에 쓰인다. 이 사이클화를 함께 했던 네이버는 500여만원 상당의 영상 송출 및 스트리밍 지원에 나서기도 한다. 지원 대상 물색에 한창인 유희성 이사장은 “네이버와 논의 하면서 창작뮤지컬 몇편을 모니터링 중”이라고 귀띔했다. 더불어 지난해 제대로 수행되지 못한 서울예술단의 프로젝트 예산 중 일부는 공모를 통한 우수 작품 및 재원 발굴·개발에 투자된다.◇민간단체 지원, 대만 국립극장과의 ‘신과함께’, 신작 ‘향화’ 등 어느 때보다 잰 발걸음19일 개막하는 창작가무극 ‘향화’. 김향화 역의 김나니(왼쪽)와 송문선(사진제공=서울예술단)“현재의 창작지원제도는 신진에 몰려 있어요. 기성 작가나 작곡가들이 어떤 지원을 받거나 활약할 만한 터전이 없죠. 그래서 창작가무극 콘텐츠 공모전을 진행했어요. 좋은 작품이라면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이나 다양한 형태로 제작할 계획이죠.”지난 가을 무렵 시작한 공모사업은 기성 창작진의 대극장 공연이 가능한 ‘창작가무극 콘텐츠’와 신진 창작진들의 ‘숏폼 웹뮤지컬’ 두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현재 촬영 막바지 단계인 숏폼 웹뮤지컬 10편은 15일부터 일주일간 네이버TV에 공개된다. 공개된 5~20분 분량의 작품들은 관객 투표와 전문가 심사를 거쳐 최종 지원작품을 선정한다. 창작가무극 콘텐츠 공모전에서 추린 다섯 작품은 25, 26일 양일간 CJ아지트에서 리딩발표회를 가질 예정이다.신작 ‘향화’(2월 19~21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는 경기도아트센터와 공동으로 기획·개발한 작품으로 지역 콘텐츠 개발을 함께 하는 협력사업이다. 서대문형무소 8번방, 유관순 열사와 함께 옥고를 치른 수원권번 소속 일패기생 김향화(김나니·송문선)의 일생을 다룬 창작가무극으로 ‘윤동주, 달을 쏘다’의 서울예술단 예술감독 권호성 작·연출이 오래 전부터 무대화를 진행하던 소재다.대만 국립극장 가오슝 웨이우잉 국가예술센터에서 공연될 ‘신과함께-저승편’(사진제공=서울예술단)일제강점기 어려운 집안을 위해 일찌감치 수원으로 시집 가 시댁의 냉대, 이혼을 거쳐 수원권번의 일패기생(왕실이나 관청에 소속된 기생) ‘향화’로 살다 독립운동가로 스러져간 순이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따른다.권호성 감독과 2014년 ‘숙영낭자전’에서 호흡을 맞춘 양승환 음악감독이 우리 전통 가락에 클래식 선율을 얹어 28~30곡에 이르는 넘버를 꾸렸다.삼일학교 설립자이자 3.1운동을 이끈 독립운동가 48명 중 한 사람인 김세환 선생 등 당시의 실존인물들과 시대에 대한 철저한 고증, 예인으로서의 화려한 춤사위, 속박당하던 여성이자 천대받던 기생이 독립운동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던 과정 등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더불어 대만의 국립극장 가오슝 웨이우잉(高雄 衛武營) 국가예술문화센터(이하 웨이우잉) 공연 및 공동제작도 재개한다. 애초 지난해 5월 웨이우잉 초청으로 뮤지컬 ‘신과함께’ 시리즈 ‘저승편’ ‘이승편’이 동시에 공연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무산되는 아픔을 겪었다.뮤지컬 ‘신과함께’는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저승편’이 2015년 초연 후 2017, 2018년에 재·삼연돼 사랑받았고 ‘이승편’은 2019년 첫선을 보였다.“웨이우잉과는 지속적으로 프로젝트를 함께 하기로 했어요. 대만에서는 주호민 작가의 웹툰이 이미 번역돼 출간됐고 영화도 개봉해 사랑받고 있어요. 빠르면 내년 ‘신과함께-저승편’을 공연하고 원작 웹툰 중 ‘신과함께-신화편’을 뮤지컬로 공동제작하기로 했습니다.”◇포스트코로나의 핵심 전략, 결국 ‘변화’ 서울예술단 유희성 이사장(사진=이철준 기자)“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그간 묵인하고 지나간 것들, 그러려니 했던 것들이 얼마나 큰 문제인지를 인식하게 됐어요. 