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우려↑ 카카오페이, 경영진 매도까지… 주가 '흐림'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12-13 15:45 수정일 2022-05-24 11:13 발행일 2021-12-1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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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사진=카카오페이)

국내 대표 핀테크업체로 코스피 상장과 동시에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카카오페이가 경영진의 900억원 규모 자사주 매각 소식에 2거래일째 약세다. 코스피 우량주로 구성된 지수인 코스피200에 편입되면서 공매도에 노출된 데 이어 상장 한 달여 만에 경영진 발 악재까지 겹치면서 카카오페이를 바라보는 동학개미들 시선이 신중하다. 이런 가운데 시장의 ‘큰 손’ 연기금은 카카오페이를 순매수하고 있어 카카오페이의 주가 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페이는 전 거래일 대비 6000원(-3.06%) 하락한 19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페이는 직전 거래일이었던 지난 10일에는 1만2500원(-6.00%) 급락한 19만6000원에 종가를 형성하면서 3거래일만에 주당 20만원선이 깨졌다.

카카오페이의 약세는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등 8명의 경영진이 900억원어치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한 탓이다. 류 대표는 23만주를 주당 20만4017억원에 처분하면서 약 469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됐다. 이진 부사장은 7만5193주를 주당 20만3704억원에 처분해 153억원어치의 자사주를 현금화했다.

이 외에도 나호열 부사장은 3만5800주를 20만4017억원에 처분해 73억원을, 장기주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사장과 신원근 기업전략총괄 부사장, 이지홍 부사장은 3만주를 각각 20만4017억원에 처분해 61억원을, 전현성 경영지원실장과 이승효 부사장은 5000주를 각각 20만4017억원에 처분해 10억원어치를 현금화했다. 지분 변동일로 표시된 10일이 결제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매도를 한 시점은 지난 8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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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경영진들의 지분 주식 매도는 이들이 현재 주가를 고평가된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해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 게다가 이날 공시된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지분 매도량은 44만993주로 일간 거래량에 비슷해 논란이 커졌다. 카카오페이 측은 “류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의 지분 매각은 보유하고 있는 스톡옵션의 일부를 행사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지난 10일 카카오페이의 일간 거래량은 221만7271주가 거래되는 등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확대된 모습이다.

경영진의 지분 매각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언급된다. 10억원 이상의 상장사 주식을 보유하면 대주주로 지정돼 20%가 넘는 양도세가 나오는데, 이 때문에 과세 기준일인 연말을 넘기지 않기 위해 스톡옵션을 행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지난 9일 기준으로 카카오페이가 코스피 우량주로 구성된 지수인 코스피200에 편입되면서 공매도 노출 위험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연기금은 카카오페이의 주식을 순매수 중이다. 기관투자자는 이달(12월 1일~12월 10일) 카카오페이를 2585억원어치를 사들였는데, 그 중 연기금의 순매수 규모는 1205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기금은 경영진 지분 매각 공시가 올라왔던 지난 10일에도 37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카카오페이의 주가 고평가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SK증권 최관순 연구원은 지난달 말 보고서에서 “카카오페이는 상장 후 한달도 안된 시점에서 20만원을 웃돌고 있는데, 이는 전통적인 밸류에이션 방법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주가”라며 “새로운 플랫폼을 통한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는 측면에서 밸류에이션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법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투자의견 ‘중립’과 목표주가 21만원을 제시한 바 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