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파생결합증권 발행·상환 증가…‘손실 경고’ ELS 잔액 7조

박준형 기자
입력일 2023-09-15 11:14 수정일 2023-09-15 11:20 발행일 2023-09-1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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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H지수 편입 ELS ‘손실구간 진입’…금융당국, 모니터링 강화
금융감독원 표지석
(사진=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파생결합증권 발행액과 상환액이 모두 지난해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생결합증권은 기초자산 가격 등의 변동과 연계해 미리 정해진 방법에 따라 수익구조가 결정되는 금융투자상품으로, 해외주가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되는 주가연계증권(ELS)과 금리 등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되는 파생결합증권(DLS)을 말한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파생결합증권 발행액은 31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29조3000억원 대비 1조9000억원 늘었다. 투자한 금액을 돌려받은 상환액은 35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7조6000억원 대비 17조9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보다 상환액이 크게 증가한 것은 지난해 상반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금리인상 우려 등으로 증시 약세가 이어지면서 조기상환이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는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란 게 금감원 설명이다.

상환액이 발행액을 상회하면서 상반기 기준 파생결합증권에 투자돼 남아있는 잔액은 96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102조2000억원 대비 5조9000억원 줄었다.

상반기 ELS 발행액은 21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7000억원 감소했다. 기초자산별 발행액은 S&P500이 14조9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유로스톡스50 13조6000억원, 코스피200 8조2000억원, 닛케이225 4조2000억원 순이었다.

일본 증시 상승세를 반영해 전년 동기 대비 닛케이225 편입 ELS 발행액이 43.1% 증가했다. 반면 홍콩H지수 편입 ELS 발행액은 2021년 이후 투자 수요가 위축되면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21년 상반기 H지수 편입 ELS 발행액은 11조9000억원이었으나, 올 상반기 3조원까지 줄었다.

DLS는 상반기 9조3000억원 발행됐다. 지난해 말 대비 1조5000억원 감소한 것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조6000억원 증가했지만, 지난해 상반기 채권시장 변동성 확대로 발행액이 크게 감소한 기저효과 등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의 상반기 ELS와 DLS 수익률은 각각 연 6.4%와 2.9%였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포인트(p), 2.2%p 증가한 것이다. 주가지수 등 기초자산 변동성 확대 등 영향으로 파생결합증권의 쿠폰금리가 개선되며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사의 파생결합증권 발행·운용 손익은 3733억원으로 전년 동기(-862억원) 대비 4595억원 늘었다. 상반기 금리 하락 등으로 헤지자산인 채권 등에서 운용이익(5조1000억원)이 발생한 것에서 주로 기인했다.

상반기 원금 손실 발생 구간(Knock-In·녹인)에 진입한 ELS 잔액은 7조458억원이었다. 이는 전체 파생결합증권 잔액(96조3000억원)의 7.3% 수준이다. 지난해 H지수 약세에 따라 주로 H지수 편입 ELS에서 녹인이 발생했다. 85.6%가 내년 상반기 만기다.

금감원은 “최근 홍콩H지수는 중국 부동산발 경기둔화 및 중국경제 불확실성 심화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추세”라며 “향후 홍콩H지수 등락에 따라 투자자 손실 위험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은 H지수 추이 및 녹인 발생 관련 투자자 손실 가능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는 한편, 증권사의 마진콜(추가증거금 요구) 발생 현황 및 외화조달 비상계획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마진콜 발생 확대 등 잠재 리스크 요인에 대한 점검도 강화할 계획이다.

박준형 기자 jun89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