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CFD 특별점검단 가동…다른 파생상품 연계된 불공정거래도 점검”

홍승해 기자
입력일 2023-05-24 15:43 수정일 2023-05-24 15:49 발행일 2023-05-2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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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사진=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가 추가 주가조작 적발을 위해 차익결제거래(CFD) 관련 특별 점검 테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조사에 착수한다고 24일 밝혔다. 거래소 시장 감시 TF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CFD 계좌 4500개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통해 걸러진 이상 거래와 계좌를 새로운 기법으로 정밀 분석해 매매시간과 종목, 매매패턴 유사성을 볼 것”이라며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새로운 기법을 적용해 시세 조종 등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는 계좌와 거래를 걷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이번 폭락사태의 핵심 세력 외에 추가 주가조작 세력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 최대 10년 치 거래를 분석해 CFD를 활용한 다른 유사사례를 찾아 검찰에 넘길 방침이다.

거래소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한 9개 종목(서울가스, 대성홀딩스, 삼천리, 세방, 선광, 다우데이타, 하림지주, 다올투자증권, CJ)에 대한 시세조종 혐의 1차 조사 결과를 이미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이날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를 압수수색해 해당 종목들의 CFD 관련 기록을 확보했다.

TF조사는 두 달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거래소는 필요하면 조사 인력을 더 늘릴 것이라고도 했다.

CFD는 투자자가 가진 돈보다 훨씬 많은 양의 주식을 산 후에 시세 차액만 정산하는 전형적인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상품이다. CFD는 최대 4배의 레버리지(차입) 효과를 볼 수 있고, 주식을 실제 보유하지 않는 사실상 차명 계좌로 투자자 신원도 잘 드러나지 않아 절세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이에 주가조작 세력이 노출을 피하기 위해 CFD 계좌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불거졌다.

거래소는 그간 기계적으로 해오던 감시 기법에서 탈피해 조사할 경우 CFD만 볼 수 없고 이 외의 것들도 보게될 것이라며, 다른 파생상품과 연계된 불공정거래 여부도 뿌리를 뽑을 계획이다.

다만 손 이사장은 이번 조사와 감시 강화가 시장에서 파생상품이 외면당하거나 오해받는 분위기로 이어질까 우려했다. 그는 “전 세계 시장에서 파생상품은 태생적으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으면서 위험관리를 위해 필요한 상품”이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파생상품이 투기에 악용되는 것은 경계해야 하지만, 건전한 시장과 상품 육성을 저해해선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홍승해 기자 hae81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