재앙이라고 생각했지만 혁신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요.”유희성 이사장의 전언처럼 코로나19는 대관료 선입금, ‘원금보장’을 전제로 한 투자의 문제, 제작비 돌려막기, 스타급 배우들과 앙상블들의 심각한 출연료 격차와 미지급 사태, 좌석점유율 70%에 육박하는 손익분기점으로 인한 불안한 수익구조, 수개월 전 예매 시스템과 기승을 부리는 불법 프리미엄 티켓의 문제 등 한국 공연계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심화시켰다.35주년 맞은 서울예술단의 유희성 이사장(사진=이철준 기자)“공연은 개인이 아닌 다양한 장르의 협업이에요. 그간의 묵인과 암묵적 동의로 심화된 악순환의 고리를 하루라도 빨리 끊고 협업하는 모든 장르들, 사람들이 존중받고 보편타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때예요.”그리곤 “새로운 기준과 원칙들 만들고 시스템화하고 부분적으로 세분화된 매뉴얼이 만들어지고 그에 대한 실행까지를 다시 도마 위에 올려두고 냉정하게 얘기할 적기”라며 “제작자, 스태프, 배우 등 종사자들은 물론 관객들까지 터놓고 얘기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꾸준히 이슈화되던 4차산업혁명과 VR·AR·AI 시대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훨씬 빨리 다가왔어요. 결국 변해야 해요. 변하지 않으면 자멸하고 말 겁니다. 4차 산업혁명, VR, AR, AI 등과 어떻게 융합해 공연의 본질은 유지하면서도 세상의 흐름, 트렌드에 발맞출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 그것이 문화 그리고 문화인의 일이죠.”유희성 이사장은 “처음 아이폰 터치가 출시됐을 때 ‘변화’를 무시하던 기업들이 스러져갔던 것처럼 지금은 ‘제2의 터치 시대’”라며 다시 한번 ‘변화’를 강조했다.“올 12월쯤 창작 신작으로 VR, AR, AI 등 기술을 접목한 실감형 체험 뮤지컬에 도전해볼 계획입니다. 한국의 문화예술 DNA는 세계에서 인정할만 하죠. 손흥민, BTS 등을 보세요. 그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새롭고 창의적인 뭔가를 해보자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지면서 없던 에너지도 샘솟게 하잖아요. 그 저력은 상상력과 창의력 그리고 IT기술과의 접목이에요. 이를 통해 공연계에서도 손흥민, BTS에 못지않은, 세계가 주목할 만한 작품을 만드는 게 꿈입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2-05 18:30 허미선 기자

[비바100] 35주년 유희성 서울예술단 이사장 ① “코로나19라는 대재앙, ‘잃어버린 얼굴 1895’로 설레는 도전 중”

35주년 맞은 서울예술단의 유희성 이사장(사진=이철준 기자)“그렇다고 좌절하거나 정체돼 아무 것도 안할 수는 없어요. 시대를 리딩할 수는 없어도 앞서 가려는 의지를 가지고 한 걸음 한 걸음 디디는 게 문화예술과 문화예술인의 사명이 아닌가 생각해요.”35주년을 맞은 서울예술단의 유희성 이사장은 지난 한해를 송두리째 삼켜버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정국을 “대재앙”이라고 표현했다. 현장성을 핵심으로 한 공연예술계 역시 코로나19 확산 정도와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극장 문 여닫기를 반복하며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중이다.이에 유 이사장은 “문화인들이 깨어나 좀더 깊게 고민하고 실행해야한다”며 “모두가 거의 임계점에 다다라서 피곤하고 힘들어 하고 있다. 지금 이 시기야말로 문화예술의 역할과 저력이 발휘돼야할 때”라고 덧붙였다. “지금 당장 이 상황을 타계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타계 노력과 시도는 반드시 일어나야 해요.