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증시, MSCI 선진국 편입되면 오히려 28억달러 유출 왜?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2-03 08:49 수정일 2022-02-03 17:10 발행일 2022-02-0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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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단기적으로 해외 자금의 유입보다 유출이 더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화투자증권은 3일 “한국이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약 28억달러의 자금이 유출될 것”이라며 “신흥국지수에 편입된 국내 종목들 중 소형주의 비중을 줄이고 대형주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증시가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단기적으로는 수급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 박은석 연구원은 “현재 한국 주식시장은 MSCI 신흥국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약 134억4000만달러의 패시브 자금이 유입돼있는데, 한국이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해당 자금은 모두 빠져나간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대신, MSCI 선진국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통해 추종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며 “한국이 MSCI 선진국 ETF에서 약 5.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고 가정하면 국내 주식시장에 약 106억20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선진국 ETF의 패시브 자금이 신흥국 ETF보다 적기 때문에 결국 패시브 자금은 유출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다만, MSCI 선진국 ETF의 한국 비중이 6.3% 이상으로 편입되거나, MSCI 선진국 ETF의 운용 규모가 2689억달러 수준으로 커지면 MSCI 선진국 ETF에서 유입되는 패시브 자금이 늘어나 수급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가 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성공하면 기존 신흥국지수에 편입돼있던 종목들 중 대형주의 비중을 늘리고 소형주의 비중은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박은석 연구원은 “과거 이스라엘이 MSCI 신흥국 지수에서 선진국 지수로 편입될 때 신흥국 ETF에서 비중과 시가총액이 가장 컸던 종목은 선진국 ETF에서 비중이 늘어났다”며 “반대로 시가총액과 비중이 작았던 소형주는 비중이 더 작아지거나 편출됐으며 이는 그리스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MSCI 신흥국 ETF에서 비중이 높은 국내 종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등이며 반대로 비중이 낮은 종목은 신풍제약, 롯데쇼핑 등”이라고 덧붙였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