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南·美에 이례적 침묵…통일부 “기존 노선 유지 전망”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1-01 18:05 수정일 2022-05-08 14:19 발행일 2022-01-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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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전원회의서 발언하는 김정은<YONHAP NO-1290>
북한이 2021년 12월 27일부터 31일까지 진행한 노동당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당 총비서가 발언하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닷새에 걸친 노동당 전원회의를 마무리하면서 대미·대남메시지를 내놓지 않은 가운데, 통일부는 북한이 기존 노선을 지속하며 내부 안정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중앙방송은 1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의 결론으로 “다사다변한 국제정치 정세와 주변 환경에 대해 북남관계와 대외사업 부문에서 견지해야 할 원칙적인 문제들과 일련의 전술적 방향들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번 전원회의에서 김영철 당 통일전선부장, 김성남 당 국제부장, 리선권 외무상이 주관하는 대남·대외관계 담당 분과를 별도로 구성한 것으로 확인돼 구체적인 메시지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었으나, 원론적인 내용만 나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최근 북한의 인권 관련 대북 제재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이 입을 다문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미중 패권 경쟁이 가속화되고 남한 대통령 선거 등을 앞둔 상황에서 김 총비서가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상황을 지켜보자는 의도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 김 총비서가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10월 국방발전전람회 기념 연설에서 이미 대남·대미 관련 발언을 많이 했기 때문에 새로 내놓을 메시지가 없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방송은 “전원회의에서 국가사업의 제 1순위로 비상 방역 사업을 꼽았다”며 “사소한 해이나 빈틈, 허점없이 강력하게 전개해 나가야 할 최중대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도 국가사업 중심방향을 제시하며 “당이 제일 중시하는 부문은 농업”이라며 금속·화학·전력·석탄·철도·기계공업 등 주요 경제 부문의 과업을 차례로 언급했다.

통일부는 이날 ‘북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 분석’에서 구체적인 대외 메시지가 없었던 점에 대해 “유동적인 국제정세 아래에서 상황에 따른 대처 방침을 수립하고 주요 계기가 발생하면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원회의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로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5개년 계획 1년 차의 성과를 과시했다”며 “북한은 전반적으로 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경제, 인민생활 개선 등 대내문제 해결에 방점이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기존 노선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근 내각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장의 정치국 위원 승진에 대해서는 “지난해 경제 분야 성과를 반영한 인사 조치”라고 해석했다.

통일부는 북한이 이번 전원회의에서 자체 계획에 따른 국가방위력 강화를 강조했음에도 핵과 전략무기가 언급되지 않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사회주의 농촌문제 해결’을 의정으로 제시한 데 대해서는 “농민 배려에 초점을 맞췄고, 농업 부문에 대한 국가적 투자 제고를 시사했다”며 “식량 증산을 위한 비료 등 외부 원자재 도입 수요는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