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정기예금 1년물 금리가 2년보다 높아 왜?

김동휘 기자
입력일 2022-11-01 12:54 수정일 2022-11-01 13:06 발행일 2022-11-02 9면
인쇄아이콘
ㅇ
1일 기준 저축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정기예금 1년물의 평균 금리는 연 5.42%, 2년물의 평균 금리는 연 5.04%로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이 진행중이다. (사진=연합뉴스)

저축은행 정기예금의 1년물 금리가 2년 이상 장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금리역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시중 유동자금 유치를 위한 고육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1일 저축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저축은행 정기예금의 평균금리는 1년 기준 5.42%, 2년 기준 5.05%, 3년 기준 4.96%로 예금 기간이 길수록 낮아졌다.

일반적으로 정기예금은 예금 기간이 길수록 금리에 프리미엄이 붙는다. 시중 금리가 예상치 밖으로 변동할 경우 자산 이동에 제약이 생기는 리스크가 있고, 수신기관 입장에서도 예금 기간이 길수록 관리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최근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1년 기준 정기예금 금리가 2,3년 기준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금리 역전의 배경으로는 기준금리 인상기조와 이에 따른 수신자금 유치 경쟁이 지목된다. 지난 12일 한국은행이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은행과 저축은행들이 예금 금리 경쟁에 돌입했다. 시중 은행들이 연 4%대 금리의 정기예금 상품들을 출시하고 10년 만에 연 5%대 금리의 상품도 돌아왔다.

일반적으로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1%포인트(p) 수준 더 높은 금리를 유지한다. 저축은행보다 안정성이 더 높은 시중은행 대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더 높은 예금 금리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달 한은의 빅스텝 이후 시중은행이 연4~5%대의 정기예금 상품을 출시하면서 저축은행도 앞다퉈 연 5~6%대의 정기예금 상품을 출시했다.

올해 8월부터 저축은행의 금리역전은 본격화됐다. 이달 8월 이전까지 저축은행의 1년물 평균 금리는 2년 이상 예금의 금리보다 낮은 금리를 유지해왔지만 8월말 부터 역전이 시작돼 지금까지 금리 차이는 더 커지고 있다.

OK저축은행의 ‘OK e-정기예금’의 경우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1년물의 금리는 6.05%, 2,3년물의 금리는 5.20%였다. JT저축은행의 ‘JT정기예금’의 1년물 금리는 지난달 19일 기준 5.00%, 2,3년물 금리는 2.50%로 1년물과 2,3년물 사이 2.50%p의 금리차이를 보였다. KB저축은행의 ‘KB e-plus 정기예금’의 1년물 금리는 지난달 28일 기준 6.00%, 2년물은 4.70%, 3년물은 4.80%였다.

자산 규모 기준 5대 저축은행인 SBI·한국투자·페퍼·웰컴·OK 저축은행 중 OK저축은행을 제외한 4곳은 2년 이상 예금의 금리가 1년물 보다 높거나 같았다. 일부 저축은행은 연이은 은행과 타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 상승으로 인한 자금 이탈에 대응하기 위해 1년물 금리를 높게 조성하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리가 급변하다 보니 단기에 고금리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을 찾는 경우가 많아 상품도 그에 맞춰 구성됐다”고 말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존 고객들을 유지하기 위해 금리를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다”며 “신규 회원 확보를 위한 것도 있지만 수신잔고 확보를 위해 (금리 조정을)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동휘 기자 kimd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