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금융기관장] 정희수 생보협회장 등 보험'친문'인사들 교체되나?

박성민 기자
입력일 2022-04-29 16:40 수정일 2022-05-02 08:21 발행일 2022-05-0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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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사진=각 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막바지 속도를 내면서 새 정부의 사람들이 보험관련 주요 공공기관·단체를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이동걸 산업은행장, 김용진 국민연금 이사장 등 대표적인 ‘친문’ 성향의 수장들이 사퇴를 하면서 보험업계에도 보험연구원·보험개발원장은 물론 친문으로 분류됐던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의 교체를 기정사실로 여기는 분위기가 강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업계 단체장 임면의 관례를 볼 때, 명분과 시기만 문제일뿐이다”며 양 협회장의 교체를 내다봤다.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김용진 국민연금 이사장이 지난 18일 자진 사퇴 한데 이어, 이동걸 산업은행장도 26일 금융위원회에 사의를 표명했다. 두 수장들의 임기는 1년 이상 남았지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본격적으로 공공 기관장 인선을 검토하면서 선제적으로 자리를 내놨다.

보험업계에서도 인수위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실상 인수위의 입김으로 보험연구원장 인선이 무기한 연기 됐기 때문이다. 연구원장 인선을 새 정부 출범 이후로 연기해달라는 금융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지난달 후보 면접을 앞두고 잠정 중단됐다. 신임 보험개발원장 윤곽은 보험연구원장 인선시기에 맞춰 진행될 것으로 보여진다.

보험 공공기관장에 이어 현 정부에서 임명된 단체장들의 사퇴도 예견된다. 대표적인 친문 인사로 분류됐던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정지수 손해보험협회장의 교체설이 대선직후 업계 안팎에서 자연스럽게 나왔다. 보험업계 양대 협회장의 경우, 임기와 상관없이 ‘낙하산’논란을 야기하면서도 역대 정권 사람으로 채워져 왔다.

정희수 생보회장은 17~19대 국회의원을 지낸 3선 의원 출신이다. 19대 국회에서는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2017년 대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 문재인 대통령 캠프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2018년 보험연수원장에 임명됐는데, 사실상 보험경력이 전무한 상황이여서 보은 인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 승인을 받지 않았던 것이 알려지면서 취임이 연기되기도 했다. 2년 후 생명보험협회 최초로 정치인 출신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생명보험협회장은 세월호 참사로 고위 관료 퇴직자 출신, ‘관피아(관료+마피아)’ 협회장에 대한 비판이 컸던 2014년 이후로 민간 출신이 맡았다. 하지만 정 회장의 취임으로 ‘정피아(정치인+마피아)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임기는 2023년 12월 8월까지로 1년 반 이상이 남았다.

정지원 손해보험협회 회장은 재무부·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와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 한국증권금융 사장 등을 거쳐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맡았다. 2020년 11월 생명보험협회장에 임명됐다. 당시 문 대통령과 동향 출신이며,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서울대 경제학과 동기(81학번)라는 점을 근거로 친문 인사로 비판 받았다.

금융소비자연맹 측은 “금융협회장에 관피아, 모피아, 정피아가 앉는 것은 공정한 금융시스템의 운영과 소비자권익 침해, 금융산업의 개혁을 저해하는 일”이라고 지적하며 “금융협회장이 대정부 로비활동이나 방패막이 역할이 아닌 금융 산업 발전에 기여할 만한 비전과 전문성을 갖추고 소비자 중심의 마인드로 무장한 사람이 회장에 선임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수장이 교체 된다면 새 정부 의중을 반영한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평이 전반적이다. 협회는 회원사들의 회비로 운영되며 입장을 대변하는 이익단체지만, 당국의 영향력이 크게 미치는 만큼 정부의 입김을 받기 때문이다. 전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도 참여정부와 문재인캠프에서 활동했다.

협회 관계자들은 “임기가 절반도 지나지 않았다”며 “아직까지 회장 교체, 인선 등의 내용이 나온 것은 없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보험업계 숙원사업인 실손보험 전산 청구 간소화 등 정치력을 발휘할 현안들이 적지 않은 터라 양 협회장의 교체는 불가피하다는 관측들이 적지 않다.

박성민 기자 sm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