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조' 은행권 상생금융 난제, 11조원대 부동산 자산으로 풀까?

공인호 기자
입력일 2023-11-22 10:04 수정일 2023-11-22 10:14 발행일 2023-11-2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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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금융
[사진=각사]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요구하는 ‘상생금융’ 규모가 최대 2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은행들이 보유 중인 부동산 자산이 재원 마련에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국내 4대 금융그룹이 보유 중인 부동산 자산은 11조원을 훌쩍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토지와 건물(영업설비)이 각각 6조9200억원, 4조8400억원 규모로, 보유 중인 부동산 자산도 전국 각지에 걸쳐 분포돼 있었다.

4대 금융 가운데서는 KB금융(7개 계열사)의 부동산 자산이 4조5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토지와 건물의 비중이 각각 절반씩 차지했다. 나머지 3개 금융그룹의 부동산 자산은 2조4000억원 안팎으로 유사한 규모를 보였다.

이들 금융그룹이 상생금융 재원 마련에 부동산 자산을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은 ‘아이디어’ 차원으로 제기된 상태지만, 디지털·비대면 금융의 확산세를 감안하면 은행들로서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더욱이 이들 금융그룹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은 세 부담 등을 이유로 장기간 자산재평가가 이뤄지지 않아 실제 가격은 장부가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4대 금융의 주력 계열사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경우 주로 서울 중심가에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큰 폭의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부동산 자산을 활용해 취약계층 및 지역경제 등을 지원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체감 가능’한 상생금융이 정부 측 요구인 만큼 실질적 지원을 위한 재원 마련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의 경우 ‘상생금융’ 차원에서 내년 1월부터 전통시장 인근 은행 지점 20여곳의 주차장을 주말 시장 이용객들에게 개방하기로 한 바 있다.

공인호 기자 ball@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