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發 갈등, 국내 가스株 변동성↑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12-27 16:24 수정일 2022-05-24 11:07 발행일 2021-12-2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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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인근 국경(AP=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연말 폐장을 앞둔 글로벌 증시에 뇌관이 되고 있다. 두 국가의 갈등으로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국내 관련주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신흥국의 안잔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요소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성에너지는 전 거래일 대비 740원(-8%) 하락한 851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성에너지는 지난 22일 전 거래일 대비 상한가인 1만200원에 종가를 형성한 뒤 3거래일 연속 급락했다.

같은 날 코스닥시장에서 지에스이는 전날보다 265원(-7.69%) 하락한 318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에스이 역시 지난 22일 상한가를 기록한 뒤 3일 연속 4~7%대의 차익실현 매물이 빠져나왔다. SK가스도 이날 약세를 보이다 전날과 같은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대표 천연가스 관련 종목인 이들은 최근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사상 최고치에 닿으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지표인 네덜란드 TTF의 가격은 지난 21일 23% 급등했다. 러시아가 벨라루스와 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연결되는 ‘야말 유럽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을 사흘째 중단하면서다. 유럽은 천연가스 소비량의 40%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의 이 같은 행위는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한 것에 대한 반발 행위로 풀이된다. NATO는 소련에 대항하기 위해 지난 1949년 창설된 군사동맹인데, 러시아와 국경이 인접한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이 러시아에 위협으로 다가왔다는 해석이다.

러시아가 실제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대신증권 이다은 연구원은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위기를 고조시키는 목적은 단순한 영토 확장이 아닌 동유럽 지역에서 러시아의 영향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동유럽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인 양보를 받아낼 수 있다면 무리해서 분란을 만들 필요가 없다”고 진단했다.

다만 두 국가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심화될 경우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커질 수 있겠다. 이다은 연구원은 “러시아는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이자 세계 3위 원유 수출국”이라며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을 보이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원자재 수출이 감소할 경우 가격 상승과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면전으로 갈 경우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대돼 신흥국으로부터 자본이 유출될 수 있는데,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커져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자본 유출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 황병진 연구원도 “유럽과 아시아 중심의 가스 가격 강세는 여전히 미국산 LNG 수요 확대와 천연가스 가격 상방 변동성을 예고한다”며 “단기적으로 유럽과 아시아의 가스 가격 방향을 좌우하는 러시아의 행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연구원은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과 무기 배치 백지화를 요구하는 러시아와 NATO간의 합의 도출가능성이 낮아 유럽의 에너지 대란은 진행형”이라며 “겨울철 전력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