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그룹, 겹악재에 올해 시총 16조 증발…돌파구는?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1-11 12:31 수정일 2022-01-11 13:12 발행일 2022-01-1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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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한국거래소)

국내 대표 성장주 카카오그룹(카카오·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게임즈)에 악재가 겹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양적 긴축으로 성장주의 전망이 좋지 않은데다 정부 규제 우려가 남아있고,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진데다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였던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가 ‘먹튀’ 논란에 공동대표 자리를 자진 사임하면서 그룹 시가총액이 지난해 말 대비 16조원이 증발했다. 주가 회복을 위한 돌파구가 필요한 가운데, 올해 추진될 신사업에 대한 전망은 밝다는 의견이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현재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700원(-0.72%) 하락한 9만5900원에 거래 중이다. 카카오의 주가는 올해 증시 거래 첫 날(1월 3일)과 보합권에 거래를 마쳤던 1월 7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하락세를 보이며 주당 10만원선이 무너졌다. 류영준 공동대표 내정자가 대표이사로 역임하고 있는 카카오페이의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500원(0.34%) 오른 14만9000원을 가리키고 있다. 전날 3.26% 하락한 데 따른 저가매수세가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같은 시각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전날보다 1200원(-2.35%) 하락한 4만9900원에, 카카오게임즈는 1800원(-2.43%) 하락한 7만2400원에 거래 중이다.

이 시각 현재 카카오그룹의 시가총액은 91조7311억원으로 지난해 말(108조2432억원) 대비 16조5121조원(-15.25%) 줄었다. 한 때 국내 대표 성장주로 주목받았지만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 정책, 정부 규제, 4분기 실적 우려에 이어 류 카카오페이 대표이사의 카카오 공동대표 사임까지 겹치면서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카카오는 류 대표이사의 공동대표 사퇴 의사를 밝히며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내부 논의와 절차를 거쳐 확정되는 대로 추후 다시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류 대표이사는 지난해 12월 경영진 7명과 함께 카카오페이의 지분에 대해 ‘스톡옵션’을 행사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그의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임기는 오는 3월까지지만, 업계는 연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카카오에 대한 증권가의 목표주가도 연이어 낮아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18만원에서 16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안재민 연구원은 “카카오의 지난해 4분기 예상 매출액은 1조7100억원, 예상 영업이익은 1557억원”이라며 “영업이익은 기존 시장 전망치(2071억원)를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연구원은 “4분기 광고 등 주요 사업에서 성수기를 보이며 매출 성장이 이어진 것으로 보이나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 증가, 일회성 인센티브 등으로 영업비용이 1조5600억원 들면서 전년 동기 대비 44% 늘었다”며 “목표주가는 상장 자회사들의 주가 하락과 실적 추정치 하향을 감안해 하향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실적 성장세를 감안할 때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올해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 성과를 감안하면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며 “카카오는 올해 신사업으로 전자상거래, 블록체인, 대체불가토큰(NFT), 메타버스 등 새로운 사업에 대한 도전을 진행하고 성장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카카오에 집중된 정부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는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 플랫폼 심사지침을 발표한 데 이어 여당 대선 후보 역시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 강화 입장을 보이는 만큼 최소 대선까지 카카오에 대한 투자 심리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도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기존 18만원에서 16만원으로 내렸다. 삼성증권 오동환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등 자회사의 기업 가치 하락과 글로벌 동종업계의 기업가치 하락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오 연구원은 “정부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 플랫폼 심사지침을 발표한 데 이어 여당 대선 후보 역시 규제 강화 입장을 보이는 만큼 최소 대선까지는 카카오의 투자심리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규제 이슈 해소까지 이익 성장보다 신규 먹거리 발굴을 위한 투자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카카오의 주가는 단기 약세 이후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