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테마주 과열 우려, 공격적 신용융자 확대 경계해야”

홍승해 기자
입력일 2023-08-08 13:47 수정일 2023-08-08 13:52 발행일 2023-08-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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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소상공인과 만난 금감원장<YONHAP NO-2157>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8일 2차전지, 초전도체 등 테마주를 향해 쏠린 과도한 열기로 허위 풍문이 나도는 것과 관련해 집중 점검과 철저한 대응을 지시했다. 아울러 테마주 투자 열기에 편승해 증권사들이 공격적으로 신용융자를 확대하는 것 역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이날 임원회의에서 금감원 임원 회의에서 최근 테마주 관련 주식시장의 급등락과 관련해 “단기간에 과도한 투자자 쏠림, 레버리지(차입투자) 증가, ‘단타’ 위주 매매 등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테마주 투자 열기에 편승한 증권사들의 공격적인 신용융자 확대는 ‘빚투(빚을 내서 투자)’를 부추길 수 있으므로 과열되지 않도록 관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최근 국내 증시에서 2차전지에 이어 초전도체 등 테마주로 쏠린 수급에 투자 열기가 고조되면서 빚을 내면서 투자하는 ‘빚투’가 증가한데 따른 우려감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투자자들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후 아직 갚지 못한 자금인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7월 말 기준 20조원을 넘어섰다. 외상으로 주식을 샀다가 돈을 갚지 못한 위탁매매 미수금 규모도 현재까지 7773억원을 넘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부 증권사들은 신용거래 1주일 이내 기간은 무이자로 매매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근래 증권사들의 직·간접적인 ‘빚투’권유가 늘고 있는 추세다. 해외주식거래는 1년간 수수료를 받지 않는 증권사도 있다.

아울러 리딩방 등을 통한 테마주 관련 허위 풍문 유포에 대해 ‘특별단속반’을 통한 집중 점검을 주문했다. 이 원장은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서는 조사국을 중심으로 철저히 대응하라고 지시하면서 테마주 관련 허위 사업추진이나 리딩방 운영자가 보유한 주식을 테마주라 속여 매수를 유인하는 선행매매 등을 철저히 단속할 것을 강조했다.

경남은행에서 562억원에 달하는 대형 횡령·유용 사건이 벌어진 것과 관련해서 이 원장은 “내부통제 혁신 방안‘이 실효성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최근 임직원 횡령 등 금융회사 직원의 일탈행위로 인한 금융사고가 이어지고 있는데 사고 예방을 위해 은행권과 함께 마련한 내부통제 혁신방안이 잘 정착돼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작동될 수 있도록 지속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장기근무자 인사관리 개선, 명령휴가, 직무분리 제도 개선 등을 담은 내부통제 혁신안을 지난해 11월 발표했다. 올해 4월부터는 은행 내규에 반영하고 7월에는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단계적 추진에 들어간 상태다.

이 원장은 금융사고 원인 및 금융사의 내부 통제 실태를 철저히 점검해 미흡한 사항은 신속하게 지도하고, 금융사의 자체 점검 내역 중 중요한 사항은 금감원도 검증하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금융사도 신뢰 없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해나갈 수 없다는 점을 유념하고 경영진이 적극적으로 나서 준법 경영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홍승해 기자 hae81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