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래 회장과 키움증권의 '3개 난관'… 시장 신뢰 회복 시급

최현주 기자
입력일 2023-05-04 16:03 수정일 2023-05-07 16:49 발행일 2023-05-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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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매물 폭탄(SG사태)으로 촉발돼 드러난 대형 주가조작사건(혐의)이 주식시장 시스템의 근본 바탕인 ‘신뢰’와 ‘안전성’을 크게 훼치면서 이번 사태의 중심에 놓인 다우키움그룹의 연루성에 증시는 물론 사회적 눈길이 집중되고 있다.

키움증권의 실질적 오너인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지난 4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그룹 회장과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에서 사퇴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그러면서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를 매각해 현금화한 605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했다.

금융감독원이 이른바 ‘SG 사태’의 한 요인으로 차액결제거래(CFD)의 부적격성 등을 조사하기 위해 증권사중 첫 대상으로 키움증권 검사에 들어간 그 다음날에 김 회장측이 이 같은 사과성 대응책을 내놨다. 

증시 안팎에서는 이에 오히려 김 회장 및 키움증권에 대한 당국의 철저한 검사와 수사, 결과에 따른 합당한 조치 및 제재가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증시 네티즌들과 전문가들이 꼽는 의혹, 당국이 짚어야 할 혐의의 첫 번째는 김 회장이 금융당국이 SG사태 조사에 나설 것을 사전에 인지했느냐는 여부이다.

외국계 증권사 SG증권 창구에서 다우데이타 등 특정 8~9개 종목의 대규모 매물폭탄이 쏟아진 것은 지난달 24일.

김 회장은 불과 폭락 2 거래일전에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를 시간외 매매로 처분해 605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SG사태가 시장에 충격파를 던진 후 공개 조사에 착수했지만 이전에 관련 주가조작 혐의에 대한 제보 입수 및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예의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의 600여억원 규모 시간외 매매에 대해 키움증권측은 “우연의 일치이다”며 강변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김 회장측이 주가조작세력이나 혹은 당국의 한 곳에서 사태발발의 조짐을 사전에 인지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는다.

두번째는 김 회장이 블록딜 형식으로 시간외에 140만주를 넘긴 측(매수자)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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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 측은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블록딜 매수 희망자와 연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키움증권이 모 외국계 증권사에게 해당 매매를 의뢰했고 가격, 시기 등이 조율 끝에 확정돼 매수자와 거래가 이뤄졌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한 전문가는 “블록딜 추진이 언제부터 시작했고, 다우데이타 주가 평가를 어떻게 했는지도 들여다 봐야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매수자가 누구인지를 따지는 게 이번 사태의 본질중 하나이다”고 말한다. 

현행법상 매수자 신분을 강제로 파악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김 회장측이 억울함을 풀고자 한다면 블록딜 과정을 당국에 밝히는 게 첩경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법과 규정, 시장의 관례에 따른 거래였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만의 하나 블록딜 자체에 ‘통정 의혹’이 있다면 김 회장 및 다우키움그룹 리스크는 막심할 수 밖에 없어 이에 대한 해명이 관건이다.

세 번째는 김 회장의 사과의 진정성 문제 또한 일부 네티즌들은 비판하고 있다.

오너 리스크의 급부상으로 최대 위기에 놓인 키움증권을 살리기 위해 대국민 기자회견을 자처했지만 이 또한 ‘악어의 눈물’로 보는 이들이 있다. 

“(다우데이타)매도과정에 법적인 문제가 없었다 하더라도...” “높은 도덕적 책임이 요구되는 기업인으로서...” 등의 스스로 면죄부를 주고 무죄를 확정짓는 듯한 사과문 형태에 고개를 돌리는 개미들도 있다. 

단적으로 법적으로 잘못이 없다면서 회장 및 의장직을 내려놓고 사인의 재산 600여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게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위법 및 불법 사안이 없는데 ‘사회적 물의’의 책임으로 무려 600억원을 내놓는 걸 귀감으로 보는 이들도 있겠지만 이번 사태와의 연루성을 더욱 짙게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뒤따른다. 

한 네티즌은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었다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더욱 현실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꼬집는다.

최현주 기자 hyunjoo226@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