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퇴직자 재취업 대형로펌들 감독-검사 강화

공인호 기자
입력일 2023-10-17 15:59 수정일 2023-10-17 16:28 발행일 2023-10-1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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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CI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감원 퇴직자들이 재취업한 대형 로펌에 대해서는 감독당국(현 직원)과의 무분별한 유착관계가 형성되지 않기 위해 해당 로펌의 감독·검사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17일 이복현 금감 원장은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감원 전직 직원이 취업한 금융사 감독 및 검사는 엄정하게 하도록 지시했고, 향후 그 내용을 검사 프로세스 등에 넣겠다”며 “대형 로펌 등과도 공식 사무실 외에서 만나지 못하도록 하고 필요하다면 징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금감원 퇴직자들이 감독 및 검사 대상인 금융기관은 물론 김앤장 등 대형 로펌에 대거 재취업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답변이다.

실제 금감원이 정무위원회에 사전 제출한 ‘금감원 퇴직자에 대한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 심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 8월까지 최근 3년 간 제한·보류·불승인을 제외하고 106명이 승인 및 확인을 받았다.

금감원 퇴직자들이 가장 많이 향한 곳은 김앤장, 광장, 율촌 등 대형 로펌으로 31명이 재취업했다. 특히 해당 기간 김앤장에 재취업한 인원은 10명으로 단일 기업 중에서는 금감원 직원들이 가장 많이 취업했다. 이어 광장이 8명, 율촌 5명, 세종 4명, 화우 2명, 태평양 1명, 민주 1명 순이었다.

금융위원회도 같은 기간 총 15명이 승인을 받았는데, 이 중 약 13%인 2명이 태평양과 화우 등 대형 로펌에 재취업 했다.

업계에서는 라임·옵티머스 등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등이 금융당국 직원들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금감원장은 “지난해 부임 이후 감독원 내부의 윤리의식과 관련해 국민들 시각이 어떤지 잘 알고 있다”면서 “관련해서 무관용 원칙으로 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부터 대규모 횡령 등 내부통제 부실로 인한 금융사고가 잇따르는 데 대해서는 “오랜 기간 유동성 과잉이 지속된 상황에서 흐트러진 윤리의식이나 이익추구 극대화 현상이 표출됐다고 판단한다”면서 “작년 말 발표한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2027년까지 도입하는 와중에 과도기적으로 여러 가지 것 들이 터지고 있다. 조사 및 검사 능력을 집중해 적극적으로 적발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궁극적으로는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나 최고위층의 판단의 문제가 있다”면서 “내부 KPI(핵심성과지표)가 이익 추구 경향을 과도하게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이 수용할 수 없는 형태에 대해서는 CEO든 최고재무책임자(CFO)든 책임을 지우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불거진 경남은행의 대규모 횡령사고에 대해서도 “반성한다”면서 “선의를 갖고 피감 대상 회사를 대하지만 조금 더 날카로운 시각으로 감독검사에 임하겠다”며 “일정 금액 이상의 불법 이후에 일정 이상 양형을 받으면 사회에서 차단하는 것도 검찰이나 금융위원회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공인호 기자 ball@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