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 건설株에 부정적 '나비효과' 초래하나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1-24 16:13 수정일 2022-05-09 17:47 발행일 2022-01-2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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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가 건설업 전체의 주가에 연쇄적으로 다소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일종의 ‘나비효과’를 자아낼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건설사들의 공사 진행이 둔화되면서 인건비가 늘고, 건자재 업체의 매출 증가 속도도 둔화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고 발생 직후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는 40% 넘게 빠진 가운데, 현재 수준의 재무안정성과 재무적융통성은 이번 사고를 대응할 수 있겠으나 향후 브랜드 인지도 저하 등 사업안정성은 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은 전 거래일 대비 100원(0.70%) 오른 1만4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는 지난 12일 이후 44.47% 급락한 뒤 보합권에서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며 반등을 시도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4.62% 하락했다.

아파트 외벽붕괴 사고로 HDC현대산업개발뿐만 아니라 동종업종의 주가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차증권 김승준 연구원은 “사실상 전국 현장들이 안전 실태 조사에 나서면서 1분기 공사 진행은 둔화될 것”이라며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무리한 공사기간 단축이 꼽히는 만큼 공사기간 연장, 안전 요원 증가, 단계별 안전 관리 강화 요구가 심화될 수 있어 건설사의 공사기간이 늘고 인건비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공사 기간 증가에 따라 신규 착공 지연도 가능해 올해부터 내후년까지 연간 주택 매출액과 이익률 추정치 하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안전 강화로 인해 착공이 지연될 수 있음을 감안하면 주택업종의 투자심리 훼손으로 연결될 수 있어 건설사들의 적절한 대응과 착공 지연 우려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설사에 건자재를 공급하는 업체들에게도 부정적인 이슈다. 김승준 연구원은 “공사기간이 길어지면 건자재 수급이 지연돼 매출액 증가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며 “공사기간이 늘고 인건비가 올라 건축비가 증가하면 분양가격에 전가될 가능성이 높아 자재 가격에 대한 상승 제한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영업정지까지 거론되는 만큼 HDC현대산업개발의 사업안정성을 바탕으로 한 신용평가 점수도 하향 조정될 수 있겠다. 나이스신용평가 이은미 책임연구원은 “HDC현대산업개발의 현재 재무안정성과 재무적 융통성은 이번 사고에 대한 대응여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사고원인 규명 결과에 따라 다른 사업장에의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고 기업가치 저하 등 사업안정성이 변동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HDC현대산업개발은 다수의 사업장에서 유동화증권에 자금보충 또는 조건부 채무인수약정을 체결하고 있다”며 “통상적인 상황이라면 높은 신용도와 연계돼 발행된 유동화증권은 원활하게 차환되지만, 이번 사고의 영향이 지속 확대되면서 금융시장 전반으로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동화증권 차환 여부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가장 빠른 시일내에 만기가 도래한 유동화증권은 오는 28일 2300억원, 다음 달 8462억원, 3월 5186억원 규모”라며 “HDC현대산업개바링 지난해 말 기준 약 1조9000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높은 수준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의 유동성과 재무부담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