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누구를 믿나… 애널리스트, 먼저 사놓고 매수의견내 시세차익 챙겨

박준형 기자
입력일 2023-06-27 13:51 수정일 2023-06-27 13:54 발행일 2023-06-2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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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도덕적 해이 심각…“내부통제 강화해야”
금융감독원
(사진=연합뉴스)

보고서를 내기 전 주식을 샀다가 보고서를 낸 뒤 파는 일명 ‘선행매매’ 수법으로 수억 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덜미를 잡혔다. 최근 증권사 임직원들의 위법행위가 잇따르면서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증권사 애널리스트 A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매수의견이 담긴 조사분석자료를 공표하기 전 차명 증권계좌를 이용해 주식을 매수했다가 자료 공표 이후 매도하는 수법으로 총 5억2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10년간 증권사 3곳에 근무하면서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선정된 적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증권사 관련 사건,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각종 위법행위가 금감원에 연달아 적발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증권사 내부통제 시스템이 안이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모 증권사 임원은 불법 주식 리딩방을 운영한 혐의가 포착됐다. 차액결제거래(CFD) 상품을 담당하면서 사적 이익을 추구한 또 다른 증권사 임원의 혐의도 드러났다.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직전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해 논란이 됐다. 김 전 회장은 지난 4월 20일 다우데이타 140만주를 605억원에 매도했다.

이에 금감원은 자본시장의 거래질서를 훼손하는 일체의 행위를 철저히 수사해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금감원 특사경 관계자는 “최근 불공정거래 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증권사들은 불공정거래 예방을 위해 조사분석자료 심의·공표 절차 개선 등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jun89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