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버스 펀드 인기, 그러나 수익률은 ‘처참’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1-05 11:39 수정일 2022-05-08 14:15 발행일 2022-01-0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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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유안타증권)

지수 하락을 예상하는 인버스펀드에 2년 연속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만큼 지수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았다는 것을 의미하나, 지난해 코스피는 연간 1% 올라 인버스 펀드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올해 펀드시장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메타버스 및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인기를 끌고있는 만큼 테마펀드의 약진도 기대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자들의 자금이 가장 많이 증가한 펀드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200선물인버스2X’로, 총 2조9340억원이 유입됐다. 해당 펀드는 전년에도 8조730억원으로 가장 많은 자금이 들어오면서 2년 연속 자금 순증 1위를 차지했다.

해당 펀드는 코스피200 선물 지수의 하루 등락률을 역방향으로 두 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즉, 지수 하락을 전망하는 투자자들의 자금이 3조원 가까이 몰린 셈이다. 유안타증권 김후정 연구원은 “연도별 자금유입 상위 펀드를 살펴보면 당시 투자자들의 관심방향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코스피는 지난해(1월 4일~12월 30일) 연간 1.13% 올랐고, 해당 펀드의 가격은 연초 2380원에서 연말 2160원으로 9.24% 하락했다. 뿐만 아니라 리버스펀드는 지난해 10% 가까운 손실을 냈다. 지난해 펀드 유형별 수익률을 살펴본 결과 인도주식(44.2%), 베트남주식(42.6%), 북미주식(31.6%) 등의 수익률은 가파르게 올랐으나, 리버스마켓의 수익률은 9.9%의 손실을 보면서 브라질주식(-14.4%)에 이어 두 번째로 수익률이 부진했다.

지난해 펀드시장에서는 인버스 다음으로는 ETF와 테마펀드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KODEX선물인버스2X’ 다음으로는 ‘미래에셋TIGER차이나전기차SOLACTIVE’에 1조7428억원의 자금이 들어왔고, ‘미래에셋TIGER미국테크Top10’에는 9475억원, ‘미래에셋TIGER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에는 8185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김후정 연구원은 이에 대해 “이는 미국과 IT 등 장기적으로 성장성이 기대되는 분야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커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테마펀드의 수익률은 인버스보다 높게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미래에셋TIGER차이나전기차SOLACTIVE’는 지난해 연간 61.6% 올랐다. 이 외에도 해외주식 펀드를 제외했을 때 에너지테마에 속한 ‘KBKBSTAR 미국 S&P 원유생산기업(합성 H)’의 수익률이 74.1%로 가장 높았고, ‘삼성 WTI 원유특별자산’의 수익률은 67.3%으로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TIGERK 게임’과 ‘KBKBSTAR 게임테마’의 수익률은 각각 65.7%, ‘미래에셋 TIGER 원유선물 특별자산’은 65.0%, ‘미래에셋 TIGER 미디어컨텐츠’는 63.6%, ‘삼성 KODEX 미국에너지’는 62.6% 올랐다.

김 연구원은 “에너지가격의 강세는 원유관련 펀드 수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국내 펀드 중에서는 게임과 미디어 관련 펀드가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가장 높았는데, 하반기 메타버스 등 관련 테마 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해석했다.

이와 같은 흐름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김후정 연구원은 “패시브펀드, 특히 ETF의 강세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펀드 시장에서도 이어질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 세계적 확산 이후 강해진 테마펀드와 ESG에 대한 투자 경향도 꾸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