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금융 그룹’ 미래에셋, 전문경영체제로 계열사 각자도생 추구

안동이 기자
입력일 2021-12-24 08:50 수정일 2022-05-26 14:57 발행일 2021-12-2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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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사진=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그룹에 대해 지배구조가 복잡하게 얽혀있다며 지주회사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사측은 향후에도 지주사 체계로 나아갈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혀오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지난 8월 한국경영학회 융합학술대회 경영자 대상 수상 직후 “미래에셋은 지주사 체제로 갈 생각이 없고 각 계열사가 각자도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쁜 상품은 자사 상품이라도 팔아서는 안되며, 고객의 신뢰를 위반하는 회사는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래에셋의 독립 계열사체제는 그룹의 각 사마다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목표를 정하고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각 계열사의 투명한 경영관리와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운용사는 상품 경쟁력을, 판매사는 고객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전문경영인 체제 유지에 대한 의지도 줄곧 강조해오고 있다. 박 회장은 공식석상에서 여러 차례 “자식들은 이사회에만 참여시키고, 전문경영인과 함께 의사결정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고수할 것”이라고 단언해 왔다. 실제 지난 6일 미래에셋증권은 최현만 수석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는 인사를 단행하며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전문경영인 회장’ 시대를 열었다.

미래에셋 측은 “미래에셋그룹은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컨설팅을 중심으로 한 수직 구조로 계열사 서로간에 출자하는 상호출자나 꼬리물기 하는 순환출자가 없다”며 “미래에셋증권, 생명, 운용, 캐피탈, 컨설팅 등 계열사 지원 없는 각 사의 경쟁력으로 이익을 벌어들이는 형태가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품이 우수하지 않다면 미래에셋증권에서 해당 상품에 대한 라인업을 하나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6월 열린 ‘고객동맹 실천 선언식’에서 외부 평가회사의 선별과정을 거친 펀드만 고객에게 판매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당시 미래에셋증권 최현만 수석부회장은 “자사는 고객을 위해 경쟁력 있는 금융상품만 팔고, 판매 금융상품 선정 시 외부 기관 평가를 참고할 것”이라며 “계열 운용사 펀드라고 예외는 없다”고 밝혔다.

안동이 기자 dyah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