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WGBI 편입 또 불발 … 성사 시 외국 신규 자본 90조 유입 효과

홍승해 기자
입력일 2023-10-03 09:17 수정일 2023-10-03 15:56 발행일 2023-10-0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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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WGBI 편입 또 불발 … 성사 시 외국 신규 자본 90조 유입 효과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국내 금융시장에 외국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추진했던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9월 조기 편입이 재차 불발됐다. WGBI 편입 시 약 90조원의 외국인 국채 투자가 유입될 것이란 전망에 우리 정부는 꾸준히 가입을 위해 힘써왔으나 이번에도 조기 편입은 불발됐다. 시장에서는 내년 9월께 성사 가능성을 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현지시간) WGBI를 관리하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FTSE 채권시장 국가분류를 발표하고, 한국에 대한 기존 관찰대상국 지위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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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시장접근성이 취약점으로 지적받아온 점이 발목을 잡았다. WGBI에 편입되려면 △국채 발행 잔액 500억 달러 이상 △국가신용등급 A- 이상(스탠다드앤드푸어스 기준) △시장 접근성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국내 국채 시장은 정량성과 시장규모, 국가 신용도는 기준에 충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정성적 지표인 시장접근성이 기준에 미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접근성 저평가 이유로는 비거주자 조세관련 부담, 외환시장 개방성, 글로벌 예탁기관 이용 편의성 등이 일컬어진다.

우리나라는 전임 문재인 정부 후반기부터 WGBI 편입을 추진해왔다. 윤석열 정부 첫해인 지난해 세법개정안에서는 외국인(비거주자)이나 외국 법인이 우리나라 국채에서 지급받는 이자·양도소득에 대해 비과세를 적용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WGBI 지수에 편입될 경우 자본유입 확대 및 국채시장 수익률 등 다양한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리나라 국채가 WGBI에 편입되면 지수를 추종하는 외국계 자금이 국채 시장에 유입되고 국채의 신뢰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기획재정부는 WGBI 편입 시 약 80~90조원의 외국인 국채 투자가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권 발행 금리가 낮아지고 외화 자금이 추가로 들어오는 등 효과도 기대된다. 연간 5000억∼1조1000억원의 이자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앞으로도 WGBI 조기 편입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국채 투자가 확대되려면 차질 없는 제도개선과 투자자 편의 제고를 통한 완전한 WGBI 편입이 중요하다는 글로벌 투자자의 의견이 있다”며 “이를 반영해 투자자와 소통을 강화하고, 제도 개선의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승해 기자 hae81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