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채안펀드 1조6천억원 신속 매입…시장안정 추가 대책 필요 목소리도

최지훈 기자
입력일 2022-10-20 13:50 수정일 2022-10-20 13:51 발행일 2022-10-2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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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채권시장 안정화를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를 신속하게 활용할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20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시장안정을 위한 금융위원장 특별 지시사항’을 통해“채안펀드 여유 재원 1조6000억원을 통해 신속한 매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단기자금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특히 강원도 레고랜드 PF(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유동화증권(ABCP) 사태로 인한 시장 불안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채무 불이행(디폴트)이 발생한 레고랜드 부동산 PF ABCP를 국내 증권사 10곳, 운용사 1곳이 총 2050억원을 편입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PF 위기감이 최근 금융권에 조성되고 있다.

김주현 위원장은 “추가 캐피탈콜(펀드 자금 요청) 실시도 즉각 준비하겠다”며 “한국증권금융을 통한 유동성 지원 등도 적극적으로 시행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부동산 PF 시장과 관련해 시장불안이 확산하지 않도록 필요시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조속히 마련·발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당국의 이 같은 방침에도 불구하고 증권가는 채안펀드만으로는 자금시장 경색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기명 연구원은 “부동산 금융시장에 경색되는 상황에서 강원도의 PF ABCP에 대한 보증 의무 불이행이 찬물을 끼얹으면서 단기자금시장의 유동성이 빠르게 말라가고 있다”며 “매입 약정이나 매입 확약 등 신용보강을 제공한 증권사는 자체 자금으로 PF ABCP를 인수해 급한 불을 끄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채권시장 안정화를 위해 한국은행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이날 주문했다.

그는 “채안펀드 재가동을 통한 유동성 공급으로 시장 기능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다”면서도 “시장 기능의 완전한 회복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현 상황을 진단했다.

최지훈 기자 jhch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