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IPO 가뭄 속 1분기 IPO 성적표 예상보다 양호… IPO 활기 되찾을까

안동이 기자
입력일 2022-04-04 13:33 수정일 2022-04-06 12:36 발행일 2022-04-0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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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IPO 예상기업 현황. (사진=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

4월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이 비수기를 맞은 가운데 1분기(1~3월) IPO 시장은 예상보다 양호한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SK스퀘어 자회사인 원스토어와 SK쉴더스가 각각 다음달 상장을 목표로 공모 절차에 돌입해 있고, 2분기부터 대어급 기업 IPO가 줄줄이 예정돼 있는 만큼 2분기 이후에는 IPO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수요예측이 진행 중인 기업은 7개이며 이 가운데 5개사가 스팩기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국내 증시에 상장하는 기업은 지난 1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지투파워, 28일 상장 예정인 포바이포 두 곳 뿐이다.

올해 1분기 상장 기업 수는 28개사로 지난 1999년~2021년 1분기 평균(22개) 대비 양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시장 별로는 코스닥 시장 25개사, 유가증권시장 2개사(LG엔솔·코람코더원리츠), 코넥스 시장에서 1개사(코스텍시스템)가 상장했다. 올해 1분기 IPO 공모 금액과 상장 시가총액은 각각 13조4000억원, 73조1000억원으로 모두 1분기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역대 최대 규모의 IPO로 평가 받는 LG에너지솔루션(공모금액 12조7500억원, 상장 시총 70조2000억원)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1분기에는 기관수요예측에서 종목선별 경향이 나타남에 따라 공모가 확정에 있어 변동성이 다소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IPO 시장 기관수요예측경쟁률은 평균 963대 1을 기록했다. IPO활황을 누렸던 지난해(1219대 1)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이지만, 전반적으로는 양호한 성적이다. 종목 선별 경향이 커지며 1분기 기관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 20개사 중 기관수요예측 경쟁률이 평균을 밑도는 기업은 절반에 가까운 9개사로 집계됐다. 20개사 중 공모가가 희망 밴드 하단 또는 하단 미만에서 결정된 곳도 8개사에 달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IPO 시장은 인플레이션, 전쟁 등 대외 변수로 주가 지수가 조정을 받는 상황에서 기관 투자자는 종목선별작업을 통해 특정 종목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 투자자들도 기관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반으로 종목 선별을 통해 청약을 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기관 투자자와 유사한 종목에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달 공모주 시장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2분기를 시작으로 대기업 계열사나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기업들이 상장을 앞두고 있어 IPO 시장이 지금보다는 다소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연구원은 “3월 말 기준 IPO 심사 승인을 받은 기업은 원스토어·SK쉴더스·청담글로벌 등 12개, 심사 청구 기업은 37개사”라며 “심사 승인을 받은 기업은 빠르게 진행할 경우 2개월 내로 상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2분기에는 대어급 기업이 상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최근 승인을 받은 기업 중 시장의 관심이 큰 SK쉴더스와 원스토어는 5월, 청담글로벌은 2분기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IPO 심사를 청구한 기업 중에서는 컬리, 쏘카, 교보생명보험, 현대오일뱅크 등 대어급 기업들이 포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증시 불확실성 큰 상황에서 지난해와 같은 공모주 투자 열풍 가능성은 다소 제한적일 수 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 연준의 긴축 전환 등 대내외적 악재로 증시가 부진하면서 상장 철회를 선택한 회사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월 현대엔지니어링, 2월 대명에너지, 3월에는 보로노이가 수요예측 후 상장을 취소했고, 한국의약연구소·파인메딕스·미코세라믹스 등은 상장예비심사 단계에서 청구를 철회했다.

안동이 기자 dyah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