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수신금리 인상 행렬에 '역머니무브' 심화될듯

김동휘 기자
입력일 2022-10-18 09:30 수정일 2022-10-18 09:32 발행일 2022-10-18 99면
인쇄아이콘
연 0.3%p~1.0%p 예·적금 금리 인상 이어져
5대은행 13일만에 정기예금 수신 16조 증가
금리 오르자 9월 은행 정기예금 32.5조원 늘어<YONHAP NO-3900>
시중은행들이 연이어 금리를 인상하며 투자자금이 은행으로 돌아가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시중은행들도 잇달아 예·적금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이에 지난달부터 이어진 은행권으로 시중 유동성이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2일 발표된 한은의 빅스텝(50bp 기준금리 인상) 직후 은행들은 발 빠르게 예·적금 금리를 인상했다. 2012년 한은이 연달아 금리를 인하하며 4~5%대 금리가 실종 된지 약 10년 만에 연 5%수준 금리의 예·적금 상품이 일반화되는 모습이다. 특정 고객층을 대상으로 하거나 이벤트를 통해 6%를 넘는 상품들도 출시됐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14일 ‘신한 알.쏠 적금’ 금리를 최고 연 4.45%로 인상했다. 신한은행의 일부 우대 상품은 연 이자 5.00%를 넘겼다. 첫 거래 고객 대상 ‘신한, 안녕 반가워 적금’의 이율은 최대 연 5.20%다.

우리은행은 지난 13일 ‘우리 첫거래 우대 정기예금’의 이율을 연 4.80%로 기존 3.80%에서 1.00%포인트(p) 인상했다. 그 외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0.30~0.50%p 인상, 적금 금리는 0.30~0.80%p 인상했다.

NH농협은행은 이달 14일 정기예금 금리는 0.50%p, 적금 금리는 0.50∼0.70%p 올렸다.

하나은행은 14일 대표예금 상품인 ‘하나의 정기예금’의 금리를 기간에 따라 최대 연 0.65%p 인상했다. ‘하나의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기준 금리는 연 4.60%다. 또 하나은행은 오는 20일부터 예·적금 등 총 29종 수신상품의 금리를 최대 0.95% 인상해 적용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시장상황을 반영해 21일 이전까지 수신상품 금리 인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케이뱅크와 KDB산업은행도 최근 각각 연 4.60%, 연 4.50%로 대표 정기예금의 이율을 조정했다.

연이율 6% 이상 적금 상품도 등장했다. 다만 6% 이상 적금의 경우 납입 한도가 최대 월 50만원 이고 특정 가입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NH농협은행의 ‘NH1934월복리적금’은 만 19세~34세 청년을 대상으로 최대 6.60%의 금리를 준다.

케이뱅크의 ‘코드K자유적금’은 1년 적금에 가입하는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랜덤룰렛을 돌려 나온 숫자에 따라 최대 10.00%의 금리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시중은행이 정기예금의 연이율을 지속적으로 올리면서 역머니무브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 달 은행들의 연이은 정기예금 이율 인상으로 역머니무브 현상은 더 심해질 전망이다.

연이은 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올해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776조2859억원으로 지난달 말(760조5044억원) 대비 보름 미만의 기간 동안 약 16조원 증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전체 은행의 정기예금 수신은 32조5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자산운용사 수신은 12조4000억원 감소했다. 특히 채권형펀드와 주식형펀드의 수신은 각각 2조3000억원, 3조1000억원 감소했다. 정기예금 이율이 오르면서 채권과 주식에 몰린 돈이 은행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강승건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도 역머니무브 현상은 이어질 거라고 본다”며 “금리가 올라가는 구간에서 나타나는 통상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김동휘 기자 kimd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