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은행 경영진 선임, 투명하고 공정해야"

김동휘 기자
입력일 2022-11-14 14:35 수정일 2022-11-14 14:45 발행일 2022-11-1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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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CEO 선임이 합리적인 경영승계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주시길 당부 드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4일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에게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최근 일부 금융지주 회장의 거취 및 그에 따른 후속 인사가 금융권 관심사로 급부상한 상황에서 이 같은 이복현 금감원장의 발언에 은행권이 특히 촉각을 세우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퇴진 및 임기만료로 빈 금융지주 수장자리에 친 정부 인사가 낙점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복현 원장은 이날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과 간담회에서 금융사 지배 구조의 핵심축인 이사회와 경영진의 구성 및 선임과 관련해 “전문성과 도덕성을 겸비한 유능한 경영진의 선임이 이사회의 가장 중요한 권한이자 책무”라고 밝혔다.

이 금감원장은 “CEO 선임이 합리적인 경영 승계 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사외이사가 특정 직군이나 그룹에 편중되지 않도록 하고 사외이사 임기도 과도하게 겹치지 않게 함으로써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 독립성 제고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최근 우리은행 직원의 600억원대 횡령 사고 등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에 대해 “은행 지주 그룹 전반의 내부 통제 체계를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부통제 체계를 경영진에만 맡겨 놓으면 성과 우선주의 등으로 실효성이 떨어지기 쉬우므로 이사회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금감원장은 최근 고금리 등으로 경제·금융시장의 충격이 가시화되고 있고 내년 이후에도 안심할 수 없다면서 “은행 지주 그룹이 위기 상황에도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과 유동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이사회가 대손충당금 적립, 자본관리, 자금 조달·운용 측면에서 위기 대응 전략을 꼼꼼하게 챙겨달라”고 언급했다. 더불어 “비대면 채널 확대 및 플랫폼화 빅테크·핀테크의 급성장 등 금융의 디지털 전환 확산과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과 지속가능금융에 대응하지 못하는 회사는 생존을 위협 받을 수 있다”며 디지털화와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도 지적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선우석호 KB금융 의장, 이윤재 신한금융 의장, 노성태 우리금융 의장, 백태승 하나금융 의장, 이종백 농협금융 의장 등이 참석했다.

김동휘 기자 kimd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