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증권사 biz열전 ①] ‘큰 손’ 잡아라, 고액자산가 확보 경쟁

안동이 기자
입력일 2022-01-12 09:52 수정일 2022-02-25 15:05 발행일 2022-01-1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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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속 세무상담사, 부동산 투자관리사, 주식 매니저가 당신만을 위해 상담해드립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난 2년간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증권사들이 올해 지속가능한 수익창출을 위해 자산관리(WM) 부문에 한층 더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마다 투자자산 10억·30억원 이상의 고액·초고액 자산가 대상 WM 서비스 확대가 눈에 띈다. 전담 조직을 신설 혹은 확충하고, 전문인력을 배치하는 등 자산 상위층의 고객화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고액 자산가일수록 금융기관 밀착도(충성심)가 강하면서도 이익(이율)에 대한 반응이 민감하기 때문이다. 예탁자산 증가와 수수료 수익의 안정적인 창출차원에서 고액 자산가들은 증권사들의 블루오션 고객이다.

◇ 주요 증권사, ‘WM 강화’ 위해 조직개편 및 인력 확보 적극 나서

증권사들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의 WM부문을 보다 확대 또는 세분화했다. WM 강화를 위해 지난해 10월 소비자 금융 부문을 철수한 한국씨티은행 출신 프라이빗 뱅커(PB) 영입 경쟁도 한창이다.

KB증권은 자산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 기존의 WM총괄본부를 고객 채널 전략 중심의 ‘WM영업총괄본부’와 투자전략 및 상품 서비스 제공 중심의 ‘WM솔루션총괄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WM솔루션총괄본부 아래에는 고객군에 따라 차별적, 전문적인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자산관리솔루션센터’와 ‘고객자산운용센터’를 편제했다.

NH투자증권은 리테일 영업채널을 PB(프리미어블루), WM(자산관리), Namuh(나무) 등으로 전문화했다. 각 채널은 대상 고객에게 적합한 서비스와 가격 체계 제공을 위해 각자 권한을 갖도록 했다. 또한 VIP 고객의 자산관리 컨설팅 강화를 위해 이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패밀리오피스지원부를 PB본부 산하에 신설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WM전략본부’와 ‘클럽원(Club1) 추진실’ 등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고액 자산가 시장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세부적으로는 상품 중심에서 마케팅 등 업무 중심으로 조직을 전환해 고객별 특화 전략을 추진할 예정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에서 투자자문부를 신설하고 신규영입한 씨티은행 출신 자산배분 전문가 4명을 신규 발령냈다. 이들은 해당 부서에서 금융시장 분석, 모델 포트폴리오 제공, 고객 포트폴리오 리뷰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나아가 증권사들은 WM 승부수의 일환으로 지난 10월 소비자금융 철수를 선언한 씨티은행 출신 인력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그중 신한금융투자는 씨티은행 출신 PB 30명, 포트폴리오 어드바이저 4명을 영입하는 데 성공하며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인력을 확보했다. 삼성증권도 최근 두 자릿수대 씨티은행 출신 PB 영입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증권은 초고액 자산가 전담본부인 ‘SNI전략본부’ 확대에 주력할 예정이다. KB증권은 PB 4명을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 금융사들도 씨티은행 PB 영입을 위한 협상이 한창 진행 중이다.

◇ 고액자산가 특화 점포 확대 및 고급화 전략

증권사들이 고액자산가를 위한 오프라인 지점 확대 및 통합을 통해 고급화 전략에 나서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2030세대의 주식 열풍 및 디지털화 흐름 속 모바일·홈트레이딩시스템(MTS·HTS) 간편화 등 비대면 서비스 강화와 동시에 오프라인 점포 증설 및 고급화를 통해 고액 자산가들을 공략한다는 것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5일 고액자산가 대상 자산관리 서비스에 특화된 청담·광화문 금융센터를 신규 개설했다. 이에 따라 서울 중구와 강남 2곳에서 운영 중인 초고액자산가 중심 지점인 프리빌리지(PVG) 센터와 복합점포 PWM센터 26곳 외에 VIP 전용 점포가 2곳 추가됐다. 신한금융투자는 고액자산가를 위한 금융상품 판매, 기업자금 운영, 상속증여, 세무상담 등 토탈 자산관리 솔루션 제공에 주력할 예정이다.

KB증권은 올해 7월 그룹 차원에서 ‘압구정 플래그십 PB센터’를 개설한다. WM영업총괄본부가 지역본부 중심의 영업채널을 고객별로 세분화해 ‘고액순자산보유자(부동산 제외 금융자산 100만 달러 이상 고객)’ 중심의 새로운 영업채널을 압구정 플래그십과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프리미어 기획팀’ 또한 신설해 관련 영업 모델 수립에 힘쓸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부터는 같은 계열사 증권사와 은행과의 통합을 통한 복합점포 개설도 이루어지고 있다. 앞서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6월 하나금융투자 한남동 지점과 하나은행 한남1동 골드클럽이 통합된 ‘클럽원한남WM센터’를 열었고, 10월에는 하나은행 강남파이낸스PB센터와 함께 고액자산가 대상 원스톱 종합자산관리서비스 시행을 위한 ‘강남파이낸스WM센터’를 개장했다.

안동이 기자 dyah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