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거기서 거기? 5가지 꼼꼼히 따져야 '꿈의 실버타운'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3-05-16 07:00 수정일 2023-05-16 07:00 발행일 2023-05-1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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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시니어타운 선택 주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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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경제력을 갖춘 고령층 가족이 늘어나면서 시니어(실버) 타운이 주목을 끈다. 워낙 비용이 많이 들어 부담이 가는 것이 사실이지만 뛰어난 의료시설은 물론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 등을 갖춰 이른바 ‘웰 에이징 라이프’가 가능한 덕분에 상위 타운들은 입주 자체가 매우 어렵다고 한다. 그렇다고 어떤 실버타운이든 들어가면 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타운마다 보증금과 생활비가 천차만별인데다, 입지나 주택 면적 등의 조건이 모두 달라 평면적인 비교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버타운 입주에 필요한 정보와 팁을 알아본다.

◇ 입지, 면적 따라 천차만별… 조건 잘 따져 선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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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가 시니어타운으로 평가받는 ‘더클래식 500’ 전경.
시니어타운에는 유료양로시설과 노인복지주택이 있다. 국내 최고가 시니어타운이라 불리는 ‘더클래식 500’은 유료양로시설이며, VL르웨스트나 삼성노블카운티는 노인복지주택에 해당된다. 2015년부터 노인복지주택 분양이 금지되면서 현재는 소비자 입장에선 별 차이가 없다. 최근에는 노인복지주택과 유료양로시설이 혼합된 형태로 운영될 예정인 곳도 생기고 있다.

시니어타운은 입지에 따라 도심형과 근교형, 전원형으로 구분된다. 전원형은 쾌적한 주거환경과 관광 및 휴양 시설이 풍부하고 입주비용이 비교적 저렴하다. 도심형은 아무래도 접근성이 최대 장점이다. 근교형은 둘의 장점을 고루 갖추었다. 입주자의 경제적 사정이나 거주지 상황 등에 따라 선호하는 유형이 다를 수 있으므로 본인에게 맞는 곳을 선택하면 된다.

규모에 따라 대형과 중형, 소형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VL라우어 같은 곳은 800세대가 넘는 대규모 시니어타운이지만 100세대 정도의 소규모 시니어타운도 존재한다. 가족 같은 분위기를 선호하는 사람은 세대수가 적은 곳을 선호하기도 한다.

시니어타운에는 임대형과 분양형(자가소유형)이 있다. 임대형에는 입주 보증금, 분양형에는 주택구입 비용이 목돈으로 든다. 임대형을 기준으로 보면 1인 보증금이 최고 9억 원, 부부 보증금은 거의 12억 원에 육박한다. 상위 10개 타운은 2023년 현재 1인 최저 2억 3000만 원에 평균 3억~4억 원이며, 2인 기준으로는 최저 3억 원 초반대에서 평균 5억~6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매달 들어가는 생활비도 만만치 않다. 그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이 ‘식비’다. 한 달에 몇 끼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20식에서 90식까지 있다. 하루 3끼를 모두 제공하는 것이 90식이다. 이 가격 역시 천차만별이다. 월 생활비는 가장 비싼 곳이 의무식 수에 따라 1인 기준 월 450만~550만 원 수준이며, 상위 10대 타운의 경우 평균적으로 200만~250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이하 타운들도 최소 1인 월 150만 원 정도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 시니어 타운 선택 꼭 확인해야 할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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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노인복지주택 ‘삼성노블카운티’ 내부 모습.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는 최근 이지희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 사무국장(수원여대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과 함께 ‘시니어(실버) 타운 고를 때, 놓치면 반드시 후회하게 되는 5가지’를 소개했다.

우선, 입주자의 연령과 건강 상태에 따라 맞는 곳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선 법적으로 만 60세 이상이면 시니어타운 입주가 가능하지만 85세 등으로 입주를 제한하는 곳도 있다. 비교적 젊고 액티브한 어르신들이 많은 시설이 있는 곳도 있는 반면에 평균 연령이 높고 월 생활비가 비싼 대신 서비스가 다양한 곳도 있다.

이지희 국장은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라면 골프시설이나 헬스장 같은 부대시설보다는 의료시스템, 균형 잡힌 식단이 갖춰진 곳이 좋다”고 말했다.

둘째, 입주할 당사자가 직접 보고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지희 국장은 이 때 어르신의 ‘자기결정권’을 강조한다. 자녀가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가 많아 어르신의 의사가 무시될 수 있는데, 보호자가 섣불리 결정하지 말고 어르신이 직접 둘러보고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입주할 날이 되어 어르신이 입주를 거부해 방에 발 한 발자국 들여보지 못하고 위약금만 물고 돌아간 경우도 있다고 한다.

셋째, 물가 상승에 따라 월 생활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타운을 나갈 때 돌려 받는 보증금과 달리 월 생활비는 시설에 사는 내내 물가 상승률에 따라 가변적이다. 대개의 경우 매년 3~5% 정도 오를 수 있다.이 국장은 “입주자들이 고령이 될수록 자녀들도 고령이 되어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월 생활비 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입주 가능한 시니어타운을 고를 것을 권했다.

넷째, 의무식 비용이 늘더라도 ‘건강’이 먼저 임을 중시하라는 것이다. 의무식 제도는 식사를 하지 않아도 정해진 의무 식수만큼 비용을 지불토록 되어 있다. 일부에선 시니어 타운들이 먹는 것으로 장사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함께 모여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하기 때문에 ‘고립’을 예방하는 효과가 큰데다 무엇보다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는 의미가 남다르다. 이 국장은 “어르신들에게 식사는 ‘심신 건강’에 직결되는 부분”이라며 “돈을 조금 아끼려다 건강을 잃게 해선 안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마지막으로, 가족이 쉽게 찾도록 ‘접근성’ 최대한 고려를 해야 한다. 시니어타운은 가족이나 지인들이 찾아오기 쉬운, 결국 교통이 편리한 곳이 좋다.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접근성이 떨어지면, 부모님이나 지인을 만나러 오는 횟수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시설에 따라서는 인근 역이나 버스 정류장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곳도 있으니 셔틀버스 운행 여부나 역이나 시내와의 접근성부터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조진래·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