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큰 동력들이 생길 테니까요. OTT, 온라인 스트리밍 등으로 적지 않은 공연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지금의 현상은 굉장히 바람직하죠. 코로나 팬데믹이 끝난다고 하더라도 완전 종식은 아닐 거예요. 향후 이런 위기는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죠. 너무 위기의식을 가지고 손을 놓고 있기 보다는 이를 타파할 대안이 마련되고 적극적으로 도전돼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창작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사진제공=서울예술단)뮤지컬 ‘모차르트!’ ‘투란도트’ ‘바람의 나라’ ‘겨울연가’ ‘피맛골 연가’ 로미오와 줄리엣‘ 등의 연출가이기도 한 유희성 서울예술단 이사장은 광주 시립극단원, 서울예술단 뮤지컬 연기감독, 서울시뮤지컬단장,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 등을 역임하며 현장감각과 예술경영 능력을 두루 갖춘 전문가다. ◇대표 레퍼토리 ‘잃어버린 얼굴 1895’의 설레는 도전“공연, 영상화, 자발적 후원, 유료 스트리밍, 영화관 개봉, DVD 출시까지를 한 사이클로 구축해 순차적으로 실험 중이에요.”유희성 이사장의 진두지휘 하에 “국가예술단체로서 발 빠르게 선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 의기투합한” 서울예술단은 대표 레퍼토리인 창작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 하나의 콘텐츠로 다양한 플랫폼 실험을 진행 중이다. 명성황후의 이야기를 다룬 ‘잃어버린 얼굴 1895’는 ‘윤동주, 달을 쏘다’(2012)에 이은 서울예술단의 두 번째 창작가무극이다. ‘칠서’ ‘백범’ 등의 정성희 작가가 대본을 집필하고 ‘아마데우스’ ‘썸씽로튼’ ‘지저스크라이스트수퍼스타’ ‘헤드윅’ ‘더 데빌’ 등의 이지나 연출, ‘신흥무관학교’ ‘킹키부츠’ ‘젠틀맨스 가이드’ ‘전설의 리틀농구단’ ‘여신님이 보고 계셔’ ‘레드북’ 등의 양주인 음악감독이 의기투합해 2013년 초연된 후 2015년, 2016년, 2020년 공연되며 꾸준히 사랑받아온 서울예술단의 대표 레퍼토리다. 코로나19 시대를 관통하며 실험을 진행 중인 ‘잃어버린 얼굴 1895’는 2020년 시즌 버전으로 공연 당시부터 온라인 스트리밍은 물론 극장 개봉, DVD 출시를 염두에 두고 기획된 작품으로 명성황후 역의 차지연과 김용한, 최정수, 강상준, 신상언, 김건혜 등 서울예술단원들이 함께 한다.35주년 맞은 서울예술단의 유희성 이사장(사진=이철준 기자)“코로나19로 어려워지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기댈 곳도 없이 막막한 공연계를 위해 외롭고 힘들지만 테스트베드가 돼야겠다 했어요. 국공립 단체가 선도적으로 테스트베드 역할을 자처해 민간단체에 베이스와 환경을 만들어준다면 숨통이 트이겠다 싶었거든요. 공연의 영상화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기존 영상 노출 수준에서 끝나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결국 ‘유료화’죠.”이에 유 이사장을 필두로 한 서울예술단은 “처음부터 유료화 보다는 순차적으로 반응과 가능성을 살폈다.” 유 이사장은 “무료 스트리밍 후 ‘후원제’를 도입하면서 가능성을 봤다. 예상 외로 많은 분들이 긍정적으로 반응해주시고 1000원부터 10만원까지 다양한 금액을 후원해 주셨다”며 “그것들을 데이터화해 유료 스트리밍 가격을 산정했다. 유료 스트리밍도 기대보다 훨씬 많은 수가 참여해주셔서 힘을 얻었다”고 털어놓았다.35주년 맞은 서울예술단의 유희성 이사장(사진=이철준 기자)다음 단계로 ‘잃어버린 얼굴 1895’는 24일 극장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애초 CGV에서 100여개 관을 내어주겠다고 할 정도로 열렬한(?) 환영을 받은 ‘잃어버린 얼굴 1895’는 “국립예술기관인 서울예술단의 정체성과 공공성 유지 그리고 국민 누구나 누려 마땅한 다양한 플랫폼에서의 문화향유권을 고려해” 40여개관으로 조정해 관객들을 만날 채비 중이다. 