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코로나 이후 해외증권투자 증가세"

장민서 기자
입력일 2022-06-09 14:45 수정일 2022-06-09 14:46 발행일 2022-06-09 99면
인쇄아이콘
한국은행
사진=한국은행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국내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는 채권 투자가 주춤했지만 주식투자가 크게 확대되면서 순투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거주자의 해외주식 투자 규모는 686억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부문별로 보면 기타금융기관(275억 달러), 비금융 부문(212억 달러), 일반정부(182억 달러) 순이었으며 자산운용사(해외펀드), 개인, 국민연금 등이 투자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사가 설정·운용하는 해외펀드의 경우 기관 투자가들의 투자수익 제고 및 분산투자를 위한 부동산, 사회간접자본(SOC) 등에 대한 투자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 대체자산형 펀드를 중심으로 해외투자가 확대됐다.

개인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유동성 공급 확대, 언택트 문화 확산에 따른 미국 기술주 주가 급등의 영향으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해외주식에 대한 직접투자가 크게 증가했다. 특히 최근 미국 나스닥 등 기술주 주가가 조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개인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오히려 해외투자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국민연금은 연금보험료 수입이 연금급여 지출을 상회하면서 재정수지 흑자 규모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데다 운용자산 대비 협소한 국내 자본 시장 규모 등을 배경으로 해외투자 비중을 점진적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해외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재정수지 흑자(운용수익 제외)는 2010년 16조6000억 원에서 지난해 24조400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반면 최근 거주자의 해외채권 투자는 다소 둔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주요 투자자인 보험사의 경우 2014~2017년에는 높은 해외채권 수익률(환헤지 기준), 외화자산 운용 제약요인 완화 등으로 해외채권 투자를 크게 늘렸으나 2018년 이후에는 환 헤지 비용 증가 등으로 해외채권 수익률이 저하되면서 순매수가 주춤했다.

한은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정상화에 속도를 내면서 국민연금, 개인 등을 중심으로 한 순투자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민연금의 경우 인구구조상 재정수지 흑자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중기자산배분계획에 따른 해외투자 비중 상향 조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향후 해외투자가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인연금의 중기자산배분 계획에 따르면 해외투자 비중이 2019년 35% 수준에서 2025년 55% 수준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개인의 경우 해외투자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투자추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글로벌 주가가 큰 폭 조정되면서 수익률 부진이 장기화된다면 투자심리가 훼손되면서 해외투자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한은은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확대는 대외순자산이 확대되고, 이자·배당 수입 등 투자소득 증대를 통해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을 개선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경상수지 흑자폭 둔화 등으로 외환공급 축소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해외증권투자를 통한 외환수급 악화 및 이에 따른 외채 증가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특히 단기외채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내외 충격 등으로 외화자금이 유출될 경우 외환부문 변동성 확대를 초래할 우려가 있으므로 관련 해외증권투자 동향, 외환수급에 미치는 영향 등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장민서 기자 msj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