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금리상승이 경기 부담 유발 시 주식시장에도 악영향”

안동이 기자
입력일 2022-03-31 10:20 수정일 2022-03-31 10:25 발행일 2022-03-3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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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지수와 MOVE 지수 추이. (사진=하이투자증권)

최근 주식시장은 금리상승의 부정적 영향이 다소 제한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금리상승이 경기에 부담으로 작용하게 되면 주식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1일 보고서에서 “3월 채권과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반대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며 “통화정책 긴축 우려로 미국 금리가 큰 폭 상승하면서 이달 들어 글로벌 금리와 채권시장 변동성은 급등하고 있는 반면, 주식시장은 반등에 성공했다”고 진단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주식 변동성 지표를 나타내는 VIX 지수는 3월 초 고점을 찍고 내려온 반면, 채권 변동성 지표를 나타내는 MOVE 지수는 바닥을 딛고 상승하며 주식과 반대 방향의 궤적을 그리고 있다. VIX지수는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수로, 지수가 높아질수록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MOVE 지수는 미국 국채 옵션가격을 기초로 국채 가격의 내재 변동성을 산정한 지수이며, 지수가 상승하면 미국 국채시장 변동성이 확대됐음을 의미한다.

특히 3월 중순을 기점으로 주식시장은 주식 스타일별, 지역별로 모두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성장주, 민감주, 신흥국의 상대강도는 모두 반등에 성공했고, 3월 중순 이후 주식시장 반등 상황에서 기술주의 주가 상승도 현실화됐다.

이 연구원은 “중국 주식시장 반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약화가 주식시장 반등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기술주의 상대적 강세는 1분기 실적 기대감이 상존하고 있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금리상승으로 인한 채권시장 약세에도 불구하고 주요 채권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자금 유입이 꾸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들어 중·단기 미 국채에서는 자금 유출이 발생했으나, 장기 국채에는 오히려 자금 유입강도가 강해졌는데, 이는 장단기 금리차 축소를 설명하는 수급 흐름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금리 상승의 영향이 아직 주식시장에는 제한적이지만, 주택시장에는 이미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아직 금리급등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는 성급한 판단일 수 있지만, 최근 금리에 민감한 주택시장부터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긴축이 가속화돼 경기에 부담을 주게 되면 주식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동이 기자 dyah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