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임원③] '별' 단 여성 7% 뿐… 그나마 외부 인사 영입 다수

박성민 기자
입력일 2022-04-12 08:57 수정일 2022-04-12 10:04 발행일 2022-04-1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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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박현주 신한은행 부행장, 김소정 하나은행 부행장, 이인영 하나은행 상무, 허유심 국민은행 상무, 송현주 우리은행 부행장/사진 =각 사

올해 은행권 임원 가운데서는 여전히 여성임원 비율이 현저히 낮은 가운데, 외부에서 모셔온 인물이 절반을 차지했다. 은행권은 연공서열 및 호봉 중심의 문화로 여성 고위직이 생기기 어려운 업계로, 임원인사에서 내부 인사 승진만 아니라 성비 불균형도 여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12일 브릿지경제가 시중 4대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과 인터넷은행 2곳(카카오·케이뱅크)의 3월말 기준 임원현황을 분석한 결과 성별을 공개한 122명(사외이사 제외)의 임원들 중 여성임원은 단 8명(6.6%)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사내이사(등기임원)로 올라간 인원은 전무했다.

인원별로 살펴보면 카카오뱅크가 3명으로 가장 많았다. 유경선·고정희·이지운 1차 그룹장이다. 유경선·이지운 그룹장의 경우 올해 초 인사로 임원으로 승진한 외부 출신 임원이다.

유경선 그룹장은 국회 김춘진, 윤영일, 김승희 의원실 보좌관을 거쳐 마지막으로 조정훈 의원실 비서관을 지냈다. 20년간 국회에 몸담은 정책전문가라는 평가다.

이지운 리스크그룹장 SC제일은행에서 리테일금융리스크부장을 지내다 카카오뱅크에 합류, 리스크관리업무를 수행해온 전문가다.

이어 하나은행이 김소정 부행장, 이인영 상무로 2명이었다.

김소정 부행장은 지난해 5월 디지털리테일그룹장 직무대행 겸 디지털경험본부에 스카웃되면서 순혈주의 성향이 짙은 금융권에서 외부에서 임원급을 영입한 사례로 주목받았다. 이베이코리아와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를 거친 전자상거래 분야 전문가다로 현재 디지털경험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인영 상무도 외부에서 영입됐다. 그는 금융법률 전문가로 김앤장 법률사무소 시니어 변호사, SC제일은행 리테일금융 법무국 이사 등을 거쳤다. 금융감독원 기업공시국과 법무실도 경험해 금융생태계를 잘 이해하는 인물로도 평가 받고 있다. 1975년 생으로 전체 임원중에서도 젊은 축에 속한다.

이 밖에 박현주 신한은행 부행장, 송현주 우리은행 부행장, 허유심 국민은행 상무 등 각 1명이었고, 케이뱅크는 여성임원이 없었다.

신한은행 소비자그룹장을 맡고 있는 박현주 부행장은 소비자보호와 외환업무지원 등 다양한 업무의 부서장을 거치면서 의사소통 능력을 인정받는 등 여성 리더를 대표하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은행의 동부영업본부를 이끌며 탁월한 영업실적을 거둔 송현주 부행장은 지난 2월 인사로 임원에 올라서며 현재 명맥이 끊긴 여성임원을 이어갔다.

허유심 상무도 외부에서 영입됐다. 그는 SK브로드밴드 부사장과 CJ헬로 OTT 사업 담당 상무 등을 맡아온 비대면 콘텐츠 전문가다. KB스타뱅킹을 비롯해 플랫폼의 콘텐츠 발굴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남여의 비중이나 비율 보다는 능력과 역량 위주로 임원을 선임 하는 과정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성민 기자 sm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