이같은 ‘잃어버린 얼굴 1895’의 모험에 가까운 행보는 서울예술단 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사장위기에 놓인 공연계의 설레는 미래이기도 하다.“공연 콘텐츠의 영상화, 하물며 유료화는 거의 없었어요. 지금부터라도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극장 공연, 영상화를 통한 온라인 스트리밍, 영화관 상영, DVD로 소장까지 한 사이클이 마무리되면 각 플랫폼별 결과, 관객반응까지 정리할 수 있을 겁니다. 기대 이상의 반응과 효과를 확인하면서 좋은 반응 뿐 아니라 지적사항, 문제점 등을 보완해 새롭게 버전업할 계획이에요.” 유료 스트리밍 단계에서 이미 제작비를 회수한 ‘잃어버린 얼굴 1895’는 지미집을 비롯한 4K카메라 9대로 풀샷, 바스트샷, 클로즈업샷, 익스트림 클로즈업샷 등 다채로운 앵글과 5.1채널의 사운드 믹싱으로 무장했다.  “공연문화와 영상이 어떻게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영상화의 핵심은 무엇인지 등 좋은 선례를 만들어 문화가 형성되기를 바라며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노력 중이죠. 향후 공연될 ‘나빌레라’ ‘다윈 영의 악의 기원’도 ‘잃어버린 얼굴 1895’ 형태의 사이클을 밟아보려고 합니다. 그 사이클이 구축되면 연속적으로 굴러 갈 수 있고 다른 단체들이나 문화 전반에도 도입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산적한 문제들, 그럼에도 “결국 콘텐츠” 창작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사진제공=서울예술단)“온라인스트리밍, 극장 개봉, DVD 출시라는 사이클을 위한 공연 영상은 디지털과 아날로그 정서가 맞물리는 콘텐츠예요. 공연의 정수인 ‘현장성’을 뛰어 넘는 ‘시너지’를 만들어내야 하는, 전혀 새로운 장르죠. 결국 기획력과 창의성, 아이디어가 가장 중요합니다.”이렇게 전한 유희성 이사장은 “어떻게 끄집어 내 새로운 각도로 보여줄 것인지, 예상치 못한 창의력으로 접근해 새로운 걸 만들어내야 하는 장르”라고 말을 보탰다.35주년 맞은 서울예술단의 유희성 이사장(사진=이철준 기자)‘잃어버린 얼굴 1895’ 영상화 최종단계에서 음향 수정을 두 차례나 직접 진두지휘할 정도로 완성도에 신경을 썼다는 유 이사장은 “결국 콘텐츠의 힘”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아무리 포장을 잘해도 본질은 모습을 드러낸다”며 “영상화, 유료 스트리밍을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퀄리티, 완성도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목표는 (영국 국립극장 Royal National Theatre의 공연 영상 콘텐츠인) NT라이브예요. 완성도가 담보되지 않으면 오히려 외면받을 수도 있어요. 퀄리티와 완성도가 높은 콘텐츠, 기존에 보던 동영상이 아니라 공연과 영상의 특별함, 공연의 현장감과 영상 미학을 동시에 갖춘 새로운 툴을 만들어야 해요. ‘잃어버린 얼굴 1895’는 그 시작이죠.”물론 해결해야할 문제들도 산적해 있다. 전문인력의 부족, 플랫폼의 부재, 권리 조정의 문제 등 유 이사장의 말처럼 “지금 당장 문제를 일으키거나 하진 않지만 저작권 문제, 공연과 영화라는 전혀 다른 장르를 예민하게 잘 버무려 새로운 기대치를 능가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낼 만한 혜안을 가진 프로듀서, 촬영기사 등 전문인력 양성 등이 시급한 때다.”“공연의 영상화는 코로나로 인한 임시방편으로 시작했지만 좀더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폼이나 매뉴얼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서울예술단의 경우 수익의 30% 가까운 금액이 출연자, 창작진의 저작권료로 지불돼요. 민간단체 입장에서는 부담일 수 있는 수치지만 상한선을 정해둔 셈이니 각자의 상황에 맞게 응용하실 수는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게 어떤 기준이 제시돼야 넥스트 스텝이 가능해지니까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2-05 18:15 허미선 기자

