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열중인'증권사 마이데이터 사업, 본격 전쟁은 내년부터

안동이 기자
입력일 2021-12-16 08:52 수정일 2021-12-16 15:29 발행일 2021-12-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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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달부터 일부 증권사들이 마이데이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가운데, 아직까지 증권업 업황 특성에 적합한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WM) 서비스 제공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곳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증권사 마이데이터 사업 경쟁은 본격 서비스가 시행되는 내년 1월에야 윤곽이 뚜렷해지면서 증권사가 우열이 비교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은행, 증권사, 카드사 등 각종 금융기관에 흩어져 있는 금융 정보를 한 곳에 모아 보여주고, 재무 현황·소비패턴 등을 분석해 적합한 금융상품 등을 추천해 주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예비허가, 본허가, 기능적합성 심사 등 세 단계를 거쳐야 한다. 현재 본허가를 얻은 증권사는 NH투자증권·KB증권·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하나금융투자 등 6곳이며, 예비허가를 얻은 곳은 신한금융투자·교보증권·현대증권 등 3곳이다.

이중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4개 증권사는 지난 1일부터 마이데이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사 중 가장 먼저 마이데이터 사업권을 취득하고 통합자산관리 앱 ‘엠올(m.ALL)’에 시범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를 통해 ‘올인원 투자진단 보고서’에서 다른 금융회사에 등록된 자산을 한 번에 모아볼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현재 전체 금융자산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통합자산 현황’ 서비스와 금융 이벤트 소식을 제공하는 ‘금융알리미’ 서비스를 를 제공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마이데이터 서비스 ‘MY자산’을 자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영웅문S에 탑재하고 초개인화 투자분석 리포트 서비스 제공한다. 하나금융투자는 그룹 차원에서 통합자산조회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마이데이터 서비스 ‘하나합’을 출시하고, 하나은행과 하나카드, 하나원큐앱 등으로 통합 WM 지원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서비스 개시 3주차에 접어든 지금까지 마이데이터 사업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투자 현황 분석 기반 개인 맞춤형 WM 서비스의 제공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내년 1월 본사업 시행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분위기다.

키움증권의 차별화된 맞춤형 서비스는 내년 1월 이후부터 가능해질 전망이다. 키움증권은 MY자산을 통해 누적된 빅데이터와 고도화된 인공지능(AI) 분석 엔진으로 고객의 투자 스타일, 패턴, 타이밍 등을 진단하고 수익률 향상을 위한 초개인화 투자분석 리포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은 주식과 펀드 투자 현황 및 성과 분석, 보유 펀드 진단과 함께 추천 펀드를 제안하는 ‘투자성과 리포트’와 고객의 계좌 및 카드에서 발생하는 수입과 지출 내역을 분석해 통계 정보를 제시하는 ‘나의 소비’ 서비스 등을 내년 1월 개시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전방위적 고객분석 ‘Customer 360 View’ 기반의 초 개인화 자산관리, 연금, 절세 등에 특화된 자문 서비스를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하나금융투자의 투자성과리포트, 수입 및 지출내용을 분석해 주는 ‘나의 소비 ’등은 내년 1월 이후 출시 예정이고, 배당 정보 서비스 등을 중점으로 한 특화서비스 등은 아직 테스트 단계에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시범사업 기간이다보니 증권사들의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화하지는 못했다”며 “특히 마이데이터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참여사들이 은행, 증권사, 보험사, 카드사 등으로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금융당국에서도 해당 서비스를 혁신 서비스로 간주, 적극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이고, 본 사업이 시작되고 사업이 초기단계를 지나 더 많은 사업자들이 시장에 뛰어들면 사실상 모든 금융정보가 한 곳에 모이는 시점이 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안동이 기자 dyah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