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횡재세 도입, 거위배 가르자는 것"

공인호 기자
입력일 2023-11-23 17:24 수정일 2023-11-23 17:25 발행일 2023-11-2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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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하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YONHAP NO-2292>
[사진=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야권의 횡재세 법안 추진에 대해 비판적 인식을 드러냈다.

23일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개최된 ‘금융투자협회 70주년 기념식’ 자리에서 횡재세 법안에 대한 질문에 ‘거위 배를 가르자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횡재세 법안은) 마을에 수십년 만에 기근이 들어 다들 어려운 상황에서 거위 알을 한 알씩 슬기롭게 나눠서 쓰자는 상황에서 갑자기 거위 배를 가르자는 논의로 나온 것”이라며 개별 금융사의 사정에 대한 배려가 없고 ‘일률적으로 이익을 빼앗겠다’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은행권의 이자이익에 대해 기여금과 기부금 등 다양한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고 소개하며 “함께 잘 사는 방안을 논의하자는 것을 두고 ‘직권 남용’을 운운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고도 말했다.

다만 금융당국 차원의 검토 여부에 대해서는 “나라마다 여러 형태로 손실 분담을 하고 있는 부분을 살펴보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입법이 추진되고 있는 횡재세 법안은 지난 5년간 평균 순이자수익의 120%를 초과하는 이익을 낼 경우, 초과 이익의 4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상생금융 기여금을 걷는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정부 여당은 ‘반시장적’ 법안이라며 도입 추진에 반대하고 있다.

공인호 기자 ball@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