[비바100] 공연장·영화관 거리두기 좌석제 조정, 숨통 트일까?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한 영화관 상영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좌석 간 거리두기 안내문이 붙어있다.(연합)“이번 설에 작은 선물이라도 집에 가져갈 수 있게 돼 다행이죠.”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개막 연기, 공연 잠정중단 등에 돌입했다 2일 전후로 공연을 재개한 무대예술계의 탄성에는 감격과 착잡함이 동시에 묻어난다. 5인 이상 집합금지, 9시 이후 영업 제한 등을 골자로 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설 연휴까지 연장되면서 공연장·영화관의 좌석 운영이 변화를 맞았다. 이전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서의 공연장은 일괄적으로 관객 1인마다 두 좌석 띄어앉기, 영화관은 한 자리 띄어앉기를 해야 했다.세종문화회관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 방역 작업을 진행했다.(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정부 방역당국은 1월 31일 조정안에서 ‘일행과는 동석하고 타 일행과는 두칸 띄어앉기’ 혹은 ‘한 좌석 띄어앉기’ 중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공연장, 영화관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가거나 머물기는 했지만 자체적인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지 않았고 마스크를 상시 착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결과다. 일괄적인 거리두기가 아닌 실내 밀집도를 낮추는 데 방점을 찍은 좌석제로 가족 단위 혹은 연인, 친구 등과 동행하거나 나 홀로 관객 등 다양한 관람 형태를 두루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공연계 대부분은 “거리두기 좌석제 조정은 요구할 만한 것이었다”며 “개인적, 집단 이기주의로 주장해서는 절대 안될 일이다. (거리두기 좌석제 조정) 근거로 제시한 지난 1년 간의 경험과 데이터에 조정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소감을 밝혔다.CGV 황재현 홍보 팀장은 “현재 2.5단계 지역은 일단 현행(1칸씩 띄어앉기)을 유지하되 동반인 외 두칸 띄어앉기를 적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며 “2단계 지역은 2:1 방식 또는  1:2:3:2:1 방식으로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고객이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좌석배치를 고민해 추가 적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동반인이 같이 볼 수 있도록 했지만 ‘완화했다’는 체감은 없다. 동반인과 같이 앉으면 두 칸 띄어앉기를 해야 하는데다 실질적으로 판매 가능 좌석 수도 기존과 동일한 50%이기 때문”이라며 “판매 가능 좌석수가 70%는 돼야 배급사가 작품개봉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9시 이후 영업제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는 영화관이나 공연장도 마찬가지다. 