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세력과 전쟁…이복현 "금감원장 거취 걸겠다"

박준형 기자
입력일 2023-05-23 14:44 수정일 2023-05-30 15:09 발행일 2023-05-2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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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이복현 금감원장
발언하는 이복현 금감원장 (사진=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윤석열 사단의 막내’로 평가받는 이 금감원장은 자신의 거취까지 걸겠다며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폭락사태로 촉발된 불공정거래 근절에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 금감원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유관기관 합동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시장 교란 세력들에 대한 전쟁을 선포한다고 보면 되겠다”며 “과하게 말씀드리면 거취를 걸다시피 한 그런 책임감을 갖고 올 한해 중점 정책사항으로 추진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금감원장은 “단순히 개별 건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정책적인 관점에서 올 한해 불공정거래 세력과의 전쟁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제가 취임하게 된 주된 임명 배경과 관련해 임명권자(윤석열 대통령)께서도 이 부분을 강조하셨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시장감시 기능 수행 인력 보강 및 감시 시스템 개선 △조사업무 조직체계 개편 △유관기관과 협업 강화를 추진한다. 
이 금감원장은 “최근의 주가급락사태를 사전에 감지하지 못한 데 대해 금감원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이번 사태를 반성의 계기로 삼아 공적 사명감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면서 더욱 업무에 매진하고 부족한 사항들을 세심히 살펴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금감원장은 일부 대주주가 사태를 사전에 인지하고 주식을 매도했다는 의혹에 대해 “개별 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언론에서 문제제기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빠짐없이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합동토론회에는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 금감원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양석조 서울남부지검장 등 4개 기관장이 참석했다. SG발 사태 이후 불공정거래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유관기관이 머리를 맞댄 것이다. SG발 사태로 주식시장의 신뢰와 안정성이 크게 훼손되면서 증시는 물론 사회적 파장이 거세게 일자 정부당국이 재차 불공정 세력 척결의 의지를 보였다.
금융위는 주가조작 혐의 계좌를 동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불공정거래 처벌 확정까지 장기간 소요되고 불법이익 환수도 미흡한 제도적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취지다. 금융당국과 검찰은 비상대응체계도 가동하는 등 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이번 사태의 주 배경으로 지목된 차익결제거래(CFD) 개선방안을 이 달중 발표할 예정이다. 거래소는 이와 관련, CFD 실제 투자자 유형을 표기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양 남부지검장은 “ 불공정거래의 불법수익을 끝까지 추적하고 환수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준형 기자 jun897@viv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