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매도에 올해 ‘1월 효과’는 먼 얘기…“분할매수 대응 시기”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1-12 11:35 수정일 2022-01-12 13:17 발행일 2022-01-1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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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매해 1월 증시 기대감을 반영하는 ‘1월 효과’를 보지 못 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이 2조원 넘게 순매수하고 있지만 기관투자자들이 지난해 말 배당락 이후 배당차익거래에 나서면서 이달 들어서만 4조원 넘게 팔아치운 탓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첫 ‘대어(大魚)’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앞두고 청약증거금을 모으기 위해 거래를 자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전날까지 기관투자자는 4조8327억원어치를 팔았다. 금융투자가 4조2264억원으로 가장 많이 팔았고, 연기금도 5857억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은 2조675억원, 개인은 2조760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기관과 대조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기간 기관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삼성전자로 총 1조6015억원어치의 매물을 던졌다. 이 외에도 SK하이닉스(-5007억원), NAVER(-3356억원), 카카오(-2511억원), 크래프톤(-1999억원), 하이브(-1556억원), LG화학(-1244억원), 삼성SDI(-1225억원), LG이노텍(-1159억원), 삼성전기(-1015억원) 등을 가장 많이 팔았다.

최근 기관의 매수세는 지난해 말 배당락 이후의 배당차익거래 성격으로 해석된다. 유안타증권 정인지 연구원은 “기관 중 금융투자는 지난해 10월 초 이후 꾸준히 순매수규모를 늘려왔고, 특히 12월 초 이후에는 순매수 규모를 급격히 확대했다”며 “이는 배당차익거래 물량으로 추정되는데, 최근 기관은 배당락 이후 유입된 물량을 모두 매물로 내보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지난 2012년부터 연말 금융투자의 매수 흐름을 살펴본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됐던 지난 2020년 초 이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배당락 후 10일이 지난 다음에는 금융투자의 매도세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는 1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이 도래하는 시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1월 동시만기일인 오는 13일 이후에는 금융투자의 매도로 인한 수급 부담은 제한될 것”이라며 “특히 이번처럼 배당락 이후 금융투자의 매도세가 강했다면 오히려 반발매수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개인은 매수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전만큼 폭발적인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앞두고 청약증거금을 모으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NH투자증권 김영환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18~19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다”며 “개인은 청약증거금을 준비하기 위해 주식을 매수하기보다 현금을 보유하려는 욕구가 높아졌고, 부동자금이 늘면서 개인이 주가 하방을 지지하는 힘이 약해져있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수급 악재는 당분간 지속될 여지가 높아 주식시장에 부담스럽지만, 장기적으로 이어질 악재는 아니라는 의견이다. 김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유동성 회수 전망으로 인해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이탈하고 있다기보다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위축이 주식시장에 미친 영향이 더 컸을 것”이라며 “금융투자의 매도세를 적극적으로 받아줄 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급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이러한 수급 부담은 가격이 낮아지면 저가매수 자금의 유입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지속될 악재라고 볼 수 없다”며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양적 긴축 우려는 주식시장에 과도하게 반영되고 있으며, 이는 이달 혹은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우려가 완화될 전망으로 현재 주가지수 수준은 분할매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