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3대 최저임금위 위원 위촉 완료…내년 최저임금 심의 앞두고 ‘험로’ 예상

정다운 기자
입력일 2024-05-12 14:47 수정일 2024-05-12 15:01 발행일 2024-05-1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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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사측 편향적 행보 교수진 공익위원 위촉 유감”
정부 “지금부터 최저임금위의 시간 정부 개입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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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정부가 13대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26명 위촉을 완료했다. 하지만 새롭게 위촉된 공익위원을 두고 노동계에서는 사측 편향된 인사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어 오는 21일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앞두고 날 선 공방이 예상된다.

고용노동부는 이달 14일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제13대 최저임금위 위원 26명을 위촉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위촉은 총위원 27명(공익위원·근로자위원·사용자위원 각 9명) 중 지난 1월 30일 임기가 3년 연장된 하헌제 최저임금위 상임위원을 제외한 26명이 새로 위촉됐다.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 선임된 이번 13대 공익위원은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와 김기선 충남대 교수, 김수완 강남대 교수,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부원장 등이다.

이처럼 윤 정부의 첫 최저임금위 위원 위촉이 완료됨에 따라 오는 21일부터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차 전원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해당 회의에서는 노동부 심의요청서 접수, 위원장 선출 등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가 논의된다.

다만, 노동계에서는 전원회의 시작을 앞두고 정부가 위촉한 공익위원이 사측 편향된 인사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지현 한국노총 대변인은 “그간 최저임금위에서 노골적으로 사측 편향적 행보를 보여 온 권순원 교수가 또다시 공익위원에 포함된 것은 유감”이라며 “미래노동시장연구회 같은 보수 성향의 교수들이 다수 포함된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노동계에서 문제 삼고 있는 공익위원은 대표적으로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김기선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수완 강남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다.

권순원, 김기선 교수는 윤 정부의 노동 개혁 자문역할을 한 바 있고 김수완 강남대 교수의 경우 대표적인 연금 재정안정론자로 평가받는다.

전호일 민주노총 대변인도 “이번 공익위원 위촉은 대부분이 보수 성향의 경제학자 중심 인선”이라며 “공익위원 위촉 전반을 재검토하고 특히, 권순원 위원의 위촉을 즉각 취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대 노총은 오는 13일 공동 성명 형태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반면, 정부는 이번 최저임금위 위원 위촉과 관련해 각계 전문가들이 골고루 포진된 만큼 최저임금심위는 노사 간의 문제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번 최저임금위 위원 위촉 여성 비율을 보면 3분의 1을 넘어섰다”며 “이는 지난 1988년 최저임금이 시행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역할은 공익위원 임명까지로 봐야 한다”며 “지금부터는 순수하게 최저임금위의 시간으로 봐야 하고 각계 전문가들이 모인 만큼, 정부의 개입 등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 불황·산업전환·고금리 등의 문제가 지속해서 야기되고 있는 만큼 내년도 최저임금 시간당 1만원 돌파 여부, 업종별 차등적용 등의 논의는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차기 최저임금위원장으로는 권순원 교수, 성재민 부원장, 이인재 교수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권 교수의 경우 노동계의 거센 반대가 이미 예고된 상황으로 임명은 불분명한 상황이다.

세종=정다운 기자 danjung638@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