관계자들은 “직장인의 경우 퇴근이 6시 전후라 해도 영화관이나 공연장에 가면 7시가 훌쩍 넘으니 평일에 직장인들이 친구나 가족, 연인들과 극장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2-04 19: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다시 무대 위로! 뮤지컬 15주년 ‘맨오브라만차’, 10주년 ‘몬테크리스토’, 25주년 ‘명성황후’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개막 연기, 공연 잠정중단 등을 결정했던 뮤지컬들이 돌아온다. 왼쪽부터 '맨오브라만차' '몬테크리스토' '명성황후'(사진제공=오디컴퍼니, EMK뮤지컬, 에이콤)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개막 연기, 공연 잠정중단 등을 결정했던 뮤지컬들이 돌아온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서의 공연장 좌석 운영이 변화를 맞으면서다.  이전까지 거리두기 2.5단계에서의 공연장은 일괄적으로 관객 1인마다 두 좌석 띄어앉기를 해야 했지만 1월 31일 조정안에서는 ‘일행과는 동석하고 타 일행과는 두칸 띄어앉기’ 혹은 ‘한 좌석 띄어앉기’ 운영이 가능해졌다. 이는 영화관에도 해당되는 좌석제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공연장, 영화관에서 집단감염 발생이 없었고 마스크를 상시 착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결과다. 일괄적인 거리두기 보다는 실내 밀집도를 낮추는 데 무게중심을 둔 좌석제로 가족 단위 혹은 연인, 친구 등과 동행하거나 나 홀로 관객 등 영화, 연극, 뮤지컬 등의 다양한 관람 형태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언제든 공연을 할 수 있게 만반의 준비를 하면서 사정이 나아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다수 제작사의 전언처럼 공연장 내 좌석 운영에 숨통이 트이면서 개막을 미루거나 잠정중단했던 뮤지컬 ‘맨오브라만차’ ‘몬테크리스토’ ‘명성황후’ ‘호프’ ‘미드나잇’ 등이 개막일 혹은 개막일 하루전 무대 복귀를 알렸다.뮤지컬 ‘맨오브라만차’ 2018년 공연장면(사진제공=오디컴퍼니)지난해 12월 18일 개막예정이던 뮤지컬 ‘맨오브라만차’(3월 1일까지 샤롯데씨어터)는 한 좌석 띄어앉기로 2일 개막했다. 스페인 작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 Saavedra)의 고전 풍자소설 ‘재기 발랄한 이달고 돈키호테 데 라만차’(El Ingenioso Hidalgo Don Quixote de la Mancha)를 변주한 데일 와써맨(Dale Wasserman) 대본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신성모독죄로 수감된 작가 세르반테스(류정한·조승우·홍광호,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가 감옥 죄수들에게 심판을 받는 대신 스스로가 작위 없는 기사(이달고)라고 믿는 미치광이 알론조와 그의 뒤를 따르는 산초(이훈진·정원영), 알론조와의 만남으로 자신의 가치를 깨닫는 밑바닥 인생 알돈자(윤공주·최수진·김지현)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극 중 극이다. 1965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고 한국에서는 2005년 ‘돈키호테’라는 제목으로 처음 관객들을 만나 15주년을 맞는다.초연의 류정한, 2007년 재연부터 합류한 조승우, 2012년부터 함께 한 홍광호가 화자이자 작가인 세브반테스이자 자신의 즉흥극 내 미치광이 알론조를 번갈아 연기한다. 알로조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알돈자는 재연의 윤공주, 2018년 시즌의 최수진 그리고 새로 합류하는 ‘스위니토드’ ‘오만과 편견’ 등의 김지현이 트리플캐스팅됐다.