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대기업 복지비용 10년간 격차 3배↑
설 연휴 간 근로자들의 이직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충청남도 당진시 소재 중소기업 금형 공장에 근무하는 근로자 이 씨(28세·남성)는 지난 8일 회사에서 명절 선물을 받지 못했다.
이 씨는 “하루 12시간씩 일했음에도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올해 연봉동결, 상여금 미지급도 감수했다”며 “간단한 선물이라도 줄 수 있는데, 연휴가 끝나면 반드시 이직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충청남도 천안시 한 공단에서 반도체 설계를 업무를 하는 김 씨(31세·남성)의 사연도 다르지 않았다. “올해 4년 차지만 명절 보상은 없었다”며 “남은 연휴 기간에 구직 사이트에서 이직 자리를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인크루트가 직장인 84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국 직장인들의 2024 설 연휴’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의 설 연휴 계획은 개인 정비·휴식 36.6%, 고향 방문 35.2%, 이직 준비 8.0%, 근무 7.1% 등 순으로 나타났다.
설 연휴의 목적이 휴식·고향 방문인 것을 고려하면 이직 준비가 직장인들의 주된 관심사인 것으로 풀이된다.
설 상여금·선물 등을 받은 비율은 66.3%로 10명 중 3.5명은 아무것도 받지 않았다.
아울러 만족도 결과는 불만족과 매우 불만족이 각각 31.7%, 14.3%로 집계돼 전체 직장인의 절반은 명절 선물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유형별 만족도는 중소기업이 최저를 기록했다.
근로자들은 설 연휴에 더해 휴가를 쓰는 것도 마땅치 않았다.
연휴 앞뒤로 연차를 사용하는 ‘샌드위치 휴가’가 있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2.4%는 있다고 답했다. 직장인 10명 중 약 7명은 공휴일을 제외하면 휴가를 사용할 수 없었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을 고려하면 이 같은 상황에 처한 근로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도 이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업 규모별 복지비용(주거·문화 등) 차이도 더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2012 회계연도 기업체노동비용조사 결과’를 보면 300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자 1인 복지비용은 월 16만3000원으로 300인 이상 사업장(25만500원)과 8만7500원 차이가 났다. 하지만 지난 2022년 300인 미만은 13만6900원, 300인 이상은 40만900원으로 26만4000원 차이가 나 10년간 두 집단의 격차는 3배 늘었다.
정다운 기자 danjung638@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