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경쟁사 LG엔솔에 밀려 연일 신저가…증권가 목표가 줄하향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2-02 11:17 수정일 2022-02-02 11:17 발행일 2022-02-0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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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한국거래소)

배터리 업체 삼성SDI의 주가가 경쟁사 LG에너지솔루션의 코스피 상장으로 크게 꺾였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실적에 대한 실망감이 큰데다 올해 전망도 밝지 않은 탓에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도 줄줄이 내려가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SDI는 전 거래일 대비 1만원(-1.68%) 하락한 58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전년 말 종가(65만5000원) 대비 10.84% 떨어진 값이다. 삼성SDI는 지난달 21일부터 28일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52주 신저가를 기록 중이다.

연이은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경쟁사 LG에너지솔루션의 코스피 상장이 꼽힌다. 유안타증권 김광진 연구원은 “최근 삼성SDI의 주가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기인한 다소 비이성적인 하락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SDI의 주가는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순이익비율 29배, 2023년 예상실적 기준 22배에 불과하다”며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가 2025년 예상실적 기준 30배를 웃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과도한 할인 구간”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일부 증권사들은 삼성SDI가 지난해 4분기에 실망스러운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는 이유로 목표주가를 내리고 있다. 삼성SDI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3조8200억원, 영업이익은 2657억원으로 매출액은 시장 전망에 부합했으나 영업이익은 일회성 특별 상여금(800억원)의 영향으로 전망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나금융투자는 삼성SDI의 주가를 120만원에서 108만원으로, KB증권은 95만원에서 83만원으로, NH투자증권은 13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대신증권은 92만원에서 85만원으로 각각 내렸다. KB증권 이창민 연구원은 “삼성SDI의 목표주가를 내리는 이유는 중대형 전지 사업부의 올해부터 2035년까지의 평균영업이익률 전망치를 기존 11.1%에서 10.1%로 내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배터리의 원재료인 광물 가격이 향후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완성차의 판매가격 인상 폭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어 수익성이 더 부진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동종업계의 기업가치 하락도 목표가 하향 조정 원인으로 꼽힌다. NH투자증권 주민우 연구원은 “2차전지 사업의 경우 중국 CATL의 기업가치 적정 배수(멀티플) 하락, 전자재료 사업의 경우 덕산네오룩스의 멀티플 하락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주 연구원은 “삼성SDI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958억원으로 기존 전망치를 6% 하회할 것”이라며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이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삼성SDI의 자동차 전지 사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증권도 글로벌 자동차업체의 수익성 부진을 이유로 들었다. 대신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839억원으로 추정한다”며 “전기차배터리로의 중대형전지 매출은 늘겠으나,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생산 감소와 원가 상승이 예상돼 영업이익 전망치를 이전 추정치보다 내린다”고 말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첫 거래를 시작한 뒤 이틀 연속 10% 넘게 하락했다. 지난달 28일은 전 거래일 대비 5만5000원(-10.89%) 하락한 45만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이는 공모가보다는 50% 높은 가격이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