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민영화③] 종합금융그룹 도약대에 섰다

박성민 기자
입력일 2021-12-19 16:54 수정일 2021-12-19 17:53 발행일 2021-12-2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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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 전경
(사진=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이 진정한 종합금융그룹을 발돋음 하기 위해 내려진 숙제는 덩치 불리기 만이 아니다. 우리은행의 의존도가 높은 그룹의 수익구조를 개편하고, 그룹의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게 필요충분의 과제이다.

우리금융그룹은 다른 종합금융그룹사와 비교해 은행의 의존도가 가장 높은 곳이다. 우리금융이 거둔 3분기 누적순이익 2조3671억원 중 우리은행이 1조9934억원으로 비중은 82.6%를 차지하고 있다. 종합금융의 선두자리를 다투고 있는 KB금융(58%), 신한금융(59%)에 비해 비중이 현저히 높다. 하나금융도 66%로 우리금융보다 10%포인트 정도 의존도가 낮다.

이에 따라 지주 출범 4년차에 접어드는 내년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와 기존 비은행 자회사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면서 그룹의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시점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이런 구조적 수익 포트폴리오의 상대적 취약점을 잘 알고 있기에 비은행 자회사 확대와 비은행·은행사 간의 시너지를 통해 비은행 부문의 양적·질적 성장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목표에 집중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부실채권 운영사 ‘우리금융F&I’를 신규 설립한 것도 이에 따른 포석중 하나다.

그룹 시너지를 본격화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 새롭게 마련한 강남타워 신사옥에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자산신탁 △우리금융캐피탈의 이전을 마무리하며 통합 거점을 마련했다. 지주 출범 이후 신규 편입된 자회사들이 그룹 체제에서 함께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는 것이며 이 자체가 향후 그룹의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금융은 이를 통해 우리은행 및 다른 자회사들과 소비자금융과 부동산투자·PF(프로젝트파이낸싱)·담보신탁 분야에서 다양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에 맞춰 내년 1월 부실채권(NPL) 투자 전문회사인 ‘우리금융F&I’ 출범도 준비했다.

올해 연말에는 자동차금융의 시장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룹 통합 플랫폼 ‘우리WON(원)카’를 출시할 예정이다.

‘자동차금융에 강한’ 우리금융캐피탈을 중심으로 우리은행과 우리카드가 공동으로 사업에 참여해 자회사들의 비대면 채널을 하나의 앱으로 통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울러 우리카드도 독자적 결제망을 구축하고 덩치 키우기에 적극 나서는 중이다. 비씨카드의 결제 네트워크를 빌려 쓰고 있는 상황에서 벗어나고. 자체 결제망을 통해 가맹점 마케팅을 확대하면서 신용카드사 본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우리카드가 독자 결제망 확보를 위해 롯데카드를 인수할 것이란 관측이 자주 제기되어 왔지만, 지금은 자생력 강화를 통해 이를 불식시키고 있다. 다만 다른 금융지주 소속 카드사 보다 낮은 수익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해외 우호적 투자자·전략적 동맹을 확보를 위한 글로벌 발걸음도 재촉하고 있다.

손 회장은 이달 말이나 내년 1월 중에 미국 또는 싱가포르 등 글로벌 금융도시에서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실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지난 2년간 중단된 해외 기관투자자와의 대면 IR을 재개해 올해 경영성과, 중장기 그룹비전과 함께 예보 잔여지분 매각에 따른 오버행 이슈 해소, 성공적인 성공적인 완전민영화 등을 알릴 예정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비은행부문 확충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추진해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3년의 기다림과 노력 끝에 민영화의 옷을 입은 우리금융그룹이 새로 뛰는 모습을 금융계안팎에서는 큰 기대감으로 지켜보고 있다.

박성민 기자 sm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