뮤지컬 ‘몬테크리스토’(사진제공=EMK뮤지컬)올해로 10주년을 맞았던 ‘몬테크리스토’(3월 7일까지 LG아트센터)도 2일 다시 극장문을 열었다. ‘삼총사’ ‘앙리3세와 그 궁정’ 등으로 ‘대(大뒤마’라 추앙받는 알렉상드르 뒤마(Alexandre Dumas)의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바탕으로 한 복수로맨스다. 선장 임명, 사랑하는 여인 메르세데스(옥주현·린아·이지혜)와의 결혼 등으로 행복할 줄로만 알았던 파라옹호 1등 항해사 에드몬드 단테스(신성록·엄기준·카이)가 저마다의 이해관계가 얽힌 지인들에게 배신당해 복수하는 과정을 따른다. 2020년 초연부터 꾸준히 함께 해온 엄기준, 신성록 그리고 2016년 새로 합류한 카이가 에드몬드 단테스이자 복수의 화신 몬테크리스토 백작으로 무대에 오른다. 메르세데스는 초연의 옥주현, 2016넌의 린아 그리고 이지혜가 새로 합류했다. 사랑하는 연인과의 이별, 친구의 배신, 강력한 조력자, 출생의 비밀 등 최근까지 유효한 ‘자극적’인 설정들이 흥미롭다.25주년을 맞아 서사 강화, 세계적인 아티스트 양방언의 편곡, 확 바뀐 의상 및 무대 등으로 대대적인 변신을 꾀하던 ‘명성황후’(2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도 한 좌석 띄어앉기로 돌아온다. 1월 초에서 1월 19일로 개막을 미뤘지만 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의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가 장기화되면서 19, 20일 단 3회의 프리뷰 공연만을 진행했다 2일 공연을 재개했다. ‘명성황후’는 1995년 명성황후 시해 100주기를 맞아 초연돼 올해로 25주년, 명성황후 탄생 170주기 기념작으로 공연된다.뮤지컬 '명성황후' 김소현(왼쪽)과 신영숙(사진제공=에이콤)1896년 명성황후(김소현·신영숙) 시해사건 재판이 진행 중인 히로시마 법정에서 시작해 고종(손준호·강필석)과의 결혼, 개화정책에 따른 당쟁의 심화와 일본의 계략으로 높아만 가는 백성들의 원성, 시아버지 대원군(서범석·이정열)과의 권력다툼, 군대 내 신구 갈등으로 발생한 임오군란, ‘여우사냥’이라는 작전명으로 진행되는 일본의 왕비 암살계략 등 역사적 순간들이 펼쳐진다. 기존의 성스루(Sung-through 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루어진) 형식을 탈피해 스토리와 음악, 안무를 삭제·추가하는가 하면 세계적인 아티스트 양방언이 새로 합류해 뮤지컬 넘버를 새롭게 편곡했다. 더불어 LED 패널을 이용한 다채로운 영상 효과 등 무대예술, 의상 등도 대대적인 변화를 맞았다. 2015년부터 명성황후로 무대에 오르던 김소현과 신영숙, 2018년 고종으로 새로 합류한 손준호가 다시 돌아오며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아트’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아랑가’ 등 출연을 비롯해 뮤지컬 ‘썸씽로튼’으로 제5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강필석이 고종으로, ‘시데레우스’ ‘블랙메리포핀스’ ‘벤허’ ‘여명의 눈동자’ ‘프랑켄슈타인’ ‘영웅본색’ 등의 박민성, ‘노트르담 드 파리’ ‘바넘’ ‘에드거 앨런 포’ 등의 윤형렬, 아이돌그룹 비투비의 이창섭이 무관 홍계훈으로 새로 합류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2-03 18:30 허미선 기자

[Culture Box] 두편의 2인극 캐스팅 공개! 초연으로의 회귀 뮤지컬 ‘쓰릴미’, 신구조화 음악극 ‘태일’

span style="font-weight: normal;"뮤지컬 ‘쓰릴미’ 2021년 시즌 출연진. 왼쪽 위부터 2019년에 이어 다시 돌아오는 나 역의 김우석, 그 노윤, 나 김현진, 새로 합한 그 역의 이석준, 나 이주순, 그 배나라(사진제공=달컴퍼니)다시 한번 김현진·김우석, 노윤 그리고 새 얼굴 이주순, 배나라·이석준 뮤지컬 ‘쓰릴미’2007년 첫 선을 보인 후 신인들의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했던 뮤지컬 ‘쓰릴미’(3월 16~6월 6일 예스24스테이지 2관)가 2021년 시즌 캐스팅을 공개했다.