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체험형·금융형 매장부터 무인매장·드론배달까지… 생활밀착형 플랫폼 성장하는 편의점

양길모 기자
입력일 2022-07-27 07:00 수정일 2022-07-27 10:29 발행일 2022-07-2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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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수 경쟁 넘어 특화매장으로 모객·매출↑
트렌디하고 이색적인 서비스로 MZ세대 집객 효과
"차별화로 편의점 가치 새롭게 창출이 미래의 성패"
코로나19 확산으로 급성장한 편의점이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는 물론 금융서비스,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각종 서비스 등을 선보이며 생활 밀착형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미 전국 편의점수는 5만 여곳으로 포화된 상태이지만, 차별화된 각종 서비스를 통해 집객 효과는 물론 오프라인의 장점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25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편의점은 단순한 유통채널의 성격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금융, 배달, 렌털 등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오프라인 유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편의점 택배·장보기 급증
GS25 편의점 택배인
GS25 편의점 택배인 ‘반값택배’ (사진=GS25)

올해 기존 택배사들의 연이은 노사갈등으로 틈새시장을 노린 편의점 택배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기존 택배사 보다 배송은 느리지만 자체 물류 시스템을 활용해 가성비가 뛰어난 편의점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어나며 택배시장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실제로 올해 초 CJ대한통운 총파업 기간(1~3월) 동안 CU의 ‘CU끼리 택배’ 이용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87.8%, GS25 ‘반값택배’도 189.2% 급성장했으며, 파업이 끝난 4~5월에도 편의점 택배 이용률은 CU(4월153%, 5월 116%)와 GS25(4월 136%, 5월 103.6%) 모두 전년 대비 각각 2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편의점 택배는 고객이 가까운 편의점에서 택배 물건을 맡기면 자체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고객이 배송을 지정한 편의점 점포에 택배 물건을 보내주는 서비스로, 5kg 이하 소형 택배만 취급하며, 배송 기간이 느린 대신 가격은 낮춰 고객들이 다양한 이용 목적에 따라 접근성과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식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장보기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위해 소포장 제품을 늘리고 있다.

편의점 CU는 마늘, 고추, 대파부터 모둠쌈, 양배추 등 한국인 밥상에 가장 자주 오르는 채소 15종을 소분한 ‘싱싱생생’을 선보이고 있다. 세척된 제품이어서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 세븐일레븐도 야채, 과일뿐만 아니라 축산(육류)과 수산물 등을 1~2인용 소용량 상품으로 구성한 통합 브랜드 ‘세븐팜(Seven Farm)’을 선보이고 있다.

BGF리테일 HMR팀 한정주 MD는 “외식물가 인상으로 인해 1~2인 가구에서도 집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데 맞춰 합리적인 가격의 고품질 식재료를 구할 수 있도록 채소와 고기를 소포장한 상품군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금융업무도 편의점에서 해결

CU 금융 특화 편의점 2호점 CU 비산자이점
CU 금융 특화 편의점 2호점 CU 비산자이점 (사진=CU)

국내 시중 은행 영업점이 줄어들면서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편의점 업계와 협력한 금융전문 편의점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모바일과 인터넷 뱅킹 발달로 고객이 영업점을 찾는 경우가 급감하면서 은행으로서는 비용이 많이 드는 점포를 유지할 이유가 사라진 게 주된 이유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가 급성장하면서 점포 축소 움직임이 더 빨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편의점 빅4는 은행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금융 특화매장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축소된 지점 수에 따른 고객 불편을, 편의점 입장에서는 편의점 매출은 물론 치열해진 점포 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의 변화는 시장이 포화 상태가 되면서 차별화를 위한 특화 점포 필요성이 반영된 것으로, 단순 구매를 넘어 새로운 소비경험을 중요시하는 소비자 니즈도 한몫을 했다”라며 “특화매장 확대를 위한 편의점 업계와 이종업 간 협업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무인매장에 드론배달까지 첨단산업으로 변신중인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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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24 스마트 코엑스점

최근에는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며 무인 스마트 매장을 오픈하거나 배달 부문에서 로봇·드론 등을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2017년 무인 편의점 도입 이후 심야 시간에 무인으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매장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이 5% 인상이 예고됨에 따라 편의점주들도 아르바이트생을 줄이는 대신 무인 또는 하이브리드 점포를 고민 중이다.

실제로 낮에는 사람이 근무하고 심야시간에는 무인으로 운영되는 하이브리드 편의점은 현재 2603개에 달한다. 이는 2년전 434개에 비하면 6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올해 들어 하이브리드 매장은 600개 이상 증가했다. 한달에 122개 꼴로 하이브리드 매장이 늘어난 셈이다. 24시간 무인으로 운영되는 완전무인 매장은 현재 120개로 1년전(87개)보다 40% 가량 증가했다.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 업체들도 안면인식 출입 인증 기능, 블록체인 출입 보안 기술, 3D 카메라 등의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무인 편의점과 함께 배달로봇도 상용화가 한창이다. GS25는 지난해 LG전자와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 내 편의점에서 인공지능(AI) 로봇 배달기사를 선보인 이후 올해 고층 오피스 빌딩, 병원, 오피스텔 내 GS25 점포로 실내 로봇 배달 서비스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도 최근 서초아이파크점에 자율주행 배달로봇 ‘뉴비’를 도입하고 근거리 배달 서비스의 상용화를 위한 시범 운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점포 인근 아파트 단지와 오피스 지역을 대상으로 최초 1대에서 3대까지 운영대수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며 한 점포에서의 다수 로봇 운영 모델을 테스트했다.

이를 바탕으로 세븐일레븐은 올해 4분기부터 강남·서초·송파 지역 중심으로 배달 수요가 꾸준하고, 로봇 주행 환경 등 테스트에 적합한 입지의 3개 점포를 선정, 다수 점포&다수 로봇 운영 테스트도 시행할 계획이다.

CU 업계 최초 드론 배달 상용화
강원도 영월군에서 드론이 CU 상품을 배달하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편의점들은 지방을 중심으로 드론 배달 시스템 도입에도 집중하고 있다. CU는 최근 강원도 영월군에서 드론 배달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세븐일레븐도 이번 주 중 경기도 가평군에 드론 스테이션을 갖춘 점포를 열고, 인근 펜션 이용객을 대상으로 배달 서비스를 선보인다.

현재 CU 드론 배달의 탑재 중량은 5㎏으로, 약 20분 동안 충전없이 비행이 가능하다. CU는 고객 수요 등에 따라 드론 배달 서비스의 제공 범위와 폼목을 확대하여 물류 사각 지대의 소비자들에게 보다 편리한 쇼핑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BGF리테일 이정훈 CVS Lab장은 “CU는 업계 최초로 드론 배달 서비스를 상용화해 지역과 거리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객 중심의 쇼핑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라며 “최첨단 기술을 리테일에 접목하여 상품이 고객에게 닿는 라스트마일을 단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길모 기자 yg10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