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인생 멘토 2인에게 듣는 건강한 은퇴노년 즐기기
◇ 60세는 시작… 지혜로운 노인이 되라
김 교수는 “주변에 100세까지 산 7명이 있다”며 그들은 공통적으로 욕심이 없고, 욕을 하지 않으며, 정서적으로 늙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전한다. 과도한 욕심은 스트레스를 부를 뿐이며, 아름다운 인간관계 유지가 건강과 장수의 비결이라는 얘기다.
이시형 박사 역시 “은퇴가 인생의 끝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은퇴를 마치 패배의 순간, 사회적 죽음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노인은 어떻게 스스로를 생각하느냐에 따라 아주 달라진다”며 “부정적인 생각, 불행하고 아프다는 생각만 하며 늪에서 허우적대는 노인이 되지는 말라”고 말한다.이 박사도 ‘어른의 품격’을 강조한다. 내 경험을 나누는 것은 좋지만, 젊은이들 일에 너무 깊게 개입하지 말고 슬쩍 한 마디 걸치는 정도에 그치라고 조언한다. 항상 뒷줄과 아래에 서고, 앞에서 끌기 보다 뒤에서 미는 사람이 되라고 권한다. 남들이 시시하다고 생각하는 일, 피하고 싶어하는 일을 떠맡아 할 수 있는 사람이 존경을 받는다고 말한다.
◇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최선 다하라
그는 “나이가 들면 몸부터 늙지만 정신력까지 늙는 것이 아니다. 정신적으로 늙는 것은 온전히 자기 책임”이라고 말한다. 정신적으로 늙지 않으려면 뭐든지 항상 배우고 제대로 취미 활동이나 봉사활동을 해 보라고 권한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와 맞닥뜨린 일본에서도 60세가 넘으면 절대로 놀지 말고 무조건 공부할 것을 권한다고 말한다.
이시형 박사는 노년의 건강을 해치는 ‘생활습관병’은 40대에 싹 터 50대에 발병한다며 “40대, 늦어도 50대부터 노후건강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50대는 노화의 시작이 아니라 도전의 시작이며, 마지막 불꽃을 피우기에 적기라고 말한다. 끊임 없는 지적 도전과 규칙적인 운동, 금연 및 숙면·명상과 함께, 힘들었던 때를 회상하면서 지금 겪는 힘든 현실을 극복하는 ‘회상요법’을 권한다.
이 박사는 특히 ‘어물쩍 60대’를 경계하라고 말한다. 자신도 60대에 평생 가장 남는 게 없는 시간을 보낸 것 같다고 토로한다. 오랜 직장생활에서 풀려난 해방감으로 해이해진 점도 있고, 당장의 구체적인 계획 없이 시간을 흘려보내기 쉽다는 것이다. 그런 ‘어물쩍 60대’를 피하려면 60세 전에 자기계발과 경제활동, 취미생활 계획을 구체화하라고 권한다. 3040부터 미리 자신의 60대를 고민하고 기획하고 준비하면서 ‘뇌’를 써야 은퇴 후 갑자기 폭삭 늙어버리지 않는다고 조언한다.
◇ ‘성공’보다 ‘행복’한 삶이 목표 돼야그는 100세를 살아보니 성공보다 행복이 훨씬 중요한 것을 알게 되었다고 전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고 그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고, 그게 바로 행복”이라고 강조한다. 승진이나 지위를 성공의 기준으로 생각 하지만 누구든 최선을 다한 사람은 성공한 사람이며, “당신이 있어서 참 행복했다”라는 인사를 받을 수 있다면 진정으로 성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는 행복해지기 힘든 사람의 유형으로 ‘만족’ 같은 정신적 가치를 모르는 사람을 제시한다. 다음은 이기주의자다. 개인주의와 다른 점은 그 본질적 차이가 이기적 목적의 유무라고 말한다. 그는 또 돈 때문에 일하던 직장생활 때와 달리, 일의 가치를 찾아 일을 하면 ‘일이 일을 만드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시형 박사는 진정한 노년의 행복을 위해선 늦더라도 ‘모험’을 해 보라고 권한다. “살만큼 살았으니 좀 다치면 어떤가. 사람들이 소심해지는 것은 그나마 자기가 가진 것을 잃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서 비롯된다”면서 “늙은이의 특권이 모험심”이라고 말한다. 가만히 앉아 “안 해준다” 불평만 말고 요리도 하고 가끔 여행도 떠나라고 권한다. 요리는 재료 사러 장보는 일부터 모두가 창의적인 뇌 훈련이며, 여행 중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지는 것도 큰 모험이라는 것이다.
◇ 죽음을 맞는 지혜를 길러라
이 박사는 “슬리퍼 차림으로 가도 흉 안 볼 친구 셋은 만들어 둬야 한다”고 말한다. 그만큼 평소의 진솔한 관계 형성 노력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도 선진국처럼 노인 문제를 종합적으로 대비하는 연구소가 시급하다”고 말한다. 일본의 고령사회연구기구처럼 의료 기관과 공학·식품영양학, 법학, 사회학이 동참하는 종합연구기관을 정부 주도로 세우자는 것이다.
그는 “이제는 우리도 편안하고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해 치병보다 예방, 즉 양생(養生)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령사회에도 ‘공유’ 개념이 도입되어야 한다고도 강조한다. 고령의 주택 소유자에게 집을 고쳐주고 대신 이층방을 세주어 수익을 창출케 하는 일본식 모델도 참고할 만 하다고 말한다.
조진래·이희승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