뮤지컬 ‘쓰릴미’는 1924년 시카고에서 벌어진 실제 유괴사건을 무대에 올린 작품으로 부유한 집안의 나와 그, 두 인물과 또 다른 캐릭터로 작용하는 피아노가 꾸리는 심리극이다.초연으로 회귀하는 뮤지컬 ‘쓰릴미’ 2021년 시즌 포스터(사진제공=달컴퍼니)새 탐구에 빠진 명석하고 섬세한 나 역에는 지난 시즌 함께 했던 ‘전설의 리틀 농구단’ ‘풍월주’ ‘데미안’ 등의 김현진과 ‘개와 고양의 시간’ ‘페드라’ 등의 김우석 그리고 ‘펀홈’ ‘6시 퇴근’ 등의 이주순이 새로 합류한다.아름다운 외모, 수려한 언변으로 나를 잡는 인물로 범죄를 통해 자극을 받는 그 역에는 2019년 시즌에서 한께 한 ‘블랙메리포핀스’ ‘썸씽로튼’ ‘알렉산더’ ‘해적’ ‘트레이스유’ 등의 노윤이 다시 돌아온다.더불어 ‘개와 고양이의 시간’ ‘킹키부츠’ ‘그리스’ ‘배니싱’ 등의 배나라, ‘미드나잇’ ‘풍월주’ 등의 신예 이석준이 함께 한다.2019년 시즌을 함께 한 뮤지컬 ‘블러디 사일런스’ ‘아랑가’ ‘렛미플라이’ ‘데미안’ ‘어린왕자’ 등과 연극 ‘추남, 미녀’ 등의 이대웅 연출, ‘몬테크리스토’ ‘썸씽로튼’ ‘마리 앙투아네트’ 등의 이한밀 작곡가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다.2021년 시즌의 특징은 침대와 스툴 두 개, 최소화한 조명 등 2007년의 초연으로 회귀한다는 것이다. 초연으로의 회귀는 그간 수많은 출연진과 창작진들이 행한 다양한 시도 중 하나로 오롯이 인물과 감정 그리고 그들의 기묘한 심리대결에 집중하기 위함이라는 전언이다.트라이아웃 박정원·김국희, 초연 강기둥·백은혜, 2019년 한보라 그리고 진선규·이봉준, 정운선 음악극 ‘태일’ 음악극 ‘태일’의 태일 목소리와 태일 외 목소리 출연진. 왼쪽 위부터 트라이아웃부터 함께 하는 박정원·김국희, 2018년 본공연의 강기둥·백은혜, 2019년 함께 했던 한보라, 2021년 시즌에 새로 합류한 진선규·이봉준·정운선(사진제공=플레이더상상)“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를 외치며 화염 속에 스러져갔던 전태일 열사의 삶을 따르는 음악극 ‘태일’(2월 23~5월 2일 대학로 TOM 2관)이 2021년 시즌 개막 소식과 더불어 캐스팅을 발표했다.‘섬’ ‘백범’ ‘바넘’ ‘로기수’ ‘만추’ 등의 장우성 작가, ‘여신님이 보고 계셔’ ‘섬’ ‘레드북’ 등의 이선영 작곡가, ‘김주원의 사군자_생의 계절’ ‘오만과 편견’ ‘펀홈’ ‘렁스’ 등의 박소영 연출이 의기투합해 실존 인물들의 삶을 무대에 복원하는 ‘목소리 프로젝트’의 첫 작품이다.음악극 ‘태일’ 포스터(사진제공=플레이더상상)청년 전태일의 삶을 재현할 태일 목소리와 그를 지지하거나 핍박하는 다양한 인물의 목소리로 꾸려가는 작품이다. 2017년 서울문화재단 최초예술지원사업에 선정돼 트라이아웃 공연된 후 2018년 본공연, 2019년 전태일 기념관 개관작으로 관객들을 만났던 작품이다.2021년 시즌은 매 시즌 일주일 안팎의 짧은 기간 공연되며 아쉬움을 자아내던 ‘태일’의 첫 장기 공연이다. 2017년 트라이아웃부터 함께 하는 ‘더픽션’ ‘블랙메리포핀스’ ‘비스티’ ‘어린왕자’ 등의 박정원과 ‘베르나르다 알바’ ‘광주’ ‘프리스트’ 등의 김국희, 2018년 본공연의 ‘여신님이 보고 계셔’ ‘히스토리 보이즈’ ‘알앤제이’ 등의 강기둥과 ‘오만과 편견’ ‘비’ ‘섬’ 등의 백은혜가 태일 목소리와 태일 외 목소리로 다시 호흡을 맞춘다.또한 2019년에 합류했던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 ‘생쥐와 인간’ ‘투모로우 모닝’ 등의 한보라가 태일 외 목소리로 다시 돌아온다.더불어 영화 ‘범죄도시’ 위성락을 비롯해 ‘킹덤’ ‘극한직업’ ‘승리호’, 애니메이션 ‘태일’ 등으로 지명도를 높인 진선규와 뮤지컬 ‘광주’ ‘베어더뮤지컬’ 등의 신예 이봉준이 태일 목소리에,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오만과 편견’ ‘섬’ ‘인형의 집’ ‘블라인드’ 등의 정운선이 태일 외 목소리에 새로 합류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1-30 14:30 허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