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신용금리에 빚투 개미 ‘비명’… 증안펀드, 2100선 밑돌면 투입 관측

김수환 기자
입력일 2022-10-26 11:17 수정일 2022-10-26 11:22 발행일 2022-10-2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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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미국발 훈풍에도 장 초반 보합…환율 1,420원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환율 등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빚투 부담이 커지면서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급감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연 3%대로 오르면서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금리도 10%대를 돌파한 여파다. 금융당국이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의 투입 적기를 보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 2100선이 무너질 경우 펀드자금이 투입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도 제기된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16조2577억 원(24일 기준)으로 연초 23조886억 원 수준에서 29.58% 감소했다. 신용융자 이자가 오르면서 신용융자 잔고가 크게 감소하는 추세다. 투자자예탁금도 48조2913억 원으로 연초 69조6534억 원 보다 28.48% 줄었다.

현대차증권의 일반 투자자 대상 90일 초과 신용융자 금리는 현재 10.50%다. 유안타증권은 151일~210일 기준 신용융자금리를 10.30%로 적용하고 있다.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10대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금리도 최대 10%에 육박한다.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한 만큼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금리는 앞으로 더 오를 전망이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이어지면서 보유 종목의 주가가 급락하면 강제로 처분되는 반대매매 위험성도 높은 상황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하락으로 외상으로 매입한 주식이 담보유지비율을 밑돌면 반대매매가 나갈 우려가 있다”며 “이로 인한 매물 증가가 주가의 추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코스피 지수는 연초 대비 742.58포인트(24.93%·25일 기준) 급락한 상태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투자 비중이 높은 개미들은 증권시장 안정펀드가 증시 안전판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증안펀드는 주식시장의 주가급락 및 과도한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조성된 펀드로, 금융당국이 10조7000억 원 규모로 조성하고 있다. 채안펀드와 유사하게 캐피털콜(펀드자금 요청) 방식으로 자금을 모집하며, 개별종목 주가에는 영향을 주지 않도록 시장대표 지수 상품에 투자해 증시가 회복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운용된다. 4대 은행이 최근 이사회에서 증안펀드 출자금에 대한 의결을 마쳤고, 대부분의 금융사들이 이사회 의결을 완료해 이르면 이번주 중으로 투입준비는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 연방준비제도의 고강도 긴축으로 경제지표들이 부진하게 나오면서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 등으로 미국발 훈풍이 불고 있어 당국은 투입의 적기를 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선 증안펀드 투입 시점을 코스피 2100선이 무너질 경우로 본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200선이 깨지고 2100선을 위협할 정도까지 하락하면 증안펀드를 투입할 것 같다”며 “다만 증안펀드가 투입되더라도 한미간 금리역전에 원·달러 환율이 크게 흔들리면서 외국인 자본 유출 우려 등으로 부터 증시를 방어하는 목적이므로 하방을 막는 정도지 반등 모멘텀이 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