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찍나…정유株 강세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1-20 13:29 수정일 2022-05-09 17:48 발행일 2022-01-2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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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국제유가가 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정유주가 두드러지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원유 생산 차질을 이유로 유가가 올 상반기 중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과도한 반등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정유업종 ‘대장주’ S-Oil의 주가는 올 들어 8.98% 올랐다. GS는 2.05%, 흥구석유는 12.29%, 중앙에너비스는 33.90% 상승했다. 이 기간 코스피가 4.47%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상승률이다.

주요 정유주의 강세 이유는 최근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7년래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19일(미국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1.53달러(1.79%) 오른 배럴당 86.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14년 10월 8일 이후 최고가다.

이날 유가 상승은 이라크에서 터키로 가는 원유 송유관의 폭발 소식으로 수급 불균형 우려가 커진데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보고서를 통해 올해 원유 수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 세계적 확산 이전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으면서다. IEA는 올해 원유 수요 증가 전망을 하루 20만배럴 증가한 330만배럴로 상향 조정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상반기 중 국제 유가가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유가 목표치를 배럴당 95~100달러로 올리고, 석유와 천연가스 업종에 대한 1분기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제시했다. 황병진 연구원은 “유가는 지난달 계절적 성수기를 맞이한데다 유럽과 아시아 중심의 석탄 대체 수요 기대감으로 인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 연구원은 “또, 중동을 중심으로 한 지정학적 리스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국경 군사 재배치, 전략 비축유 방출이 단기 유가 상승을 제어하기는 어려워보인다”며 “빠듯한 석유 수급이 최소 1분기까지는 이어지면서 유가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유가가 95달러에 근접할 경우 부분 차익실현을 통한 위험 관리를 권고한다”며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공급 정상화 기조 속 점진적인 ‘공급부족’ 완화로 2분기부터 예상되는 가격 하락 반전 가능성에 대비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메리츠증권 황수욱 연구원은 “유가의 핵심 변수는 미국 중심의 전략 비축유 방출”이라며 “미국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가운데 물가상승 억제를 통한 서민 경제 안정화가 중간 선거 승리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점에서 전략 비축유를 충분히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황 연구원은 “일부 OPEC 국가들이 증산하지 못하는 규모는 나머지 국가들의 유휴 생산시설 규모와 비교했을 때 크지 않고, 미국의 점진적인 생산 회복이 나타나고 있다”며 “유가는 1분기 정점을 찍은 뒤 연말까지 하향 안정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