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 증가 우려에…금감원, 내년 매출채권 손실충당금 중점 점검

박준형 기자
입력일 2023-06-13 14:50 수정일 2023-06-13 14:51 발행일 2023-06-1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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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표지석
(사진=연합뉴스)

# A사는 거래처 B사의 지속적 당기순손실과 매출채권 회수 지연 등 객관적 손상징후를 알아차렸다. 그럼에도 A사는 매출채권에 대한 연령분석 등 손상검토를 실시하지 않았다. 이에 A사는 매출채권 손실충당금을 과소계상했고, 결국 금융감독원에 적발됐다.

금감원은 13일 2024년 재무제표 심사 시 중점 점검할 회계 이슈 4개를 선정, 사전 예고했다.

우선 매출채권 손실충당금 회계처리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금감원은 최근 고금리·고물가 지속 및 경기둔화 등 영향으로 거래처의 매출채권 연체 증가 우려가 커지면서 매출채권 손실충당금 설정 정책이나 내역, 주석 공시가 기준서에 부합한 지 여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상은 건설업과 조선업을 제외한 전 업종이다. 자산총액 및 대출 대비 매출채권 비중, 업종 평균 대비 매출채권에 대한 손실충당금 설정 비율 등을 감안해 대상 회사를 선정하기로 했다.

장기공사계약이 많은 건설업, 조선업을 대상으로는 장기공사수익 회계처리를 중점 점검한다. 최근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으로 장기공사계약과 관련한 공사원가가 증가하고 있어 예정원가 상승분을 적정 반영해 수익을 인식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전환사채(CB) 콜옵션 회계처리도 내년 중점 점검 대상이다. 최근 일부 상장사가 CB 제3자지정 콜옵션을 불공거래 수단으로 악용해 물의를 일으키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포함됐다.

금감원은 “회사가 전환사채를 발행하면서 전환사채의 일부를 회사 또는 회사가 지정하는 제3자가 매수할 수 있도록 하는 콜옵션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해당 콜옵션을 내재파생상품이 아닌 별도 파생상품 자산으로 구분해 회계처리하고 발행조건, 평가손익 등을 주석 공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고금리 지속 등으로 회사가 제공한 지급보증 등 우발부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발부채 주석 공시 적정성도 점검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2023회계연도 재무제표가 공시되면 회계 이슈별로 대상 회사를 선정해 재무제표 심사를 실시하고 회계 위반사항이 발견되면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사전 예방적 감독정책의 일환으로 매년 6월 다음 사업연도에 중점 심사할 회계 이슈를 미리 공표하고 있다.

박준형 기자 jun89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