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3년만에 돌아온 '서울 팝콘' 행사장을 가다

김동휘 기자
입력일 2022-08-28 16:27 수정일 2022-08-28 16:52 발행일 2022-08-28 99면
인쇄아이콘
'서울 코믹콘'에서 새이름 '서울 팝콘'으로 재개
게임 애니메이션 줄고, NFT·플랫폼 비중 늘어
버추얼 유튜버 '홀로라이브' 행사 인기 '독차지'
KakaoTalk_20220828_152435569
28일 코엑스 서울 팝콘 행사장의 중앙 무대 앞에 관객들이 가득 차 있다 (사진=브릿지경제)
KakaoTalk_20220828_134706106_09
서울 팝콘 부스에 전시된 디시코믹스의 대표 캐릭터 피규어들 (사진=브릿지경제)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3층 서울 팝콘 행사장에는 관람객들로 붐볐다. 인근 봉은사역에서부터 각종 코스프레를 한 사람들이 삼삼오오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들뜬 목소리로 부스를 둘러보며 대화하는 편한 옷차림의 사람들, 노란색·민트색·빨간색 등 다양한 색의 머리를 하고 만화에서나 볼 법한 이국적인 의상을 입은 사람들, 중앙 무대 앞에서 환호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지난 25일부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개막된 ‘20222 서울 팝콘’은 대회 마지막날인데도 열기가 식을 줄 몰랐다. 이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과 2021년 휴식기를 가지고 3년 만에 ‘코믹콘’에서 ‘팝콘’으로 이름을 바꿔 재개된 것이다.

긴 대기줄을 지나 행사장으로 입장하니 만화·게임·애니매이션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부스들이 마주친다. DC코믹스·마블 등 미국 만화를 다루는 부스에서는 아이언맨·배트맨 등 대표 캐릭터의 피규어를 볼 수 있었다.

방문객들은 아이언맨과 스파이더맨 코스프레를 한 직원들과 여러 가지 포즈로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애니매이션 음악을 헤드폰으로 청음해보거나 일본 애니매이션 캐릭터와 꼭 닮은 코스프레를 한 사람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도 있었다. 이번 서울 팝콘에 참가한 한 코스플레이어는 “이 행사에 처음 참가하는데 부스도 많고 시설도 깨끗해 많은 체험을 할 수 있어 좋았다” 며 “내년에는 더 철저하게 준비해서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KakaoTalk_20220828_134706106_04 (1)
버추얼 유튜버 홀로라이브를 응원하는 내용의 포스트잇을 작성하는 팬들 (사진=브릿지경제)

한 부스는 포스트잇이 빼곡하게 붙어 있는 벽과 유난히 많은 사람들로 주위의 시선을 끌었다. 일본의 버츄얼 유튜버 ‘홀로라이브’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은 포스트잇을 팬들이 붙여 놓은 벽이었다. 또 게임을 주제로 한 다른 부스들은 각종 이벤트로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한 레이싱게임 부스는 신기록을 세우면 경품을 증정하는 행사를 했고, 각종 인기 게임을 직접 플레이해볼 수 있는 부스도 찾을 수 있었다.

이번 서울 팝콘 행사에서는 지난 서울 코믹콘 행사에 비해 만화와 애니매이션의 비중이 줄고 NFT, 플랫폼 등의 비중이 높아졌다. NFT는 대체불가능토큰(Non-fungible token)의 줄임말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디지털 자산의 소유주를 증명하는 토큰을 말한다.

KakaoTalk_20220828_153024496_01
NFT 작품 전시 부스에 전시된 애니쿤 작가의 작품들 (사진=브릿지경제)

미술 작품들이 전시된 부스도 있었다. 미술 작품을 NFT로 거래하는 업체인 STARS가 운영하는 부스다. 부스에서는 김일동 작가의 달마, 애니쿤 작가의 로봇 등 다양한 주제의 팝 아트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지나가는 한 시민은 NFT 등의 비중이 늘어나며 기존 코믹콘에 비해 만화의 비중이 줄어든 부분에 대해 “마블이나 액션 피규어의 비중이 줄어들어 아쉬웠다”며 “입장료를 생각하면 키덜트 취향을 가진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KakaoTalk_20220828_134706106_03 (1)
오픈게임챌린지가 진행되는 중앙무대 앞을 가득채운 관객들 (사진=브릿지경제)

중앙 행사 무대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국내 최초의 유저 참여형 게임 대회인 ‘오픈게임 챌린지’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시작 시간 한참 전부터 이미 무대 의자는 꽉 차있었고 행사가 시작되자 주변 통로까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진행을 맡은 남도형 성우가 말을 할 때 마다 환호성이 이어졌다. 행사는 리듬게임 ‘태고의 달인 쿵딱 원더풀 페스티벌’을 참가자가 플레이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참가자가 최고 난이도인 ‘귀신’난이도로 베토벤 5번 교향곡을 플레이 할 때는 환호성이 나오기도 했다. 중앙 무대 앞에 위치한 대형 화면에서는 참가자들의 게임 플레이화면과 드럼 스틱을 들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참가자를 볼 수 있었다. 간간히 나오는 객석의 모습은 관객석의 열기를 실감하게 했다.

오후에 이어진 버추얼 유튜버 홀로라이브의 행사에서는 턱없이 부족한 관람석 때문에 사람들은 어느 새 무대 옆에 있는 스탭 룸 앞까지 이어 서있었다. 어어 140만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파워 인플루언서이자 일본 버츄얼 유튜버 그룹 홀로라이브의 홀로미스 소속 ‘타카나시 키아라’가 등장했다. 관람객들은 버츄얼 유튜버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열광하고 환호했다. 마치 시공간을 초월해 함께 있는 것 같은 공동체 의식을 느끼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당황하던 사람들도 이내 그 안에서 함께 놀고 즐기며 열광하고 있었다.

서울 팝콘에 다년간 참가해온 군인 코스플레이어는 “3년만에 개최되는 서울팝콘에 설레는 마음으로 참가했다”며 “3년 전보다 더 자유로운 분위기와 참가 연령대가 훨씬 다양해진 것에 많이 놀랐다”고 밝혔다.

이번 서울 팝콘에는 많은 수의 외국인들이 참가하고 구경와서 이목을 사로잡았다. 또 이번에 처음 코스플레이어로 참가한 한 외국인은 “정말 많은 인파가 모여 신기하고 재미있다”며 “난 스타워즈 세대지만 여전히 ‘캐릭터’ 자체를 좋아해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동휘 기자 kimdh@viva100.com, 최지훈 기자 choij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