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6% 올랐는데…하락에 투자하는 동학개미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12-09 16:00 수정일 2022-05-24 11:15 발행일 2021-12-1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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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코스피가 이달 들어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에 6% 넘게 반등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주식을 사들이던 이른바 ‘동학개미’는 유가증권시장에서만 2조원 넘게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국내 주식 하락에 베팅하는 이른바 ‘곱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코스피 하방 지지선이 강화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곱버스에 투자한 개인의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이달(12월 1일~12월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8073억원어치를 판 것으로 집계됐다. 기관투자자는 3340억원, 외국인은 2조1034억원어치를 순매수해 개인과 대조를 이뤘다.

10_순매수현황
개인이 이달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로, 총 1조7276억원어치를 팔았다. 이어 SK하이닉스(4852억원), KODEX레버리지(4516억원), 삼성전자우(1940억원), 기아(1345억원), NAVER(1107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1104억원), 현대차(993억원), HMM(945억원), LG화학(867억원) 등 주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을 위주로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이 이달 순매수한 종목 중 코스피 하락을 예상하는 인버스 ETF가 포함돼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개인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6182억원, ‘KODEX 인버스’는 828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그 중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지수 하락을 2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그러나 이 기간 코스피는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7거래일 연속 반등하며 지난달 말 종가(2839.01) 대비 190.56포인트(6.71%) 올랐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가 7000명을 넘어섰던 8일에는 13거래일 만에 3000포인트를 회복하면서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어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인 이날도 전 거래일 대비 27.77포인트(0.93%) 오른 3029.57에서 종가를 형성하며 이달 내내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치명률이 낮다는 분석 결과가 나오면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지난달 26일 오미크론 사태가 발발한 뒤 2주의 시간이 지나고 관련 정보들이 확보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증상, 낮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증시에 안도감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변이 바이러스 공포로 낙폭이 커졌던 대형주 위주로 매수 자금이 들어오며 증시 하방 압력이 완화됐다는 분석이다. 하이투자증권 박윤철 연구원은 “최근 낙폭과대주에 대한 저가 매수세와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 등이 반도체주 강세 흐름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변동성이 강한 장세라 강세 흐름의 지속성 여부는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수급 개선세는 증시 하방을 지지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