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적립금 12조 돌파…가입자 수 88만명↑

정다운 기자
입력일 2024-02-05 17:42 수정일 2024-02-05 19:03 발행일 2024-02-0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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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적립금 90% 초저위험 상품에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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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DB자료)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의 적립금이 12조원을 돌파했다.

고용노동부는 5일 지난해 디폴트옵션의 적립 금액·수익률 등 주요 현황을 공시했다.

노동부는 작년 12월 기준 41개 금융기관이 정부로부터 승인받은 306개 디폴트옵션 상품 중 현재 300개 상품이 판매 중이라고 밝혔다. 적립 금액은 총 12조5520억원으로 지난 3분기보다 7조4425억원 증가했다. 지정 가입자 수는 479만명으로 같은 기간 약 88만명이 늘었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 주체인 근로자가 금융상품을 결정하지 않으면, 사전에 결정된 방법으로 적립금이 운용되는 제도를 말한다.

디폴트옵션은 노후 소득 보장 등을 위해 지난 2022년 7월 도입됐다. 그 뒤 약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작년 7월 12일부터 시행됐다.

퇴직연금 중에서는 확정기여형 퇴직연금(DC)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이 디폴트옵션 대상이다. 회사가 운영하는 확정급여형 퇴직연금(DB)은 해당하지 않는다.

DC·IRP는 근로자가 적립금을 운용하고 퇴직 시 운용 손익을 최종 급여로 수령 받는 것을 말한다. 반면 DB는 회사에서 적립금을 운용하기 때문에 손실이 나더라도 퇴직급여 줄지 않는 특징이 있다.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DC적립금은 8조5993억원, IRP는 3조9527억원으로 확인됐다.

금융기관별 DC·IRP 적립금 합계 규모는 △신한은행 2조5122억원 △KB국민은행 2조4064억원 △IBK기업은행 1조4640억원 △NH농협은행 1조4410억원 △하나은행 1조3704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노동부는 디폴트옵션 상품의 지난해 연수익률이 10.13% 수준으로 당초 목표수익률인 6~8%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상품 위험도별로 보면 디폴옵션 상품의 연수익률은 △초저위험 4.56% △저위험 7.69% △중위험 10.91% △고위험 14.22% 순으로 나타났다.

이어 노동부에 따르면 전체 적립금의 약 90%(11조2879억원)가 초저위험 상품에 몰려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현상은 경기불황 및 고금리 여파 등으로 가입자들이 수익률보다 안전성을 선호하며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초저위험 상품 쏠림 현상과 관련해 디폴트옵션 도입의 취지가 퇴직연금 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한 수익률 제고라는 것을 고려하면 제도가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동부는 디폴트옵션 도입의 목적이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인 만큼 안정적인 수익 실현이 가능하도록 내실 있게 제도를 관리·운영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세종=정다운 기자 danjung638@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