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작년에도 ‘큰 손’과 엇갈렸다…삼성전자 사고 크래프톤 팔고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1-02 09:13 수정일 2022-05-08 14:19 발행일 2022-01-0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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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한국거래소)

지난해에도 세 투자주체(외국인투자자·기관투자자·개인투자자)들의 매매 종목이 엇갈렸다. ‘큰 손’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전자를 동시에 가장 많이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이 외에도 개인은 카카오, 현대모비스, 현대차 등의 주식을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이들을 동시에 팔았다.

외국인과 기관은 게임업종 대장주 크래프톤과 제약·바이오 업종 대장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을 동시에 순매수했으나 개인은 이들을 팔았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해 삼성전자를 17조9784억원, 기관은 14조2511억원어치를 팔았다. 반면, 개인은 삼성전자의 주식을 31조223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종가(7만8300원)는 전년 말(81000원) 대비 3.33% 하락하면서 개인에게 손실을 안겼다.

이 외에도 개인은 현대모비스의 주식을 3조1514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외국인은 2조5760억원, 기관은 1조914억원어치를 팔았다. 개인은 카카오의 주식을 2조9028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1조420억원, 기관은 1조5700억원어치를 팔았다. 개인은 현대차의 주식을 2조3789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1조1929억원, 기관은 1조4726억원어치를 팔았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크래프톤을 각각 6059억원, 1조2014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개인은 크래프톤을 1조4912억원으로 가장 많이 팔았다. 이 외에도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각각 5425억원, 9257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개인은 1조3678억원으로 크래프톤에 이어 가장 많이 팔았다.

한편, 외국인은 LG화학의 주식을 2조2473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기관은 2조3379억원어치를 팔면서 엇갈렸다.

이에 대해 외국인은 기업의 안정성보다 성장성을 더 많이 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외국인 매매통계가 있고 1분기 경영실적과 재무비율 지표 누락이 없는 기업 44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외국인은 기업의 성장성이 높아질수록 해당 기업의 주식을 순매수하고 안정성이 높아지면 오히려 순매수를 줄였다”고 진단했다.

한국경제연구원 추광호 경제정책실장은 “외국인의 국내 주식시장 참여를 위해서는 기업의 성장성이 담보돼야 한다”며 “기업 규제 개선과 세제 지원 강화로 기업들이 적극적인 경영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개인은 인지, 믿음, 감정에서 유래하는 ‘행태적 편의’에 의한 판단으로 투자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자본시장연구원 김준석 연구위원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은 주가가 급등한 주식, 거래량이 급증한 주식을 매수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또, 주가가 오르면 서둘러 팔고 주가가 하락하면 매도를 미루고 보유한다”고 분석했다.

단, 이러한 매매행태는 직접투자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김 연구위원은 “개인은 외국인과 기관보다 정보열위에 있는 데다 합리적 투자의사 결정을 방해하는 여러 요인에 노출되기 쉽다”며 “따라서, 외국인과 기관 대비 투자위험에 상응하는 성과를 얻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