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거래소 2024년 초 가동하나… 한국거래소와 경쟁

명재곤 기자
입력일 2022-06-02 11:18 수정일 2022-06-02 11:27 발행일 2022-06-0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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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사옥
한국거래소 사옥 (사진=한국거래소)

주식 매매시간이 대폭 늘어나는 국내 대체거래소(ATS) 설립이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 한국거래소의 정규장 주식 매매거래시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이지만 ATS는 거래시간을 야간까지 확대하는 등 투자자들의 다양한 거래 편익을 확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대형증권사 중심으로 설립이 추진됐다.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상당수 선발 금융시장에서는 ATS가 기존 거래소시장과 경쟁중이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연구원과 함께 ATS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ATS개설 가이드라인을 검토·협의중인데 시장에서는 이르면 올 3분기중 가이드라인이 제시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제도적 장치 마련과 함께 최근 중소형 증권사 30여 곳도 ATS에 참여(자본출자)할 의사가 있다고 밝혀 오는 2023년말~2024년초께 한국거래소와 경쟁할 ATS가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내 전망이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와 7개 증권사로 구성된 ‘ATS설립준비위원회’(ATS설립위)는 최근 중소형 증권사 30여 곳으로부터 ATS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증권업계는 지난 2013년 ATS설립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자 2019년 금융투자협회와 KB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7개사가 ATS설립위를 만들어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 참여를 주저했던 중소형 증권사들도 지난 1~2년래 증시 거래량 급증 및 당국 및 투자자들의 거래 형태 다변화 요구가 일자 지난달 말 ATS설립위에 참여의사를 피력했다.

ATS 설립위가 당초 설정한 ATS 설립 목표 시기는 내년 말이며 금융당국의 ATS가이드라인이 나오면 바로 예비인가를 신청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일반적인 증권사에 대한 예비 인가는 6개월∼1년가량 걸리는데, ATS는 국내에 선례가 없는 만큼 어느 정도의 기간이 소요될지 미지수이나 당국이 ATS설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만큼 예비인가, 본인가, ATS가동까지 향후 2년 이내에 충분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본다.

ATS 설립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감원의 가이드라인(심사 매뉴얼)이 확정되는 것이 선결 과제이다. 심사 기준이 먼저 정해져야 인가 작업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ATS 설립위 참여 증권사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확정이 우선이라며 당국의 정책방향이 나오면 설립위는 가능한 조기에 ATS가 설립·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갈 방침이다”고 전했다. 가이드라인에는 ATS의 전산시스템 구축, 자본금 규모 등 인·물적 자원 요건 등이 담긴다.

ATS가 설립되면 그동안 67여년간 이어져 온 한국거래소의 독점 체제가 막을 내리고 일정 부분 시장 질서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법상 ATS의 거래량 한도는 시장 전체로는 15%, 개별 종목은 30%까지로 제한돼 있다.

그간 대체거래소 설립에 부정적이었던 한국거래소도 최근에는 ‘반대할 시기는 지났다’며 긍정적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서학 개미들이 해외 거래소에 상당 규모로 직접 투자를 하고 있고, 외국인들도 국내 시장에 참가하고 있어서 현 한국거래소는 이미 해외 거래소와 직접적인 경쟁 환경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ATS 가동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ATS가 설립되면 거래소 간 경쟁을 통해 거래시간 확대, 거래속도 개선 및 비용 감소, 주문 유형 확대 등으로 거래기법의 선진화로 투자자들의 편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