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디저트 사러 백화점 간다’… 백화점, 디저트 맛집 모시기 열풍

양길모 기자
입력일 2022-08-24 07:00 수정일 2022-08-24 07:00 발행일 2022-08-2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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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일본 파티시에
롯데백화점 본점 ‘요로이즈카 토시히코’ 팝업스토어에서 ‘요로이즈카 토시히코’(사진 가운데)와 모델들이 상품을 홍보하는 모습 (사진=롯데백화점)

백화점 업계가 소셜네트워크미디어(SNS) ‘인증샷’을 중요시하는 MZ세대를 겨냥해 디저트 맛집 유치 경쟁에 집중하고 있다. 전국 유명 빵집을 찾아 다니는 이른바 ‘빵지순례’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빵을 좋아하는 많은 것은 물론 유명 맛집을 찾아 백화점으로 고객의 발길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베이커리 시장은 매년 규모가 커지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5년 3조7319억원이던 국내 베이커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조2812억원으로 성장했고, 내년인 2023년에는 4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백화점 업계 베이커리 매출 규모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롯데백화점 베이커리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40% 신장했으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식품관 매출의 5분의 1을 디저트가 차지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은 편이다.

이에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빅3는 SNS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디저트 맛집들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노티드 팝업스토어
잠실 롯데월드몰 1층 아뜨리움 광장에 문을 연 디저트 브랜드 ‘노티드’ 팝업 스토어(사진=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에서는 ‘뚜르띠에르’, ‘훌리건타르트’, ‘블랑제리뵈르’, ‘웰하우스’와 같은 라이징 맛집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디저트 팝업을 진행한다.

특히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인기 맛집 중 한 곳인 ‘뚜르띠에르’는 성수동에서 ‘줄 서서 먹는 미트 파이’로 유명하며, 이번 팝업을 통해 기존 매장에서 맛볼 수 없었던 메뉴인 ‘그레이비 장조림 파이’를 최초로 선보이고 있다.

본점에서는 연남동 수제 수딩파이로 유명한 ‘더 파이샵’과 프랑스식 디저트 브랜드 ‘안쿠브레’를, 롯데호텔과 협업해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파티시에로 근무한 일본 유명 파티시에 ‘요로이즈카 도시히코’ 초청 디저트 팝업스토어를 선보이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은 또 잠실 롯데월드몰 1층 아뜨리움 광장에 MZ세대의 지지를 바탕으로 급성장한 크림 도넛 중심의 디저트 브랜드 ‘노티드’의 팝업 행사를 31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행사장 입구에 노티드의 감성을 담은 포르쉐 슈퍼카와 대형 스마일 벌룬을 함께 전시해 놀이동산처럼 꾸몄다. 베이커리존, 굿즈존, 푸드트럭존 등 총 5개 섹션으로 차별화해 MZ고객을 비롯해 백화점에 방문하는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담아냈다. 방문 고객이 참여할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도 진행된다. 노티드 슈퍼카, 스마일 벌룬, 포토존 등 총 3곳에서 촬영 후 해시태그와 함께 SNS 업로드 하면 스마일 토이, 교통 카드 등의 기념품을 증정했다.

정통 베이커리의 인기도 여전하다. 롯데백화점에는 서울의 제과 명장이 만드는 빵으로 유명한 ‘김영모 과자점(잠실점)’은 물론, 대전의 ‘성심당(대전점)’, 군산의 ‘이성당(잠실점)’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들이 입점해 전 연령대에 걸쳐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낙성대역에서 약 30여년간 운영되며 오랜 기간 사랑받아온 ‘장블랑제리’가 백화점 최초로 롯데백화점 관악점에 문을 열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윤향내 롯데백화점 베이커리&디저트팀장은 “정통 베이커리의 인기가 계속되고 있고 있는 가운데 SNS를 중심으로 이색 베이커리 맛집들이 실시간으로 계속 생겨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맛과 비주얼을 모두 갖춘 트렌디한 맛집들을 가장 빠르게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카페 레이어드 스콘 패키지
신세계 센텀시티점 입점한 영국식 베이커리 ‘카페레이어드’(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도 신규 베이커리 및 유명 디저트 맛집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에는 안국동에서 시작, 최근 가장 핫한 영국식 베이커리 스타일을 보여주는 ‘카페레이어드’가 오픈했다. 맛 좋은 스콘, 조각 케익에 감도 높은 유럽풍 인테리어로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하는 카페레이어드는 SNS 핫플레이스답게 매일 인증사진을 남기려는 고객들로 붐비며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강남점에서는 오는 25일까지 일산가면 꼭 먹어 봐야 하는 파이로 알려진 ‘피스피스’의 호박파이 팝업스토어를, 이어 오는 26일부터 9월8일까지는 한남동 구움과자 전문점 ‘콘디토리 오븐’ 팝업을 만날 수 있다.

신세계 본점 디저트 매장
신세계 본점 디저트 매장 (사진=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도 MZ 방문 기준이 높은 더현대 서울을 중심으로 다양한 F&B 매장 및 팝업스토어를 오픈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에는 말차 전문 브랜드 수퍼말차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해 흥행을 이어 가고 있으며, 더현대서울과 판교점에 인스타그램 유명 카페 카멜커피를 입점시켜 MZ세대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처럼 백화점들이 유명 맛집 유치에 집중하는 이유는 집객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F&B 자체 매출도 증가세를 보이면서 매출에 큰 부분을 차지함에 따라 ‘1석2조’의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특히 디저트를 주로 이용하는 고객의 매장을 방문하는 빈도가 일반 패션이나 명품 브랜드 고객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일반 백화점 고객 월 평균 백화점 매장 방문은 4회였지만, 업계 최초로 선보인 베이커리 구독 서비스는 받는 고객의 방문 횟수는 월 평균 8회로 2배나 높았다. 유명 빵집 유치에 따라 새로운 고객이 백화점을 자주 방문하면서 연관구매까지 이어져 백화점 전체 매출에 큰 보탬이 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새로운 디저트 브랜드 유치로 백화점에서는 MZ세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이 올해 상반기 디저트 매출 비중을 연령대로 확인한 결과 2030매출 비중이 절반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디저트 카페
롯데백화점 본점 디저트 카페 ‘온니당’ 팝업스토어에서 고객이 디저트를 고르는 모습 (사진=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이 5일부터 선보인 ‘요로이즈카 토시히코’의 디저트 팝업 매장은 ‘오픈런’ 현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매장은 전날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문을 연 지 1시간 반 만에 준비된 물량이 모두 소진됐고, 주말에는 개장 전 매장 주변에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최원준 신세계백화점 식품담당은 “최근 SNS 인증을 중요시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최근 디저트 열풍이 불고 있다”며 “여느 장르보다 디저트는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특징이 있어 항상 새롭고 인기 있는 먹거리를 발 빠르게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양길모 기자 yg10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