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회장 선거 여전히 ‘안갯속’…증권맨vs 자산운용맨 대결

홍승해 기자
입력일 2022-12-13 12:56 수정일 2022-12-13 13:49 발행일 2022-12-1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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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사진=연합뉴스)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후보가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등 3명으로 압축됐다. 오는 23일 증권 자산운용사 등 총 385개 회원사의 직접 투표로 차기 회장이 결정된다.

특히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출마 의지를 밝혔던 김 전 대표를 제외하고 일각에서는 서명석-서유석 후보의 ‘양강’ 구도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실제 선거에서 약체로 꼽힌 후보가 승리한 전례가 있어 아직 표심은 안갯속에 묻혀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만큼 현실을 직시해 금융당국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리더에게 표심이 몰릴 것이라고 업계는 추측하고 있다.

서명석 전 대표는 1986년 동양증권 재직 당시 리서치센터장을 맡는 등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2013년 동양증권 사장 자리에 올라 이후 유안타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지난 2020년까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서 전 사장은 충암고 출신 윤석열 대통령의 금융권 인맥 중 한명으로 꼽히며 증권업계와 중소형사 중심으로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유석 전 대표는 대한투자신탁을 거쳐 미래에셋증권에서 마케팅·리테일·퇴직연금 관련 업무를 한 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사장을 역임했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양쪽 모두를 경험한 인물로, 대형사 및 자산운용업계에서 표심이 움직일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김해준 전 대표는 1983년 대우증권 입사 후 기업금융(IB) 업무로 금융인의 길을 걸었고 2008년 교보증권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 다섯 차례나 올라 최장수 CEO를 지녔다. 김 전 사장은 증권업계 중소형사 중심의 표심을 기대하고 있다.

금투협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오는 23일 임시총회를 열어 차기 회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임시총회에서는 정회원사를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하며 과반수 이상의 표를 획득하면 제6대 금투협회장으로 선출된다. 차기 회장 임기는 2023년 1월1일부터 2025년 12월31일까지 3년이다.

현재 차기 협회장 선거권은 협회 정회원사에 부여되며, 금투협 정회원사는 총 38개사(증권사 59곳, 자산운용사 308곳, 신탁사 14곳, 선물사 4곳 등)다.

다만 협회비 분담률에 따라 가중치가 다른데, 투표권은 협회 회원비 분담비율에 따라 균등의결권(30%)과 차등의결권(70%)으로 나뉜다.

즉 균등의결권을 가진 소형사들은 1사 당 1표가 주어지지만 규모가 큰 중대형사는 분담금 비중에 따라 투표권이 차등 배정된다. 기존에는 균등의결권 비중이 40%였지만 이번 선거부터는 30%로 줄어 선거에서 중대형사의 의견이 상대적으로 크게 반영된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증권사 출신의 협회장이 배출돼 운용사의 의견이 상대적으로 반영되지 않아 불만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추후 균형감을 가지고 업계를 대변할 수 있는 차기 회장에게 표심이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금투협회는 지난 2018년 4대 협회장 선거부터 투표과정을 생중계로 전했으며, 이번 선거 역시 협회장 후보들의 발언과 총회 진행상황, 투표 결과 등을 실시간으로 공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홍승해 기자 hae81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