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총량규제…저축은행 '한파' 이어질 듯

김동휘 기자
입력일 2022-11-14 13:21 수정일 2022-11-14 14:38 발행일 2022-11-1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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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금리 인상 기조와 총량규제의 영향으로 저축은행의 경영 환경이 그리 밝지만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14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 정기예금의 12개월 기준 평균금리는 연 5.49%다. 올해 이어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저축은행의 예·적금 이율은 꾸준히 상승해왔다. 특히 지난달 12일 한국은행이 빅스텝을 단행한 이후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연 4~5% 수준까지 오르며 저축은행의 예·적금 금리도 연 5% 이상으로 상승했다.

예금 금리는 1년간 3%포인트 이상 올랐으나 저축은행은 수신금리가 인상돼도 인상분을 그대로 대출금리에 반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법정 최고 금리인 20% 이상으로 금리를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은 저신용자의 이용이 많아 시중은행 대비 이율이 높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중 일부는 이미 작년부터 법정 최고 금리 수준에 가까웠다. 올해 10월 기준 OK저축은행의 전체 신용대출 중 20.32%는 금리가 연 18%보다 높다. SBI저축은행의 연 18% 초과 이율 대출도 20.78%다. 일부 저축은행은 취급하는 신용대출 중 90% 이상의 금리가 연 18%보다 높다.

저축은행이 직면한 다른 어려움은 저축은행 가계대출 총량규제다. 저축은행도 수신금리가 상승하며 주식이나 펀드 등 고위험 자산에서 예·적금으로 돈이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으로 수신잔액이 증가했으나 총량규제로 인해 늘어난 수신잔액만큼 가계대출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를 조절하기 위해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시행중이다. 대형 저축은행의 경우 작년 연 21%였던 규제가 강화돼 올해는 연 14% 이하의 가계대출 증가율을 유지해야 한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상호저축은행의 수신잔액은 117조4600억원으로 작년 8월 93조9080억원 대비 25.08%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상호저축은행의 가계대출금액은 37조3560억원에서 40조4550억원으로 8.30% 증가하는데 그쳤다.

한편 저신용자 등 취약차주에게 저축은행의 대출문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저축은행들은 총량규제로 가계대출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리스크가 높은 상품의 취급 비중을 줄이고 있다.

OK저축은행의 올해 10월 금리 연 18%이상 가계신용대출의 취급 비중은 20.32%로 작년 10월 49.11%대비 28.79%포인트 감소했다. 페퍼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28.22%에서 4.14%로 24.08%p 감소했으며 자산 규모 기준 5대 저축은행 모두 작년 10월 대비 금리 연 18% 이상 가계신용대출비중이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신용자들이 밀려나는 것은 (법정 최고금리보다) 총량규제의 영향이 더 크다고 본다”며 “총량규제 다음이 금리 인상에 따른 리스크 관리일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휘 기자 kimd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